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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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서평단의 책으로 신청할지 고민을 꽤 오래 했다.
답은 단순하다. 내 관심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위화 전작 읽기> 모임을 통해 위화 작가의 책을 네 권 읽기로 작정하고, 두 권 읽었는데 내가 너무 중국 역사를 모른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아서 억지로 읽었다. 원래도 잘 모르지만 모르고 싶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너무 모르니까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일단은 국제 정세니 국제 질서니 다 떠나서 책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파악하고 싶었는데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니까 답답했다. 그래서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 조금은 강렬하게 들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의 힘은 대단한가 보다. 안 열릴 것 같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니 말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0년 가까이 몸담았던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서술했다. 혼란스러운 국제정치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과 대한민국의 위치에 대해 짚어가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통찰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지혜를 알려준다.

특히나 '자국 중심성'이라는 시선으로 외교 사안을 풀어서 설명한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어떻게 국제관계를 맺어왔고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이 결심하도록 힘을 실어준다.

가장 최근 사태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나라의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그로 인한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지 스스로 느낀 성찰을 보태고 혜안을 드러낸다.

책 속에서 '정치가'와 '정책가'는 달라야 한다고 자세히 서술하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조금 더 넓게 생각해 보면 비단 두 가지 직업에만 국한시킬 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더 커다란 숲을 바라봐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정세현 저자가 대학생 때 들었다는 교수님의 말이 인상적이라 적는다.
"외교의 세계에서는 내 나라가 아니면 모두가 남의 나라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외교관이 되더라도 남의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종사하는 외교관이 되지 말고, 내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고생하는 그런 외교관이 돼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내 나라와 남의 나라를 분별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분주하게 뛰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책임감과 소명을 다하는 자세에 대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또 지나치면 맹목적인 자국 중심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 같아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며 맡은 임무를 다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울까 또 고민만 하다 끝나는 결론에 다다랐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책을 읽은 소감은 꽤나 좋다. 다음에도 낯선 책에 도전해야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받고 읽고 주관적인 견해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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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이슬기 지음 / 현익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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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표지부터 꼭 따라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달리기를 너무 싫어하지만 야외에서 달리는 게 좋다는 건 너무 잘 알기에, 그리고 안 하면 안 되기에 날이 따뜻해지면 시작할까 하는 생각만 마음 한 켠에 두고 있었다.
책의 저자인 이슬기님은 실제로 천천히 달리기를 경험하며 장점을 체득해서 널리 전파하고 싶다고 한다.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 천천히 한 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책 속에는 천천히 달리기의 효과 및 새로 알게 되는 건강 정보가 많아서 천천히 자주 들여다 보고 싶어졌다. 실제 사진이나 그래프도 많이 첨부되어 있어서 보기 쉽게 정리가 잘 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

19쪽

지구상의 생물 중에 가장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생물은 과연 무엇일까? 답은 바로 인간이다. 지구력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비교해 유일하게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부분이다.
다른 동물과 비교했을 때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은 장시간 움직여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힘과 속력은 동물과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동물을 사냥하고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구력에 있다. 즉, 쉬지 않고 걷고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이에 반해 사람은 쉬지 않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유일하게 쉬지 않고 땅에서 움직여서 이동할 수 있는 생명체가 바로 인간이다. 이러한 본성처럼 인간은 오래 걷고 뛰어야 건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43쪽

'유퀴즈'에서 <백년허리>의 저자 정선근 선생님이 "멋있게 살려면 근력 운동을,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하신 이야기를 듣고서 유산소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70쪽

저강도 유산소 운동의 효과

첫째, 사용한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는 에너지 회복 능력이 좋아져서 더 많은 양의 활동을 할 수 있다.
둘째, 지방을 잘 쓰는 몸을 만들어서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더 효율적으로 체중감량을 비롯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 심장의 크기가 증가해서 심장이 강해진다. 이는 심혈관계 질환, 대사성 질환, 암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93쪽

우리의 몸과 마음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심박수가 높아지는데, 이는 마치 짐승이 달려올 때 도망갈 수 있도록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장 뛰어 도망쳐야 하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몸이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더 강한 자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 스트레스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몸을 빠르게 걷거나 뛰듯이 움직임으로써 스트레스 상황에서 도망쳤다고 뇌에 착각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몸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호르몬을 변화시킨다.

110쪽

야외 지면에서 달리면 트레드밀보다 위아래로 몸통의 움직임이 더 크고 운동량도 더 많다. 드레드밀에서 달리면 몸통보다는 팔다리의 움직임이 많아진다.
야외에서 달릴 경우, 땅을 발로 밀면서 추진력을 얻어 앞으로 가야 하므로 미는 에너지가 사용되면서 허벅지 뒤쪽 근육의 활성화가 두드러진다. 반대로 드레드밀은 자체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는 힘보다 앞으로 가는 힘이 더 많이 사용되어 앞 허벅지, 대퇴사두근에 더 힘이 실린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몰랐던 정보가 정말 많았다.
요새 업무가 많아 스트레스가 좀 쌓였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꼭 밖에 나가서 걷고, 뛰어야 겠다.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고 싶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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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낼 수 있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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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저자의 이름인데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해낼 수 있다>의 저자 보도 섀퍼는 세계적인 머니 코치라고 한다. 생소한 직업이지만 ‘나는 해낼 수 있다’처럼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제목 덕에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자의식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청년 카를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자의식이 왜 중요한지는 고사하고 자의식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몇 가지 경험을 통해 카를은 자의식을 무척이나 고양하고 어떻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비단 카를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공을 거두고 행복하게 사는 많은 이들의 삶이 녹아 있다. 카를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충만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 유익하다.

밑줄 그은 부분이 정말 많았다. 여기에 타이핑하지 않은 부분도 감동적이어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많았다. 원래 이런 종류의 책은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카를의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또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힘이 나는 듯해서 기분 좋았다. 책을 읽으며 자아존중감에 한동안 관심이 많아서 몇 년 전에 학생들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때가 생각났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진지하게 수업에 집중하던 귀여운 얼굴들과 해외 학회에 참여하려고 열심히 발표 준비하던 나의 열정 어린 모습도 새삼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

pp. 21-22

“자네는 자신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가?”

“뭔 소리예요?” 카를이 발끈해서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날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아닌지가 이 시점에서 무슨 상관이냐고요?”

“자신의 일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아닌지가 드러나는 법이거든.” 마크가 따뜻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

어느 순간부터인지 카를은 화가 풀렸고, 단지 이런 상황이 놀랍기만 했다. 카를은 마크를 유심히 살펴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람에게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존재감이 있어. 나도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카를은 마크에게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힘을 느꼈다. 그리고 마크의 말을 듣고 나서야 정말로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말했다. “좋아요.”

p. 24

“달리 어쩔 수 없어요. 부모님을 실망시킬까 봐 겁이 나서요.”

“나이가 들수록 분명해지는 생각이 한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도 괜찮다는 걸세.”

pp. 46-47

나는 해낼 수 있을까? : 나는 내게 닥쳐오는 모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슈퍼맨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만일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면, 정말로 기분이 엄청나게 좋을 것 같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일까? : 나는 영화 속 스타들이 나보다 훨씬 쿨하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행복하고 멋진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이 행복하고 멋진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야 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나는 자신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자신에 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반드시 설명할 수 있어야 할까? 이 질문은 정말로 답하기 힘들다.

…..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 스스로가 자신의 ‘누군가’가 되어 항상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행하라.

p. 59

사람은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편안한 마음을 지닐 수 없다. — 마크 트웨인



당신이 자신과 어떤 모습으로 이야기하는지 인식하다.

당신은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가?

당신의 친구가 당신을 비판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더 가차 없이 비판하는가?



거울 속에 비치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이를 바라보라.

p. 63

자신감: 내가 삶의 어려운 과제들을 감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음.

나는 해낼 수 있다.

자아존중: 자기 가치, 자기 존경, 자신과의 공감.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다.

자아상: 자기 이미지, 자기 인식, 자기 이해, 내가 일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행동하는지 알고 있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pp. 65-66

피렌체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있지. 많은 이들이 다비드상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이라고 칭송하지.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젊은 나이였던 미켈란젤로는 9미터 길이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를 보고는 그걸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정확히 떠올렸다고 해. 그러고 나서 미켈란젤로는 4년에 걸친 작업 끝에 그 대리석으로 다비드상을 만들어냈다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위대한 예술가들이 한결같이 ‘이 대리석 덩어리는 모양이 좋지 않아서 아무 쓸모가 없어’라고 말했다는 거야.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다른 두 명의 거장들도 ‘이걸로는 아무것도 만들어 낼 수 없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갓 스물여섯 살이 된 청년 미켈란젤로가 나타나 쓸모없다고 낙인찍힌 그 대리석 덩어리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을 만들어냈지. 그가 조각상을 완성했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물었어. ‘어떻게 그걸 해낼 수 있었나?’ 그러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네. ‘갑자기 대리석 덩어리 속에서 다비드가 보였어요. 저는 다비드의 모습이 완벽해질 때까지 대리석 덩어리에서 다비드가 아닌 것들을 전부 떼어냈을 뿐입니다.’

p. 73

“비슷한 맥락에서 괴테는 이런 말을 했어요. ‘타인의 특별함을 알아보려면 우선 자신이 동일한 특별함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어떤 특별함이 없는 사람의 눈에는 타인의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다’라고요.

카를은 안나의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말도 안 돼요.”

“이런 말도 있어요.” 안나가 말했다. “진정한 재능을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은 두 가지다. 한 가지는 그 분야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매우 빨리 습득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그 일을 매우 좋아하는 것이다.”



“본인들에게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 그게 특별한 재능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지요...”

p. 102

“자네도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힘이 나는 반면,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힘이 빠지는 경험을 해보았을 거야.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자신에 관해 더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반면,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자신에 대해 덜 생각하게 되는 경험도 해보았을 거야. 또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나면 왠지 모르게 세상이 평소보다 조금 더 아름답게 보이거나 혹은 덜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지.

….

어른이란 뭔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아이로 머물고 싶어 한다네.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길 꺼리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네. 하지만 그건 옳지 않아.”

p. 12 0

누군가가 당신이 그것을 해낼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한계일 뿐, 당신의 한계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

p. 145

어렸을 때 나는 아버지의 망원경으로 주변을 보곤 했어요. 모든 것이 커 보였어요. 나를 지켜보시던 아버지가 “이번에는 망원경을 반대쪽으로 돌려서 한번 들여다보렴”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아버지의 말대로 해보았더니 좀 전에 보았던 것들이 모두 훨씬 작게 보이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아버지가 제게 이렇게 설명해 주셨어요. “우리가 자신을 바라볼 때도 망원경을 들여다보듯이 할 수 있단다. 망원경의 어느 쪽으로 들여다볼지는 각자가 결정하는 거야. 각자가 선택하는 망원경의 방향에 따라 우리는 자신을 실제보다 좀 더 크게 혹은 좀 더 작게, 좀 더 낫게 혹은 좀 더 형편없게 보게 되지. 사람들은 절대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볼 수 없단다.”

p. 184

“자의식이 낮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삶을 비참한 방향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경향이 있어.”

pp. 214-216

아주 먼 옛날 거울이 없던 시절, 한 젊은 청년이 호숫가를 걷고 있었어. 잔잔한 호수 수면 위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 청년은 소스라치게 놀랐어. 생전 처음 본 자신의 얼굴이 너무나도 못생겨 보였거든. 너무 못생겨서 평생 짝도 찾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는 매우 슬프게 울기 시작했어.

그때 착한 요정이 나타나 그에게 왜 그토록 서럽게 우느냐고 물었어. 청년은 자신이 우는 이유를 설명했지. 그 이유를 들은 요정은 매우 마음이 아팠어. 그래서 요정은 그 청년을 위해 마법의 가면을 하나 선물해 주었어. 요정은 청년에게 그 가면을 쓰고 있으면 얼굴이 아주 멋져 보일 거라고 말했어. 도 아무도 가면을 썼다고 알아채지 못할 거라고 했어.

‘하지만 절대로 이 가면을 벗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이 가면에 관한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해서는 안 돼요.’ 요정이 말했어.

청년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어. 청년은 가면을 썼고 그때부터 계속 멋진 얼굴로 지냈지. 잘생기고 똑똑하고 마음씨 좋은 청년에 관한 소문은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졌어. 많은 아가씨들이 청년에게 눈독을 들였지. 그러던 중 그 청년은 꿈에 그리던 멋진 여성과 마주쳤어. 청년은 그 여성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고, 그 여성도 청년을 사랑하게 되었지. 얼마 후 두 사람은 약혼했어. 하지만 결혼 직전에 그 청년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속이고 있어. 그녀는 나의 본래 모습을 알지 못해.’ 그는 요정과의 약속을 지킬 수가 없었어. 그는 약혼자를 찾아가 ‘당신에게 털어놓을 것이 하나 있어요.’라고 말했어. 그는 약혼자에게 가면에 관한 사연을 고백하고 이렇게 제안했어. ‘이제 내가 가면을 벗으면 나의 본래 모습이 드러날 텐데, 그걸 볼 마음이 있나요?’

약혼자가 동의하자 청년은 가면을 벗었지. 약혼자는 한참 동안 청년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어.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했지. ‘네, 그런데 지금 당신의 얼굴은 가면을 벗기 전과 똑같은걸요.’

그의 얼굴이 변했던 것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가면을 쓰고 있던 그의 얼굴이 가면처럼 변했던 것이다.

p. 225

“연기뿐만이 아니야. 방금 내가 한 이야기는 직업을 막론하고 모든 일에 적용된다네. 어떤 직업이든 그 분야에서 일류가 되고자 한다면, 연기할 줄 알아야 해. 자신의 주면 상황이 좋지 않을지라도 일류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해. 상황이 정말로 힘들더라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해. 그러려면 연습을 해야 하고. 그리고 실제로 위급한 일이 발생하면, 마치 연습하는 것처럼 아주 태연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는 거야.”


최소 며칠 동안은 <나는 해낼 수 있다> 덕분에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부분이 너무나 많다. 참 읽길 잘 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뿌듯하기까지 하다.

나를 소중히 여기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야겠다.

그러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오면 다시 이 책을 꺼내 읽을 거다.

그리고 이렇게 읊조리고 싶다.

"나는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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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나의 할머니 -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온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
이시문 지음 / 어른의시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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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에서 감도는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궁금한 책이었다. 누군가의 딸이었지만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온 여성들의 4대에 걸친 이야기라니 무척이나 빨리 읽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어디 성씨냐"라는 물음에 대답을 주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아버지 성을 그대로 따르니까. 아버지 성은 그렇게 물어보지만 어머니와 할머니의 성을 묻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런 점도 책을 읽으며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당연하게 여겨 아예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참 고마운 책이다.
몇 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도 연상되고,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도 떠올랐다. 또 리사 시 작가의 <해녀들의 섬>도 생각났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과 내 생각

p. 67

외삼촌이 태어날 때까지 외할머니는 '아들 잡아 먹은 년'이었고 큰이모는 '오빠 잡아먹고 태어난 계집애'였다.
.....
남동생 보라고 이름도 남자 이름인 나의 엄마는 남동생을 진짜로 봐서 엄마 할머니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 개개인과 집안마다 지금도 다른 모양이라 함부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던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지금은 덜한 분위기다.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한 적도 꽤나 많다. 요즘에는 '여아 선호 사상'이 강하다고도 한다. 그런데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선호되는 사람이 존재하는 건데, 우린 참 성별에 큰 의미를 두고 편가르기 하려 든다. 어디 성별 뿐이랴. 지역이며, 혈액형에, 요즘은 심지어 MBTI까지... 누구를 위해 고정관념을 들먹이며 겪어보지도 않은 사람과 상황을 두고 미리 판단하려는지 모르겠다. 전하는 말과 보여주는 행동, 그 자체로만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p. 102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괴담도 혹시 감히 전기를 써서 시원해지는 인위적인 행위를 못마땅해한 누군가가 지어낸 말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밤에 더우면 선풍기를 트는 대신 할머니는 자다 말고 자는 손주들 쪽으로 부채를 부쳐주시기도 했다. 잠이 들 때만 조금 부채 바람에 시원할 수 있으면 아침까지 내처 잘 수 있었는데, 사실은 할머니가 밤에 자다 말고 간간이 부채로 시원하게 바람을 내주신 거였다.

-> 여긴 너무 감동적이라 재차 읽었다. 한 번은 따뜻함이 느껴져서, 또 한 번은 부채질을 열심히 하는 이미지가 떠올라 자꾸 읽고 싶어지는 구문이었다. 부채로 시원한 바람을 내주는 경우 외에도 이런 비슷한 희생이 너무 많지 않을까? 우리네 엄마들과 할머니들은 어쩜 이렇게 자식과 손주들을 사랑하고 어째서 그만큼의 에너지와 마음을 쏟을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나도 자연스레 엄마가 변함없이 희생하시는 모습이 생각나고 또 돌아가신 할머니도 생각난다.


p. 263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집안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고모에게, 당숙모에게 들었다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넉넉히 최근 100년 정도만 잡아도 우리나라에는 사람마다 대하소설을 쓸 만큼의 경험치를 만들어주는 큰 사건이 많이 있었으니까.

->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일지라도 하나씩 풀어내면 누군가에겐 그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된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이 생각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찾아보니 이 표현은 영화 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가 과거에 언급했던 표현을 인용한 것이라 한다.
지금도 우리의 필름 안엔 유일무이하고 창의적인 이야기가 끊임없이 담겨진다. 남들은 다 관람하는 영화를 나만 못 보고 넘어가면 억울하지 않을까? 나도 이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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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의 비밀! 카드뉴스 마케팅 - 성과를 내는 1페이지의 마법으로 나를 브랜딩하라
설미리 지음 / 라온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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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 마케팅 전문가이자 콘텐츠 기획 전문가인 설미리 작가의 신간이다. 직접 쌓은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공개한다니 기대감이 앞섰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첫인상에 끌리기도 하고, 어떻게 첫인상을 좋게 만들지 고민하기도 한다. 3초면 판가름 난다고 하는 사람의 첫인상이 마케팅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 뉴스를 만들기 비법을 낱낱이 공개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카드 뉴스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잘 만든 카드 뉴스에 끌렸던 적이 적잖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그랬으니까 호기심을 느낀 그 뉴스를 클릭해 새로운 정보를 찾아 갔겠지. 책장을 넘기며 작은 이미지 한 장으로 제작된 카드 뉴스에 이렇게도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다는 생각에 이제는 더 유심히 카드 뉴스를 바라보고 싶어진다. 그 안에 담긴 정보를 고객의 입장에서, 또 마케터라고 상상하고 양쪽 입장에서 자세히 느끼고 싶어진다.


책에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자세히 카드 뉴스를 설명하고, 고객을 마음을 끌어야 하는이유와 중요성을 설명한다. 관심이 없던 나도 카드 뉴스 만들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으니 분명 유용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카드 뉴스 만들기 노하우는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겠지만 특히 1인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나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설미리 작가가 낱낱이 공개한 책속의 알찬 정보를 흡수해 자기만의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 주변에도 이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이들이 있을 테니 열심히 입소문을 내고 싶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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