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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트센터를 통해서 알라딘을 알게 되었다. 알라딘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처음 눈에 띄었던 책이 'The Blue Day Book -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였다. 소개에 나와있는 귀여운 동물 그림.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지요. 그럴 땐 초컬릿 삼단 케이크를 먹어치우죠.^^ 라는 장난끼어린 말과 함께, 그 옆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는, 마치 사람같은 귀여운 동물 그림.

나는 몇 권의 책과 함께 이 책을 주문했다. 당시 상당한 울증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그리고 소개에 나온 동물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이 도착된 다음 날, 나는 이 책을 당장 학교에 가져갔다. 쉬는 시간 틈틈히 친구들은 이 책을 돌려보았고, 귀여운 동물 사진 하나하나에 탄성을 자아냈다. 어찌나 귀여운지^-^

그 중 특히, '그건 쉽지요'라는 말 옆에 있는 귀여운 입모양의 돌고래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쏟아지는 일들의 연속, 풀리지 않는 과제, 어려운 일들, 가슴아픈 상처의 말들... 그러한 속에서 문제의 해결점은 결국 가장 쉬운 곳에 있으며, 그것을 헤쳐나가는 것은 쉬운 일일 것이라는.

힘들고 쓰러지고 싶을 때, 귀여운 동물들이 소곤거리는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절로 날 듯 싶다. 자그만 크기의 소담한 책, 푸른 테두리 속에 들어있는 여러 종류의 동물 그림들. 우울에 지친 친구들에게 소포처럼 보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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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는 위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바로 그 답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 작품이다. 예전부터 TV광고며 여러 매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을 통하여 이 소설의 제목을 알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고모네 집의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그냥 호기심에 읽어보았다. 이러한 류의 책은 내가 결코 사서 볼만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사랑에 대하여 감칠맛나게,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만큼, 젊고 생생한 기운이 느껴지는 대화를 삽입하다가도, 슬픈 대목에 가서는 구구절절히 그 슬픔을 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를 생각해보자.

우선 책 속의 표현들이 매우 감각적이라는 데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부분 등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키스를 하더라도 그냥 '키스를 했다.' 혹은 '입맞춤을 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꽃잎과 비늘과 파래가 느껴지는 승우의 부드러운 혀가 미주의 입술 선을 따라 쓰다듬어 갔다.' 에서처럼 촉각을 자극하는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CF광고 카피처럼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인 표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구들로 가득 채워진 국화꽃 향기는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 만한 소설일 수 있는 것일게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적 인물들이라는 데 있다. 주인공 승우와 미주는 연상연하 커플이다. 여기서 우선 최근의 연애 성향이 드러난다. 미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여성이고 중성적이며 적극적이다. 또한 승우는 키도 크고 잘생긴 외모에 성격까지 밝고 명랑하고 능력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승우가 오로지 한 여자만을 향한 사랑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감동(?)적이 된다. 그런 여자가 암에 걸린다는 설정 또한 매우 감동(?)적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런 여자가 단지 죽음에 이른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렬한 사랑과 모성을 드러낸다는 점은 영화 '하루'나 '선물' 등의 느낌과 매우 비슷하다.

이러한 인물들은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사랑을 키운다. 라디오 프로그램 PD인 승우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노래와 방송을 준비하고, 미주 또한 사랑을 받아들임과 자신이 이야기를 전함에 있어 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FAX를 통하여. 이러한 점들은 신세대적 감각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더욱 이 사랑에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신선한 것을 좋아한다. 엽기적인 것도 좋아하고. 그렇지만 그 수위를 적절히 지켜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화꽃 향기는 꽤 성공적인 것 같다. 그 제목처럼 풋풋한 옛 느낌을 풍기면서 감성에 근거한 주 내용을 바탕으로 신감각적 주인공과 몇 몇 소재들을 적당히 섞어내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을 이루어냈다.

국화꽃 향기는 가슴에 잔잔한 국화 내음을 남긴다. 그러나 그 향기가 얼마나 오래, 짙게 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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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산이 젖고 있다
이성선 지음 / 미래사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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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시? 문학소녀인가 보구나?' 혹은 '나는 시는 가끔 읽긴 해.. 그렇지만 소설을 더 좋아해^^' '음..윤동주나 김소월 시 좋아해..' 등등의 얘기들을 한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시인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 또한 '시'를 안다고 할 수 없고, '시'를 많이 읽는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많은 시를, 그리고 더 좋은 시를 읽고자 하고, 또한 좋은 시를 적어보고 싶어한다. 여기서의 '시'는 단순한 감흥이나 느낌에 비롯한 것이라기보다, '시'를 쓰는 이의 삶 자체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나의 주목을 끈다. 그런 점에서 이성선 시인의 '빈 산이 젖고 있다'는 내게 '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성선 시인은 정말 소박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알지 못하나, 그의 시를 통하여 그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깨끗하고 맑았다. 이성선의 시들은 시 본래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의 시 속에 주로 등장하는 사물들- 나무와 하늘과 별과 악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선 나무 이상이 없다는 시인의 말. 그런 나무보다 아름답지 못한 시인 자신이 '내가 하늘을 너무 많이 쳐다보아 하늘이 혹시 더러워지지는 않았을까'하는 순수의 본심...

현대에는 많은 시들이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들 좋아하는 연애 시집류-류시화나 원태연 류의 시들-또한 아름다울 수 있다. 또한 시의 본류를 깨뜨리고 새로운 형식을 주창하는 시들도 새롭고 신선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더욱 더 깨끗한 마음을 노래하는 본래적 시형의 시는 오히려 우리 시대, 산문보다 짧은 '시'의 순수로, 넘쳐나는 형식 파괴와 내용 변혁의 시 속에서 '시' 본래의 모습으로 빛날 수 있지 않을까.

시를 읽지 않고, 시를 알지 못하는 현세대에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이 아닌, 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내는 시인이 아닌, 소박한 순수를 담은 시인의 이름 하나를 기억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시를 좋아하는 것이 단순히 감상에 젖어들어 눈물 촉촉한 여고생적 감수성으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시 한 편은 마음을 씻는 순수의 약이다. 마음이 병들어가는 슬픈 어둠 속, 시 하나가 빛이 된다. 나와 너가 웃음으로 이어지는 세상, 우리 하나하나가 하늘의 연주를 잇는 나무가 되어, 하나의 산을 이룰 수 있는 세상..

빈 산이 젖고 있다..
나무도 함께 젖고 있다...
나무가 된 우리 모두가 하나씩, 하나씩, 젖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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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세계사 시인선 104
이성선 지음 / 세계사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이성선은 詩人이다>

그의 시들은 고등학교 시절, 나로 하여금 더욱 더 책에 빠지고 시를 가슴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빈 산이 젖고 있다'라는 1991년판 시집을 아주 오래도록 즐겨 읽곤 하면서.. 그렇게 나는 성장했고,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교 1학년이 되던 해에 진해 김달진 문학제에 그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문학제에 참가했다가 내가 앉은 곳에서 좀 떨어진 앞 자리에 이성선 시인이 와서 앉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빛은 시집 속 사진에서 사람 편안히 만들어주는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다. 웃고 있지 않아도 웃고 있는 눈. 그는 내가 읽은 시의 느낌 그대로를 지니고 있는 시인이었다.

지난 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의 새 시집이 나왔을 때 얼마나 기뻐했던가.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라니! 그는 이제 하늘을 바라보는 나무에서 우주의 세계로까지 손을 뻗친 것이었다. 나는 기뻤다. 그리고 흔히 사람들이 내 안에 우주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우주 안에 내가 있다라는 표현이 좀 색다르게 여겨져 그 내심을 들여다보았다. 그 속에서 나는 시인의 겸손함까지 읽을 수 있었다. 우주 속으로 발을 담근, 시인의 시세계..그리고 생각의 깊이. 그의 새 시집도 반가웠고,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시세계가 보다 더 본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뻗어있음도 반가웠다.

며칠 전, 나는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순수한 시를 뿜어내던, 시의 향기를 담뿍 안고 있던 그가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시를 전해줄 수 없는 곳에 가 있다는 것을.. 하늘로 떠나간 그를 생각하며 나도 하늘을 본다. 맑은 하늘.. 여름의 따뜻한 공기로 휘감아진 하늘의 빛깔은 곧, 우주 속으로 한 발자욱 더 옮겨선 시인의 눈웃음. 그것이었다...

시인은 가고, 그의 유작시집같은 시집 한 권만이 내 손에 들려있다. 광활한 우주의 한 끝 속에 발붙이고 숨을 쉬면서도 나는 아직 우주를 알지 못한다. 넓고 넓은 우주는 아직까지 온전히 다 그 의미를 읽어낼 수 없는 그의 시와도 같을지도......

나는 진정 우주 속에서 참'자아'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과연 나는 나만의 아름다운 시세계를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는 또 다시 내게 남겨진 과제가 될 것이다.

故 이성선 시인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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