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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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절대로 피할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다고 한다. 바로 세금과 죽음이다. 이 책은 세금이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왔는지를 고찰하는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세금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론을 주로 다룬 책들이어서 어렵다는 기억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세금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보니 내용도 재미가 있어서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Part 1_역사를 바꾼 '놀라운 세금'
Part 2_세계를 뒤흔든 '기막힌 세금'
Part 3_일본의 '황당한 세금'
Part 4_인류를 위한 '괴상한 세금'
Part 5_알아두면 약이 되는 '위대한 세금'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항로를 개척하던 대항해시대의 시작도 세금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당시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의 향신료를 원했다. 유럽 국가들과 인도 사이에는 직접적인 교역을 방해하는 거대한 장벽이 존재했다. 서아시아에는 중세부터 근대에 걸쳐 매우 호전적인 오스만제국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슬람 국가였던 오스만제국과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은 적대관계에 가까웠다. 오스만제국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관세'가 재정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탐내는 향신료는 유독 관세를 높게 책정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어떻게든 오스만제국을 거치지 않고 아시아와 교역할 방법을 물색했다. 그 끝에 내놓은 답이 바로 오스만제국을 피해 아시아와 직접 거래하는 '대항해'였다.

 

영국은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이 변화의 원동력은 사실 해적이었다. 해적과의 관계는 영국의 흑역사다.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포토시 은산에서 은이 대량으로 생산됐기 때문에 유럽의 은 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독일 수출이 부진해진 영국도 결국에는 재정난을 겪게 되면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고육지책으로 '해적행위'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영국이 이용한 해적선은 '사략선'이라 불렸다. '사략선'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적국의 선박을 노획하는 배를 가리킨다. 영국은 해적선의 약탈 행위를 승인하는 대신 노획품의 5분의 1을 국고에 바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항해시대의 주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더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사실 세 나라는 과거에 스페인 국왕의 통치를 받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 나라 모두 스페인이라 해도 무당하다.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의 독립에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알 카바라(소비세)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두 지역을 잃은 스페인은 심각한 쇠퇴를 피할 수 없었다.

 

이 책에는 책 제목처럼 엉뚱한 세금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황당한 세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초야세'이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유럽에는 '초야세'가 있었다. 황당하지만 영주는 영주민이 결혼하는 부인과 첫날밤에 동침할 수 있는 '초야권'이라는 권리를 가졌다. 결혼하려는 영주민이 영주의 초야권을 거부하려면 세금을 내야 했는데 이 세금이 바로 '초야세'다. 만약 현대에 이런 세금이 있다고 한다면 그 영주는 쥐도새도 모르게 살해당하지 않을까?

 

최근 우리나라에도 '견세'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반려견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들이 있다고 한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한 마리당 약 10만원, 중국은 20만원 정도의 세금을 매긴다. 견세는 안일하게 개를 키우는 행위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며, 배설물 등의 처리 비용에도 사용된다. 독일은 견세 덕분인지 유기견 안락사 비율이 낮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반려견에 세금이 부과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나도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견세'도입을 통해 최근 반려동물로 인해서 발생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세금을 납부할 의향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 세금도 많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는 세금은 국가를 지탱해나가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운용되지 않는다면 과거 역사에서 있었던 '반란'이 현대라고 해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합리적인 세제 운용을 통해서 국민들이 보다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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