리더의 얼굴 - 우리가 몰랐던 난세 영웅들의 또 다른 얼굴
임채성 지음 / 루이앤휴잇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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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비단 직장생활뿐이겠는가? 그래서 리더십에 관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책을 통해 배운 리더십을 실무에서 적용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책 <리더의 얼굴>을 읽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책 <리더의 얼굴>에서 소개하고 있는 난세의 영웅은 모두 30명이다. 이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만한 사람들이 많지만 중국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이름도 제법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풍도와 숙손통 같은 사람을 들 수 있겠다. 최근에 나는 <본삼국지>라는 4권으로 된 삼국지연의를 읽고 있는데, <리더의 얼굴>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웅들 중에는 삼국지 등장인물이 꽤 많다. 소개하자면 조조, 유비, 손권, 제갈량, 사마의, 순욱, 가후, 곽가, 노숙, 방통 등이다.

 

 

나는 삼국지 등장인물 중에서 개인적으로 업무능력 면으로만 본다면, 방통이 제일 닮고 싶은 인물 중의 하나다. 왜냐하면 자신의 능력에 비해 수준이 낮은 자리가 주어졌을 때 태업을 하다가 감독관으로 내려온 장비 앞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유비에게 중용이 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숙의 추천서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실력만으로 능력을 입증받고자 했던 인물이어서 더 닮고 싶은 인물로 나는 늘 방통을 제일 우선 순위에 둔다.

 

 

"당나라 멸망 후 송나라 건국까지 약 50여 년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난세 중 하나였다. 이 기간에만 무려 5개 왕조가 들어서고, 황제가 10번 바뀌었다. 이른바 '5대10국'시대였다. 하지만 바뀌지 않은 것도 있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임에도 재상 자리만은 한 인물이 독차지했다. 어지간한 수완을 지닌 인물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풍도다. (중략) 하지만 그는 출세와 보신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충성의 대상은 황제가 아닌 백성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하루가 멀다고 잔혹하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확히 구분하고, 황제가 바뀌는 것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오로지 백성의 삶을 위해서 노력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왜 현대 우리나라에는 진정 백성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공직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걸까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풍도와 같은 공직자들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다.

 

 

"오불여(吾不如). 유방의 용인술을 말할 때 자주 쓰는 말로, "나는 누구보다 못하다"라는 뜻이다. 지나친 애주가에, 속이 매우 좁고, 질투심이 많았던 유방은 자신의 약점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나아가 그것이 천하를 제패하는 데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것임을 알고 각 분야의 인재를 찾아서 자신의 약점을 철저히 보완했다. 즉, 자존심을 버림으로써 인재를 끌어모으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했다.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과 용인술에 있어서 만큼은 그가 항우보다 훨씬 뛰어났던 셈이다." 요즘은 Know-how가 아니라 Know-who와 Know-where가 더 중요해진 세상인 것 같다. 모든 일을 자기 혼자서 다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타인의 능력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유방'과 같은 지도자가 꼭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중국사에서 가장 뛰어난 용인술의 대가로 조조를 첫손에 꼽는다. 그만큼 조조는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낼 줄 알았다. 조조가 인재를 등용할 때 내세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유재시거(唯才是擧)'였다. 즉, 능력만 있으면 귀천이나 출신을 가리지 않았고, 자존심쯤은 버릴 줄 알았다. 실용주의적 인재관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그의 인재관은 인재를 모으기 위해 세 차례나 발령한 '구현령(求賢令)'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위 공직자를 선발할 때 조조의 인재관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흠결이 있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도 남을 뛰어난 역량이 있다면 반드시 선발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사청문회를 보면 정말 저게 인재를 제대로 뽑기 위한 과정인가하는 의문이 들고도 남는다. 차제에라도 우리나라의 인사청문회제도는 반드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방통에 대한 평가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방통. 그의 책략은 절묘했고, 술수는 날렵했다. 또한, 그는 남에게 얽매이거나 구속되지 않는 '척당불기(倜?不羈),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매이지 않는다라는 뜻)'의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유비는 천하 삼분의 대업을 쉽게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변화를 중시해서 인의를 경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변화에도 한계가 있어야 정도(正道)로 돌아갈 수 있는데, 오직 새로움만 추구했기 때문이다. 만일 방통이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았다면 유비와 촉나라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생각건대, 외교와 군사를 봉추 방통이 맡고, 내치를 와룡 제갈량이 맡았더라면 삼국의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난세의 영웅 30명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의 장점을 다 닮고자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영웅의 장점을 닮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신이 맡은 직책을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내가 닮고자 했던 방통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웅들의 리더십 중에서 내게 적합한 리더십 모델 몇 가지를 찾아서 남은 삶을 통해 실천해나가는 것이 내가 해야할 도리가 아닐까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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