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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날 대신해 ㅣ 소설, 잇다 5
김명순.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6월
평점 :
한국 근대 시대에 살았던 김명순 작가와 현대 시대에 살고 있는 박민정 작가가 외로움과 공포라는 주제로 작품을 통해 만났다.
가부장제도가 심했던 식민지 근대 시절, 김명순 작가는 뛰어난 문필력을 가졌지만 출생을 거들먹 거리며 사회로부터 외면 당했다. 그녀가 겪었던 자전적인 소설 세 편과 김명순 작가가 겪었던 식민지 조선 시대에서 여성에게 가해진 혐오를 공포로 접근한 소설 한 편과 에세이 한편이 실려있다.
처음에 만나게 되는 김명순 작품은 그녀가 얼마나 그 시대에 힘들었는지를 간접경험하게 된다. 또한 그녀 작품이 왜 뛰어난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가독성있으면서도 이미지가 저절로 그려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점층식 구조처럼 세 편의 소설은 점점 분량이 늘어난다.
식민지 조선 시대에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야말로 냉혹하다.
그래서 그 냉혹함이 외로움으로 표출된다. 그 속에서 살아야 했던 여성의 몸부림을 김명순 필력으로 마주하게 된다. 신여성이 유행했고 자유연예가 유행했던 시절이었지만 여자가 바라보는 시선과 남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달랐다.
더우기 세 번째 작품 << 외로운 사람들 >> 에서 순희 시선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순철 시선으로 확장되면서 마무리된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시작되는 <<천사가 날 대신해>> 박민정 작품은 '나' 시선으로 시작된다. 함께 보기로 한 JLTP2급 시험을 두고 사라진 세윤. 2년 전 이혼을 하고 새롭게 시작한 직장 생활하면서 남기기 시작한 일상 브이로그. 뜻밖에서 거기서 등장하는 로라. 그녀는 위험한 인물이기에 친구 세윤에게 이야기했지만 경고를 무시한다. 소설은 누가 세윤을 죽였는지 이야기 하지 않지만 독자는 어렴풋이 육감적으로 느낀다. 범인이 누구인지를......
박민정 소설 속 여자는 이중적인 외로움을 겪는다. 이혼, 그리고 새로운 직장에서 느끼는 소외감. 소외감은 공포로 확장되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이런 일은 상상이 아니라 우리 현재 사회에서도 충분히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렇기에 더 공포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다른 두 작가지만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근대적 사회나 현대 사회나 여성이 느끼는 외로움은 공포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근대 작가와 현대 작가가 바라보는 여성 시선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오랜만에 몰입해서 하루 만에 읽은 소설책이다.
한국 소설을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