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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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까지 4년 남짓 남은 지금 퇴직 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중국의 삼국지 문화기행이다. 내가 처음 삼국지를 접했던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 나는 6권으로 된 정본삼국지를 읽었는데 작년에는 이문열 삼국지(총 10권)을 읽었고, 지금은 본삼국지(총 4권)를 읽고 있다. 삼국지 문화기행을 가기 전에 삼국지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어서 삼국지 관련 서적을 최근 들어 많이 읽고 있는 편이다.



이 책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는 지금까지 내가 읽어왔던 삼국지와는 서술 방식이 조금은 다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내가 읽은 삼국지 관련 서적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중심의 이야기 전개 및 유비, 조조, 손권 의 용인술과 제갈량과 사마의의 지략 대결 등이 중심인 반면, 이 책은 조조의 행동에 대한 심리 분석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 고증의 목적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역사 속 사실과 인물의 갈등을 찾아 대리 경험과 교훈을 얻는 데 있다. 또한 역사적 사실에 다양한 소재를 가미시켜 이야기로 풀어내는 역사 연구(연희)는 '즐거움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역사의 재해석으로 현실의 삶을 깨닫고 전달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 '현대적 가치'다."



원대한 포부를 품고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조조는 자신의 꿈을 위해 동탁을 도우면서 성공의 발판을 닦을 수밖에 없었다. 조조가 동탁과 가까이 한 것은 순전히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서였다. 여기서 조조의 정치가로서의 숨은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정치가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선택한다. 



조조는 동탁 암살에 실패하고서 달아나다 진궁에게 붙잡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심리적으로 무척 지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착각상관'이 발생하기 쉽다. 착각상관이란 실제로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두 가지 사물을 연결시키고, 심지어 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심리 현상이다. 조조가 여백사까지 죽이게 된 이유를 이제서야 제대로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조조는 오히려 하늘이 깜짝 놀랄 발언을 했다. "내가 세상 사람을 저버릴지언정 세상 사람은 나를 저버리지 못하게 할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진궁은 심한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확실히 조조는 극도로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비열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해진 이 말 속에는 이기심 외에 또 다른 것이 숨어 있다. 사실 이것은 인간에게 거의 본능적으로 작용하는 '자기방어'의 전형적인 예다. 우리가 조조를 천하에 몹쓸 악인으로 낙인찍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의 심리분석을 통해 조조의 인간성을 좀더 깊이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4부로 나눠 조조의 내면을 살펴보고 있다. 1부는 조조의 승리의 기술, 2부는 조조의 마음 다스리기, 3부는 조조 리더십의 원칙, 4부는 조조의 위기관리 기술이다. 나는 최근에 다시 삼국지를 읽으면서 대학생 시절에 갖고 있던 조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벗어 던지게 된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세술에 대해 공부를 좀 해서 그런지 나름 조조가 당시에 했던 행동들에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잘 몰랐던(혹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이 저자의 조조에 대한 심리분석으로 좀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얻은 소득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2권과 또 다른 삼국지의 영웅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 책이 출간되면 계속 읽어볼 생각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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