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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 포인트 - 기독교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12가지 전환점
마크 A. 놀 지음, 이석우 외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07년 8월
평점 :
각 장은 터닝 포인트 자체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사건을 상세히 연구해 보면 '교회사'란 결코 주류 교리들이나 충돌하는 원칙들이나 불가피한 결과물들의 위대한 영원함(great eon)을 통한 거창한 흐름만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빈번히 일어나는 불분명한 사고와 주저하는 행동과 어느 정도는 우리 자신과 같은 인간들이 경험했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누적된 결과들이다. 터닝 포인트들에 대해 더욱 더 상세한 정황을 제공하기 위해 각 장은 다루어진 터닝포인트와 가까운 시기에 쓰인 찬손으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을 맺는다. 각 장 역시 역시 포인트에 참여하거나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쓴 글에서 발췌한 여러 개의 긴 인용문을 포함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될지 모른다. 도대체 왜 교회사에 관심이 있는가? 1. 첫째로 기독교 역사는 기독교 신앙이 가진 변형시킬 수 없는 특성에 대해 계속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교회사에서의 역사적 인물들로부터 받은 영향들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모든 일, 즉 성육신, 십자가 처형, 부활, 승천하신 사건들 안에서 무한한 연관성을 갖는 것이다. 2. 교회사가 두 번재로 기여한 것은 성경해석에 대한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잘못된 해석을 살펴볼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오늘날 소중한 성경 해석들이 이전 시대의 분명히 비정상적인 해석처럼 우리 시대의 관습에 의존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성경의 실제 메시지와 상관없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3. 또한 교회사 연구는 그리스도인과 주변 문화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기 위한 일종의 실험실이라는 점에서 유용하다. 기독교 역사는 명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상반되는 이야기들이 혼재해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있다. 4. 역사 연구에 있어 크게 부각되는 점은 교회가 자신의 구원자이며 자신을 거룩하게 부르신 자를 자주 배반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교회를 지탱시키신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인데, 이는 기독교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이다. 즉 과거를 연구하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적절한 태도를 형성시키는 데 유익을 준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회사 연구를 하면 우리 자신과우리 신앙에 대해 더욱 겸손해지게 된다.
우리가 기독교 역사를 미화하지 않고 실제적으로 연구를 하게 되면, 이기주의, 반란, 압제, 편협성, 게으름, 소심함, 살인 그리고 다른 모든 욕망과 함께 권력에 대한 갈망이 세상에서만큼이나 광범위하게 아주 수치스러울 정도로 교회에서도 번성했다는 것이 분명해지게 된다. 또한 교회사에는 모든 긍정적인 흐름, 고귀한 사례들과 함께 인간의 사악한 행위가 풍부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한 기록을 보면 인간들의 조바심보다 하나님의 인내가 더 넓으며, 인간들의 범죄보다 하나님의 용서가 더욱 힘이 있으며, 인간의 죄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크 A. 놀,『터닝포인트』시작하면서 중에서 -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기독교의 역사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단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분기점이 될 만한 시대, 사건,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전체적인 역사를 읽어낼 수 있는 하나의 시각을 얻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12개의 단면을 통해 2000여년의 기독교 역사를 읽어낼 수 있는 흐름을 제공해 준다. 저자의 이런 시도는 그의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을 통해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무조건적인 섭리를 들이대거나, 자신이 스스로 밝힌 복음주의 신념에 입각한 지나친 편가르기식 혹은 편향적 평가와 판단을 내리지 않는 선에서, 조금은 더 폭넓게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여 삶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역사의 이해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교회사 연구의 의미는 그런 면에서 그의 글쓰기의 탄탄한 기둥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은 고백적인 내용, 신앙적인 의미 부여 차원의 내용이 자연스레 드러나고 있지만 그리 밉지는 않았다. 도리어 간간히 드러나는 고백적인 서술은 진지한 되물음 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편안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내용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질문과 오늘날의 교회에 적용할 점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질문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질문거리는 실제로 목회를 하고 있는 한 목회자가 자신의 교회에서 연구 모임을 가져보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정도의 독서 모임을 가지고 있는 교회내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이 부분은 지금의 한국의 교회에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기독교인은 역사성과 떨어질 수가 없다. 기독교 신앙 자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굴곡진 사건 사고들을 통해서, 그 가운데 있었던 보이지 않는 섭리를 통해서 하나 둘 모양새를 갖추고 이제까지 전승되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폭넓고 다양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야 말로 신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런 정도의 내용을 함께 읽어가는 것은 조금은 진지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또한 기독교의 길고 긴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의 정리된 지식을 갖추고자 원한다면 그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모로 실용적인 저서라고도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