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절한다는 것 - 피자와 햄버거의 차이 ㅣ 초등학생이 꼭 만나야 할 민주사회 이야기 3
서영선 지음, 임미란 그림 / 장수하늘소 / 2010년 11월
평점 :
서진이와 이번에 읽은 책은 장수하늘소의 초등학생이 꼭 만나야 할 민주사회 이야기 시리즈의 책 <거절한다는 것-햄버거와 피자의 차이>이다.
사실 책을 사주면서 민주사회 시리즈가 초등학생에게도 필요한 사회가 되었나 싶어 조금 우울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면 '거절'한다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서진이도 알아야겠기에 읽게 되었다.
서진이는 내 선택의 이유를 아는지 알 수 없지만 그냥 재밌게 쭈욱~ 읽다가 다 못 읽었어서 학교까지 가져가서 이틀만에 읽어왔다.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표지만 봐도 하고픈 이야기가 무엇인지 대충 느껴졌다.
아이들의 선거에서도 피자나 햄버거가 청탁 선물로 등장하는 것은 지금은 이상하지도 않은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나 같으면 낯뜨거워 못할 짓이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요구하고 제공한단다. 그건 아이들이 만든 문화가 아니라 부모가 만든 문화이겠지만...미안한걸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크다.
우리 사회에서 '거절'이라 함은 미안함이 크다. 그 사람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요구 자체에 대한 거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안좋게 보이진 않을까 나도 서진이에게 거절하기보다는 친절하게 대하라고 많이 요구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런 것을 노린 어른들은 낯선 어른이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모셔다 드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용하여 유괴까지 한다니...단순히 거절을 안좋게 보아서는 안될일이다.
이 책의 서문대로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당당하게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데 이 책은 아이들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
책 내용도 주로 학교를 비롯한 아이들의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으니 훨씬 이해하기 쉽고 실천에 옮기기도 쉬울 것이다.
'착한 아이=친절한 아이=남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아이'의 공식을 단번에 깨버리긴 쉽지 않겠지만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표지처럼 '선거'를 둘러싼 이야기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12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불의에 힘에 맞서, 그릇된 부탁에, 공정하지 못한 결정에, 양심에 꺼리는 일에 대해, 청탁에 대해 거절하기 등등...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조금 더 크게 보면 굳은 믿음에 따라, 조국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신념을 지키기 위한 거절까지 짧은 이야기와 더불어 함께 읽고 생각해볼 거리나 위인에 대한 소개까지 나와있다.
단순한 동화 뿐만 아니라 정보까지 전해주는 꼼꼼함이 맘에 든다.
처음에 몇개의 동화를 읽었을 땐 잠깐 의아함이 있었다. 이걸로 이야기가 끝인가? 왜 결론이 명쾌하게 나와있지 않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아이들을 위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시리즈는 지금까지 선택한다는 것, 관용.신뢰한다는 것 이 두가지가 더 나와있다.
민주사회에서 지금의 이런 시리즈가 나온다는 것이 우리 삶과 민주적인 삶이 많이 괴리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이런 것이 어른들의 문화에서 아이들로 옮겨지는 것 같아 괜히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읽어본다면 '거절'이 꼭 감정적으로 나쁜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고 당당하고 지혜롭게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초등학교 1학년이 보기엔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그래도 서진이는 나에게 질문해가며 열심히도 읽는다. 가끔은 이런 일을 왜 만드는지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른생활 어린이'지만 이런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단다. 라며 둘이 많은 이야기꺼리를 안겨 주었다.
부끄러운 자화상을 만들지 않도록 서로 애를 써야겠다.
초등학교 중학년까지는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많은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