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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와 무시무시한 돼지 인형 ㅣ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2
띠나 노뽈라 글, 메르비 린드만 그림, 살미넨 따루 옮김 / 책굽는가마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름도 너무나 독특한 <시리와 개구쟁이 훈스깰리> 책에 이은 두번째 책 <시리와 무시무시한 돼지 인형>이다.
첫번째 책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핀란드 책이라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서진이와 잠깐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시리 시리즈의 두번째 책도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돼지인형 책이 개인적으로는 자기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시리즈와 더욱 부합되는 면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또 형제와 시리가 좀 더 커간다는 느낌을 2편에서 받았다고나 할까?
사랑스러운 시리와 그녀의 사랑스러운 오또 형제에게 왜 무시무시한 돼지 인형이 생긴걸까? (근데 돼지 인형이 무시무시하게 생기지 않고 조금 얼떨떨해보이는 느낌이다.)
등장인물이 조금 바뀌었다. 의사선생님과 곰인형 병원 간호사가 나오고 아파보이는 토끼인형과 무시무시한 돼지 인형까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들..
책 내용을 보면~~
시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토끼인형이 낡아서 꿰맬 수가 없는 상태이다. 엄마들은 늘 그렇듯이 좀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너무나 꼬질꼬질 낡아서 좀 버렸으면 하는 것들이 사실 우리 집에도 좀 있는데 (가끔은 몰래몰래 한개두개 버리기도...) 그건 사실 아이들의 애정이 그만큼 많이 들어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하다.

오또 형제에게 물어보자 구두수선공에 데려가자, 병원에 데려가자 한다. 그리고 전화번호부까지 뒤져 토끼 인형을 데려가기로 한다.
사실 이 전화 대화가 너무 코믹해서 나도 읽어주면서 웃고 서진이도 그 유머를 이해했는지 웃는다.
아마도 병원에서는 인형 배가 아니라 사람 배에 구멍이 난 줄 알았을테니까...
그래도 얼마나 발전된 오또 형제와 시리가 아니던가? 그러면서도 1편과 마찬가지로 따루씨의 번역까지 유쾌하다.
'집집마다 있는 병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 둘째 오토...제법 심각하게 찾고 있나보다.
어린이 병원에 도착한 시리와 오또, 그러나 곰인형 병원에 가야 한단다. 요 그림도 얼마나 귀여운지...
아픈 곰들 사이에서 누워있는 토끼의 표정이 너무 안쓰럽다. 곰인형들도 여기저기 아픈지 많이 누워있고 체온계에 목발에 너무들 진지하다. 그러니 우리 딸이 묻는다. "엄마, 이런 병원이 진짜 있어?" '나 모르게 생겼나?
'
집에 온 시리는 곰인형이 토끼 인형을 따돌릴까봐 걱정이다. 그런 시리를 위해 곰인형병원에서는 돼지인형을 보내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돼지인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시리는 돼지인형이 거인이 되었다며 안방으로 뛰어간다.
그렇게 무시무시하게 보이던 돼지인형도 토끼 인형이 돌아오니 무시무시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큰 관심대상도 아니지만... 토끼 인형이 다 나았다면 오또 형제를 파티에 초대하는 시리, 마지막 장면을 보니 돼지도 한구석 차지하고 있다. 시리와 토끼인형이 돼지 인형을 입양하기로 한 것이다.
배에 구멍이 난 토끼인형, 곰인형을 위한 병원, 입원 중인 토끼를 대신한 돼지인형...모두 기발한 상상력이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혹시 있을법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그래서 더욱 재밌어 한다.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냥 버려질 수 있는 낡은 인형이지만 서로의 힘을 짜내 그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참으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게 집안을 유지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버려왔던 것이 괜시리 미안해진다.
그래선지 울딸 오랜만에 자기의 보물상자를 꺼내달라고 한다.
참으로 잡다한 것이 많이 들어있다. 점점 커가면서 보물상자가 아니라 보물 장농이라도 장만해야 할 지경이다.
너무나 사랑해서 다 헤진 담요자락, 첫번째 칫솔, 태어난 날의 신문들, 돌 때 받은 반지, 배냇저고리, 처음으로 어린이집 가서 만든 작품들, 좋아하던 고장난 장난감....
우리에게 또 한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해준 책이었다.
1권보다 더욱 재미있었던 책이라서 시리 시리즈가 더욱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