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세계사 -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비판적 사고력 시리즈
그레거 크레이기 지음, 아르덴 테일러 그림, 최영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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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차례를 보고 더욱 끌려 얼른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이전에도 출판사에서 낸 '아름다운사람들'에서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비슷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어린이들이 교양을 쌓았으면 하는 마음에 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벽'이라는 키워드로 주제를 묶어 어린이책을 만든 작가의 기획력이 놀라웠고 친근한 말투를 선택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책의 내용을 읽고 이미지를 보며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세 군데 꼽아 보았다.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부분은 '콘스탄티노플의 도시 장벽'이었다. 자연스레 역사적 배경이 따라오고 그림과 사진 이미지까지 더해 자세한 내용을 더욱 알고 싶어지는 듯했다. 어린이들에게 빨리 이 책을 보여주어 느낌이 어떤지 물어보고 싶다. (어린이라고 한정하기보다 어떤 어린이인지에 따라 너무 다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어느 정도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읽으려고 할 테고 왜 이렇게 글씨가 많은지, 또 공부를 시키려는 속셈인가 보다,라며 투덜댈 아이들도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63쪽

천 년을 버틴 장벽

콘스탄티노플은 매우 전략적인 위치에 있어요. 유럽과 아시아 대륙 사이의 경계를 구성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이라는 곳이었죠. 수세기 동안 수많은 군대가 콘스탄티노플과 비잔틴 왕국이라 알려진 동로마 제국을 정복하려다가 실패했어요. 하지만 장벽은 처음 지어지고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굳건하다가,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자신들의 수적 우세를 내세워 6주간의 포위 작전으로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면서 뚫려버렸죠. 장벽이 결국 정복당하자 제국은 무너졌어요.

아직도 이 장벽이 건재하고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싶어서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다니 흥미롭다.

두 번째로 눈길을 끌었던 장벽은 '인도의 그레이트 헤지'였다.

앞에서 보았던 딱딱하고 강해 보이던 장벽과는 달리 갑자기 선인장이 보였다. 다른 장벽들처럼 세워지지 않았고 길러진 장벽이다. 1800년대에 인도 많은 지역에 더불 장벽이 만들어졌다. 정원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선인장 덤불이 아니라 영국인 식민지 지배자들을 위해 실용적인 목적을 수행했다고 한다. 소금 세금처럼 돈을 거둘 수 있어서 '소금 울타리'로 불렸고, 세금을 내지 않고 울타리를 통과하거나 소금을 갖고 가는 사람이 없는지 감시했던 장소라고 한다.

이 정보와 함께 소금에 세금을 부과했던 이유도 담겨 있어서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녹색 장벽'이 눈에 들어왔다.

사하라 사막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무를 세우겠다는 야심한 계획이다. 2030년까지 1억 헥타르의 불모지에 생명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농업과 에너지 산업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거라고 예상한다는데, 꼭 계획이 이루어지기를 손꼽아 바란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도 좋고 교양을 쌓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쪽으로 가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된다.

주제에 따른 여러 세계사 내용은 선별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느껴진다.


*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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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교토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시티호퍼스 지음 / 트래블코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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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리즈인 <퇴사 준비생의 도쿄>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반가운 시리즈를 보고 바로 서평단 책을 신청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퇴사 준비생의~’로 시작하는 시리즈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무수히도 했는데 그 이유를 자세히 담은 글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퇴사를 장려하는 책이 아니라 퇴사 준비를 권장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밝힌 부분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책 속 글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이지만 회사에서 생활하는 동안 자립할 수 있는 만큼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럼에도 ‘퇴사’라는 단어가 주는 강력함이 있었는데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살고 마지막이 있다는 걸 독자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담았다고 한다.

나도 지금 현재는 퇴사할 마음이 별로 없지만 퇴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쩌면 퇴사할 결심일 없다는 걸 그만큼의 실력도 용기도 없어서가 아닌가 싶다.

목차를 보고 15가지 사업이 담긴 글을 보며 재미있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환경을 지키려는 지속적인 마음이 여러 분야에서 빛났다.

그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가장 끈 컨셉은 ‘코에 도넛’이었다. 가장 일본스러운 도시인 교토에 도넛 매장이라니, 얼핏 보면 연결이 잘 되지 않는 조합인 듯해서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187-188쪽

코에 도넛 매장은 갓 만든 도넛을 즐길 수 있는 ‘체험식 공장 겸 카페’를 표방해요. 도넛을 사러 온 고객들이 도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현장에서 먹을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오픈 키친 형태로 된 도넛 공방은 공정에 따라 토핑 바, 플로트 팩토리. 파우더 팩토리 등으로 구분되어 있죠. 이렇게 도넛을 만드는 공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으니 도넛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볼거리도 늘어나요.


직접 가서 도넛 만드는 과정을 보며 맛있는 도넛을 베어물고 싶다. 확 트인 공간에서 손님들에게 도넛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니 더욱 믿음이 간다.

이외에도 알찬 정보가 많아 다시 또 보고 싶고 교토 여행을 할 이들에게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책 한 권만 읽어도 그곳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고 여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서 지금 당장 퇴사의 고민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는 확신이 든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책을 읽고 나니 교토로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가능하다면 여기에 담긴 정보의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많겠는 걸?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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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 아르테 미스터리 21
요시쓰키 세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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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보이는 ‘확률’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줄 몰랐다. 풋풋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양자역학을 접목시킨 책 <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을 읽었다.

저자 요시쓰키 세이는 ‘베어히메’라는 필명으로 소설 투고 사이트에 글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 후로 본격적인 작가의 행보를 거치며 우주와 산명학(별자리나 주역을 통해 운수를 점치는 학문)에 관한 취미를 살려 여러 작품을 선보였다.


<간략 줄거리>

미쓰야 구온은 열 살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외할머니가 남긴 집에서 홀로 살게 된다. 고등학교에서 어느 날 이노리라는 여자아이가 구온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어쩌다 이노리가 속한 우주부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다. 우주부 동아리원들과도 친해지고 구온과 이노리는 서로 좋아하게 되지만 갑자기 구온이 사라진다. (이후부터는 스포일러라서 지금 밝히지 않겠다.)

미스터리에 로맨스 과학까지 잘 조화를 이룬 이 책은 가독성이 좋고 번역도 깔끔하다.


좋았던 구절을 조금 남겨 본다.

146-147쪽

“늘 무와 유 사이를 오가고 있지. 거시세계에서는 진공 상태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시세계에서는 진공 상태에서도 늘 전자와 양자 같은 소립자가 쌍으로 태어나 결합과 소멸을 되풀이하거든.”
전에 이노리와 우주의 시초에 대해 이야기했던 일이 생각났다.
“터널 효과로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 다른 세계의 물질이 나타난 게 우주의 시초 아니겠느냐고 전에 이노리와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그건 틀린 건가요?”
“글쎄, 명확한 답은 아직 모르지만 터널 효과가 우주의 시초와 관련 있다는 이론은 실제로도 존재해. 아까 말했듯이 무와 유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라지는 소립자가 어느 순간 장벽을 넘어서 급격하게 팽창해 인플레이션과 빅뱅이라는 우주의 시초로 이어졌다는 가설이지. 즉, 터널 효과야.’
이노리가 말했던 로맨틱한 가설은 아무래도 현대 우주론의 견해와 조금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이노리가 들으면 실망하겠다고 생각하자마자 또다시 절망이 몰려왔다.
기력을 잃고 고개를 떨구는 나를 보고 시도 선생님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점이 내가 양자역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란다.”
“……그 점이라니요?” 나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머리를 간신히 들며 되뇌었다.
“완전한 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도, 세계도, 나도, 너도, 완전한 무로 돌아가지는 않아. 즉, 바꾸어 말하면 다들 가능성을 숨기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 계기만 있으면 누구나 한없이 뻗어 나갈 수 있어. 이 우주처럼 말이야.”


알쏭달쏭 양자역학 이야기지만 분위기가 설레고 아름답다. 또 긴장하게 하는 미스터리 요소도 있어서 다음 장을 넘기고 싶어진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 듯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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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살 임금님과 명랑소녀 미피티 - 고정욱 선생님이 새로 쓴 미피티와 동물 친구들 이야기
Warren Timms 지음, Elena Strikhar 그림, 고정욱 편역 / 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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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소개와 책 표지에 보이는 ‘편역’이라는 두 글자에 눈길이 갔다. 원작은 말놀이를 살려야 했는데(번역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출판사 대표님의 제안으로 고정욱 작가님이 그림만 보고 새롭게 접근해 전에 없던 신선한 이야기를 완성하셨다. 근사하게 탈바꿈된 책을 보며 작가님의 필력이 대단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줄거리>

미피티라는 여자아이는 청소가 좋다. 항상 밝게 웃으며 열심히 쓸고 닦는다. 깨끗해진 공간을 보면 기분이 좋은 미피티이다. 임금님은 늘 인상을 쓰고 있다. 주름살이 깊어만 가는 임금님을 위해 시종은 미피티를 불러 궁전을 대청소하라고 시킨다. 미피티는 신나서 펄쩍펄쩍 뛰며 궁전으로 간다. 하지만 임금은 모든 게 싫다. 걸레도 싫고 지저분한 건 더 싫다. 주름이 더 깊어진 임금님은 미피티에게 당장 궁전에서 나가라고 한다. 임금님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미피티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때 미피티의 친구 개구리 왕자가 나타난다. (개구리 왕자는 마법이 걸린 임금님의 아들, 왕자였다. 괴팍하게 인상만 쓰는 아버지를 보느니 바깥세상에서 개구리로 사는 게 훨씬 행복한 왕자였다.) 개구리 왕자는 임금님의 왕관 위에 올라가 왕관을 뻥 걷어 찬다. 알고 보니 임금님에게 마법이 걸려 늘 인상을 팍 썼던 거다. 왕관을 뻥 찬 순간, 제정신이 돌아온 임금님은 갑자기 순한 얼굴이 되었고 주름살은 다 사라졌다. 임금님과 미피티는 같이 신나게 청소를 한다. 외로웠던 임금님은 미피티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왕국을 물려주겠다고 말한다.


고정욱 작가님은 어린이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용기있게 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주름살 임금님과 명랑소녀>를 새롭게 썼다고 한다. 

청소를 하면 정말 개운해지는지 몸소 체험해 보고 싶어진다. 엉뚱한 상상도 절로 해보고 싶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을 만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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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웃 3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매직 아웃 3
사토 마도카 지음, 탄지 요코 그림, 이소담 옮김 / 길벗스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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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읽고 서평 도서를 신청했지만 표지가 내뿜는 강렬함이 컸다. 어릴 적 읽었던 만화책 같은 분위기도 물씬 풍겨서 더욱 기대감이 컸던 듯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된 사토 마도카라는 작가에게 관심이 갔다. 일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 이탈리아로 건너가 디자인을 공부한 사토 마도카는 동서양의 분위기를 책에 잘 담았다. 딸이 심심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지어주다가 동화를 써 수상을 하고 계속해서 여러 작품을 집필했다고 한다. 앞으로 작가 이름을 기억하고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진다.


<매직 아웃 3>은 새로운 시대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아서 내용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일어 서평단 책을 신청했는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출판사에서 1권과 2권의 줄거리를 보내 주었다. (감동이다. 이런 디테일에 신경 쓰는 출판사라니 신뢰가 간다.)

마법이 사라진 세상을 구하려는 소녀의 싸움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혼란에 빠진 시민들을 설득하는 모습에 이어 3권에서 등장하는 시민 전쟁으로 힘들어 하는 시민들을 위해 끈기를 보여주는 주인공 아니아가 멋지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빛을 발하는 용기와 끈기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기억해야 하는 덕목이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약자의 아픔을 보듬으며 열심히 나아가는 이야기가 주는 여운이 크다.

여러 이름이 등장하는데 익숙해지는데 다소 어렵긴 했지만 판타지가 가미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가독성이 좋고 필사하고 싶은 페이지도 더러 있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를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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