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찾기
김은정 지음 / 신인문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동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나도 어릴 적 읽었지만 잘몰랐던 동화의 매력에 흠뻑 빠지며 그동안 동화를 소개하는 부모 서적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특히나 요즘엔 어린 아이에 대한 독서가 열풍이 아닌 광풍이라 싶을 정도로 그 열정이 대단한 부모가 너무나 많다. 안타까운 것은 학년이 올라가도 독서는 꾸준하게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는 시간도 부족하다며 많은 아이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도서관장, 화가, 국어교사, 독서치료사, 영재를 키운 부모 등 독서나 동화와 관련된 책을 쓴 사람은 그 스펙트럼이 꽤 넓다. 자기 영역에 맞추어 초점도 조금씩 달라져있다.

 다만 예전처럼 독서와 관련해서 좋은 책을 찾기는 그 종류가 늘어났지만 어려워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너무나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반신반의했다. 또 책을 읽고 실망하는 것이 아닐까? 내 고민의 해답을 아이와 책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저자인 김은정씨는 평범한 교사와 엄마에서 독서치료 과정을 수료하고 책과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얻은 것은 물론 각종 기관에서 상담을 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갔다. 사실 현장 경험이 바로 이 책을 쓴 동기이자 결과물이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이론적인 서술이 아닌 현장 경험이기에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사실 상담을 할 때는 그냥 하는 것보다는 책, 음악, 미술 등의 매개체가 있으면 더욱 이야기거리가 많아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집에서도 가장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이 동화책이 아닐까 싶다.

 나도 독서치료 과정을 이수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주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엄마의 잔소리로 느껴지지 않고, 때로는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아이가 더디지만 약간의 변화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이 책의 차례를 보았을 때는 우선 기뻤다. 소개된 책 중에서 나도 아이에게 읽어준 목록이 많았기에 친근감이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후에 바로 실망감이 스쳤다.

 그 이유는 내가 그 책을 읽은 것이 딱히 그 사례에 적합해보이지 않는 소제목과 연관되어 있었기에 딴지를 걸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예를 들면 '할머니에게 아이를 빼앗긴 맞벌이 엄마-오른발 왼발', '아이들의 행동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짧은 귀 토끼' 등등...소제목과 딱히 이 책이 연결되는 느낌이 적었기에 이거 너무 억지로 끼워맞춘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책이 내 앞에 있기에 열심히 읽었다. 그리곤 책장 넘기기를 멈추기 힘들었다. 너무나 공감이 되며 술술 읽혔고 때로는 눈물어린 감동이, 때론 웃음이 번졌다. 공감가는 구절엔 밑줄치기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빌려봐야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책 차례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꼭 책을 완독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상황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저자의 행동에서 배울 점이 많고 사람마다 자기가 가진 상황이 다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관점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책 중 집에 있는 책을 한번 골라보았다.
 22권의 책 중에서 8권이 집에 있다. '고함쟁이 엄마'는 이 책을 보는 중에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었다.

 그리고도 빌려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으니 소개된 책 중에서 반 정도는 읽은 셈이다.

 아마도 다들 비슷할 정도로 책에 접근이 되었을 것이 베스트셀러도 읽고 권장도서목록에도 있는 평범하고 알려진 책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냥 넘겨버리지 말고 저자의 임상경험을 참고한다면 단순히 동화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엄마로서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많이 부끄러웠다.

 아이의 문제는 항상 아이 자체가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 그 중에서도 부모의 고착화된 행동이 많은 영향을 무의식 중에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휘둘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밑줄이 그어졌지만 공감이 되는 몇 구절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무턱대고 책만 읽는다고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책으로 치료가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하나의 요인만으로 모든 것이 개선되거나 뒤바뀌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무언가를 시도해서 뚝딱 이루어진다면 난 요술쟁이일 것이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대부분 가정에 있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 누구를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아이를 윽박지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치지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손댈 수 없을만큼 부모와 멀어지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걸 명심하자. 

아이들에게는 어릴 적 경험이 소중하다.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훗날 생소한 것을 시작할 때 그 거부감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미리 겁먹고 아이들을 대하지 말고, 어릴 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안겨주자. 그냥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면 아이들에게 스스로 알아서 하는 적극성과 책임감이 생긴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남과 다르게 키우려고 하는, 즉 지나치게 차별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차별화는 좋다. 하지만 그 차별화를 본인이 찾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강요에 의해서 찾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강요에 의한 차별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중도 포기할 확률이 높고, 의지가 없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지면 좋지 않은 결론을 맞이할 수도 있다.
남과 달라서 좋을 수도 있고 남과 달라서 힘든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하고 싶은 것이 남과 다르기 때문에 성공할 수도 있고 자신만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다. 엄마라서 관여하고 부모라서 방해하지 않길 바란다. 다르다고 해서 그릇된 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도 있음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부모의 육아서가 넘쳐나는 때에 쉽지만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주는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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