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사실 서평단의 책으로 신청할지 고민을 꽤 오래 했다.
답은 단순하다. 내 관심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위화 전작 읽기> 모임을 통해 위화 작가의 책을 네 권 읽기로 작정하고, 두 권 읽었는데 내가 너무 중국 역사를 모른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아서 억지로 읽었다. 원래도 잘 모르지만 모르고 싶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너무 모르니까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일단은 국제 정세니 국제 질서니 다 떠나서 책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파악하고 싶었는데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니까 답답했다. 그래서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 조금은 강렬하게 들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의 힘은 대단한가 보다. 안 열릴 것 같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니 말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0년 가까이 몸담았던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서술했다. 혼란스러운 국제정치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과 대한민국의 위치에 대해 짚어가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통찰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지혜를 알려준다.

특히나 '자국 중심성'이라는 시선으로 외교 사안을 풀어서 설명한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어떻게 국제관계를 맺어왔고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이 결심하도록 힘을 실어준다.

가장 최근 사태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나라의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그로 인한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지 스스로 느낀 성찰을 보태고 혜안을 드러낸다.

책 속에서 '정치가'와 '정책가'는 달라야 한다고 자세히 서술하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조금 더 넓게 생각해 보면 비단 두 가지 직업에만 국한시킬 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더 커다란 숲을 바라봐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정세현 저자가 대학생 때 들었다는 교수님의 말이 인상적이라 적는다.
"외교의 세계에서는 내 나라가 아니면 모두가 남의 나라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외교관이 되더라도 남의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종사하는 외교관이 되지 말고, 내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고생하는 그런 외교관이 돼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내 나라와 남의 나라를 분별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분주하게 뛰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책임감과 소명을 다하는 자세에 대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또 지나치면 맹목적인 자국 중심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 같아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며 맡은 임무를 다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울까 또 고민만 하다 끝나는 결론에 다다랐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책을 읽은 소감은 꽤나 좋다. 다음에도 낯선 책에 도전해야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받고 읽고 주관적인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