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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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출산율이 높아서 산아제한 정책을 정부에서 시행했던 기억이 있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지금도 기억난다. 그랬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지 심각한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인구감소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정치권에서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서 원천치료를 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땜질식 처방으로 수십조원의 피같은 예산을 낭비하고도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심할 따름이다. 이래서 국회의원들을 '국개의원'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이시형 선생님께서도 초고령화사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요양원, 요양 병원도 초만원이다. 나이 든 정신과 의사가 노파심에 해본 계산이 아니다. 지금 추세라면 이때쯤 '장수의 늪'을 홀로 허우적거리는 노인이 폭증한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4년 후엔 초고령 사회가 된다. 지금도 혼자 사는 노인이 600만 명이라는 보도가 있는데, 인구 절벽이 현실로 된 그날 장수의 늪에 빠진 혼자 사는 노인들을 누가 돌볼 것인가.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엔 이 짐은 너무 벅차다." 저자는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이 상조 그룹 결성을 권고하고 있다. "경로당을 중심으로 노인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무슨 일이 있을 때엔 모두 달려가 돕는 상조 그룹이 자연적으로 결성되었으면 좋겠다." 역시 정신의학 분야의 대가가 내놓은 대안이라서 매우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신인류는 다름아닌 초고령 사회의 노인들이다. 저자는 신인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초고령(Super Age)이라는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롤 모델이 없다. 우리 누구도 이렇게 장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상 초유의 경험이라 당황할 수밖에 없다. 80대 후반이면 넷 중 한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사람이다. 도와주는 이가 없으면 나들이조차 혼자 나갈 수 없는 초고령자들이다."

 

나는 현재 축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서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고무적이었던 부분이 바로 이 내용이었다. "육식은 건강에 안 좋다는 생각에 고령자에게도 가급적 육식을 자제하라는 지도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있는 하루 육류 소비량은 유럽인과 미국인에 비해 약 1/2(일일 평균 150g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무리해서 좋아하는 육식을 줄이는 데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세계 1위로 된 건 1985년에서 1990년에 걸쳐 일어난 대사건으로 우리가 육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부터다. 한마디로 육식을 하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명기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흡사한 부분이 바로 '동거'에 대한 생각이었다. 저자는 동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국내에선 인구절벽이라고 아우성치는데 해외 입양이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혁명적이고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전통 의식을 시대에 맞게 조정하여 젊은 남녀의 가치관에 적합한 정책 대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그 한 예로 우리 젊은이들의 동거 생활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캠퍼스에도 아기 돌봄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중년은 위기라기보다 전환기라고 정의한 자크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젊은 날의 자기중심에서 타인 지향성으로의 전환이다. 거기 따라 가치관에 큰 변화가 오는 시기다. 은퇴를 하고 조용히 나와 마주하면 그래도 괜찮은 인생을 살았다는 안도감이 찾아온다. 태풍이 지난 후의 고요함이랄까. 이처럼 중년 이후 반등은 일시적 기분 변화가 아니라 가치관이 바뀌고 만족감의 원천이 바뀐 결과로 찾아오는 성취감이다. 나도 이제 4년 후면 명예퇴직을 하게 되는데 그 때가 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년을 앞둔 60세에 일발 역전의 계기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걸 노린다면 50대에 해야 한다. 50대는 노화의 시작이 아니고 도전의 시작이다.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에 적기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욕적이고 창조적인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50대인 지금 의욕적이고 창조적인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 같다.

 

언론 매체에서도 중년을 정리할 때 나이별 분류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 같다. 가령 최근 <조선일보> 특집 기사에는 'A세대'라는 표현을 썼다. 중년이란 말을 쓰지 않고 'A세대'로 표현하고 있다. 광고기업 'TBWA 코리아'에 따르면 A세대의 특징은 경제, 교육 수준이 높은 50세 이상으로 ① Ageless(늙지 않는) ② Accomplished(성취한) ③ Autonomous(자주적인) ④ Attractive(매력적인) ⑤ Alive(생동감) ⑥ Admired(존경받는) ⑦ Advanced(성숙)으로 표현했다. 이들은 '난 아직 늙지 않았다.'는 확실한 자기 인식의 소유자다. 나도 'A세대'인만큼 A세대가 갖춘 특징을 나도 갖추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제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건지, 앞으로는 어떻게 노후를 대비해야할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있는 다양한 조언을 참고해서 건강한 노후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노인이 되지 말자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아니 생에 걸쳐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해야 한다. 대체로 50세가 되면 생활 습관병의 숨은 병소가 슬슬 고개를 치켜든다. 쉽게 생각하면 중년이 시작되는 40대부터 초고령 시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때부터 건강만이 아니라 은퇴 후의 계획, 제2의 직업 등 인생 전반을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이 책이 40대 이상인 분들에게 많이 읽혀져서 건강한 노후를 맞이함으로써 온 국민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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