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청소부 곰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2
훌리오 코르타사르 글, 에밀로 우르베루아가 그림, 남진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동화책은 어린 아이들만 읽는 것이라는 편견은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바뀌었다.
어떤 책은 아이보다 나를 위한 책, 어른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긴~ 소설 책보다 짧은 동화로 더 가슴 뭉클해지기도 하고, 또 가끔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책이 아이의 정서보다 내 정서에 맞는 경우도 가끔 있기에 아이의 선호도에서는 조금 떨어지기도 한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남미쪽의 동화책을 소개받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그 정열적인 색채에서도 느껴진다. 보통의 곰처럼 느껴지지 않는 슬픔을 간직한 듯한 붉은 색 곰,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행복한 청소부 곰>이라고 한다. 
 




항상 사진과 글로 서평을 함께 쓰는 나의 습관과 달리
이 책은 먼저 그림을 담고 싶었다.
붉은 곰, 달이 뜬 초록 하늘, 푸른 물, 노란 집안... 원색이지만 모두 다 슬픔을 간직한 것 같은 한층 톤 다운 된 색채감이 먼저 눈에 띄었다. 

행복한 청소부 곰은 사람들의 사는 건물 꼭대기와 지하실, 그리고 벽 속의 기다란 관속을 휘젓고 다니는 청소부이다.
복슬복슬한 털로 기다란 관속을 다니며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내 생각과 달리
사람들은 가끔 불평에 가득찬 소리를 해댄다.
관 속을 돌아다닐 수 없는 짙은 외로움에 휩싸인 사람들과 달리
청소부 곰은 오늘도 좋은 일을 꽤 많이 했다고 뿌듯해하며 어딘가를 향해 길을 떠난다.  

참으로 시적이다. 옮긴이는 작가의 상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물론 기다란 관을 붉은 색 곰(항상 책에선 귀여운 곰이나 무서운 곰, 힘센 곰으로 표현되곤 했는데....)이 청소하고 다닌다는 상상은 뛰어나다.
그런 상상력이 현실을 조금씩 바꾸어 놓는 것도 맞다.
그렇지만 난 자기가 하는 일, 가끔은 남들에게 욕을 먹는 일이어도 늘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행복한 곰의 자긍심을 이 책에서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처음에 소개한 대로 그림 또한 좋았다.

동화책에서 글보다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때로는 그림이고, 그림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보다 때론 색채만으로 많은 것을 말해줄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의 취향은 아닌가보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지...
그렇지만 아이가 커가듯이 언젠가는 <행복한 청소부 곰>의 내용에 공감할 때가 오리라 믿으며 조금은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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