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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욕탕이 좋아? ㅣ 노란우산 그림책 5
스즈키 노리타케 글.그림, 정희수 엮음 / 노란우산 / 2011년 3월
평점 :
어떤 목욕탕이 좋아?> 표지 속 귀여운 아이가 엉덩이를 살짝 보인 채 목욕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집의 목욕 풍경은 이렇지 않다. 요즘엔 봄날씨 답지 않게 계속 추워서 이렇게 욕조에 물을 받지 못하고 그냥 샤워만 하기 일쑤다.
5살 꼬맹이는 목욕을 막상 시작하면 끝내지 않으려 하지만 항상 먼저 목욕하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이상도 하지?
기분좋게 시작하고 끝내면 좋으련만... 요 책은 그런 울집 꼬맹이같은 녀석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상상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목욕탕이 대거 등장한다. 그래서 책이 집에 오자마자 한번 쭈욱~~ 읽더니...
"엄마, 난 이 목욕탕하고, 요 목욕탕하고 사줘!! 이런 목욕탕은 어디 있는거야?"하고 묻는다.
나도 그런 목욕탕 너무 원한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얼마나 재밌고 근사할까?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유쾌해진다. 
'만날 만날 똑같은 목욕탕은 지루하지 않나요? 가끔은 특별한 목욕탕에 가고 싶어요'로 의미심장하게 시작한다.
다 소개할 수 없지만 길쭉한 목욕탕, 둥근 목욕탕, 미로 목욕탕(요기부터 울 아들 흥분하기 시작하며, 요즘 가장 많이 쓰는 말~ 엄마 다음에 사줘!!를 마구 연발하신다.), 도넛 같은 목욕탕 등...다양한 목욕탕이 소개된다.
내가 가장 탐났던 목욕탕은 지하철 목욕탕이다. 생각만해도 부끄럽지만 이렇게 오고 가는 길에 피로도 풀고 목욕도 해결한다면 얼마나 귀가길이 행복해질까?
음~~ 하지만 빈자리가 없으면 알몸으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단다. 
그리고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각종 탕들의 집합소~~ 작가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상상력이 너무나 재치있다. 요거는 정말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읽어달란다.
하지만 그 과정이 나 역시 골라보는 재미로 느껴진다.
결국 상상의 나래를 펼쳐 비행기 목욕탕을 타고 밤하늘을 향해 출발한다.
그런데 이런~ 목욕탕의 마개를 뽀글머리 아저씨가 가지고 달아나버린다. 그 아저씨를 쫓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점차 목욕탕의 스케일도 커져버린다.
목욕탕 빌딩, 놀이공원 목욕탕, 성 목욕탕, 우주 정
거장 목욕탕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숨은그림찾기처럼 많은 사람들 중에 뽀글머리 아저씨를 찾는 재미까지 있다.
친구들이 와서 이 책을 함께 읽을 땐 찾아봐라~ 하면서 자기가 먼저 가르쳐준다.
그렇게 물총까지 발사하
며 목욕탕 여행은 끝난다.
상상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목욕탕이 너무 아기자기, 재미나게 그려진다.
그래, 상상력이란 바로 이런 건데...
얼마전에 읽은 상상력에 관한 책도 떠오른다.
그리고 다양한 목욕탕이 함께 나오는 페이지를 보
며 같은 작가는 아니지만 울 집에서 인기있었던 일본 작가의 책인 <까마귀네 빵집>의 한 페이지가 떠오른다.
까마귀네 빵집에서 다양한 빵들을 만들어내는데 그걸 골라보는 재미도 또한 있었기에 비슷한 느낌으로 보게 되었다.
그땐 엄마, 우리 이빵 사먹자, 이빵 만들어먹자였는데...
이번엔 엄마, 우리 이 목욕탕 사자, 이 목욕탕 가자로 대사가 바뀌었다.
너무나도 재미있고 글 없이 혼자 그림만 봐도 유쾌한 동화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