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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방정식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7월
평점 :
내가 느끼기에 요새 수학과 다른 주제를 접목한 융합 책이 더 많아지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수학이 정말 중요하다길래 나도 억지로라도 수학을 다룬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서평단 책으로 신청했다. 책 소개를 둘러보며 데이비드 섬프터라는 저자에 관심이 갔다. 응용수학과 교수가 들려주는 열 가지 세상을 움직이는 방정식은 무엇일까 호기심이 일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책에서는 베팅 방정식, 판단 방정식, 신뢰 방정식, 기술 방정식, 인플루언서 방정식, 시장 방정식, 광고 방정식, 보상 방정식, 학습 방정식, 보편 방정식을 자세히 소개한다. 각 장의 제목을 보고 한 장씩 글을 읽으며 시의성 있게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 저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 방정식 내용이 나오지만, 수학 공식을 자세히 이해하지 못한 나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부분이 꽤 있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떨어진 사람이 자기가 무언가를 잘못했다고 자책하는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같이 면접을 본 사람이 다섯 명이라고 치면 그중 한 사람이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에 20%의 성공 확융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면 다섯 번 정도 면접에서 실패하기 전까지는 결과에 대해 너무 낙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화장실에서 누군가 내 험담을 했을 경우 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말한다. 착한 사람이어서가 아니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논리와 이성을 믿기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공정하기 원하기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는 구절을 읽으며 더 집중했다. 베어즈의 법칙을 빗대어 약 20%의 확률로 내가 진짜 나쁜 사람일 확률이 나오는데, 단 한 번의 행동으로 욕한 사람을 나쁘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매우 불공평한 일이라고 말한다. 당장 기분 나쁘더라도 당장 내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본 뒤, 나중에 나를 욕한 사람과 내가 잘 지낼 확률이 크다고 설명한다. 물론 여기에서 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날 나의 기분과 화장실 칸에 들어가 있는 상황 등 고려해 봐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이 다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천천히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해 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호기롭게 수학 책을 읽어 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솔직히 고민이 됐다. 수학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읽어도 되는 책일까? 방정식, 확률, 통계 등이 계속 등장하는 이 책을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앞으로 다른 스타일의 수학을 다룬 책도 읽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는 점이다. 당장 대단한 지식을 습득하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거부감이 아닌 관심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수학만 말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고 싶은데 수학적 도움으로 그렇게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