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괜찮겠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 그것도 괜찮겠네 >

 

나름 일본 소설은 읽어봤다고 얘기할 정도로 읽기는 했지만,

주로 빼어나게 자극적인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통해 일본 작가들을 알았기에

일본 젊은 층이 '가장 따뜻한 작가'로 꼽는다는 이사카 코타로, 너무 생소하다.

그런데 이 분, 영화 '골든 슬럼버'의 원작가셨네. 영화도 봤었는데.

시놉이 참 투철하게 잘쓰여진 작품이라 여운이 오래갔던 작품이지만

'따뜻한' 이미지는 아니였는데.. 미스터리 작가이고.

 

어느 미스터리 심사평에서 "지루한 작품들이 많다"라는 평에

작가로 도전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어쨌든 미스터리 작가로 데뷔한 이사카 코타로가

어떻게 쿨하면서 따뜻하고, 치밀하면서 다정하고, 진지하면서 소박하다고 할까.

자체가 미스터리로 느껴지는 작가같다.

어쨌든 이 책 <그것도 괜찮겠네>는 등단 10년을 기념해

숲의 도시 센다이에서의 그의 일상과 소소한 삶에 대한 인생관이 깃든 글들이라 하니.

 

사실 이 책이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제목 때문이였다.

<그것도 괜찮겠네>라니.

시크하면서도 부담없이 마음의 위안을 남겨주는 말인지!!

얼마전 결단장애 세대를 위한 결정어플이 나왔다는 기사를 읽으며

전혀 모르는 타인으로부터라도 위안을 또 격려를 받고싶은

고독한 세상인가보다 하고 혼잣말을 했는데.

 

그런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읽으며 첫장부터 웃음이 났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생각.

그의 작품에 일본 젊은 층이 반응하며 끌리는 이유가 '다정다감'이라지만

이건 잡다한 신변잡기적 이야기들이고

불만투성이의 일들에 대한 투덜거림, 혼자 정리해버리기 등등

그러면서 슬며서 동의를 구하기도 하고.

대략난감한 상황들에 대한 황당한 결말의 일상사.

작가이다 보니 청탁에 대한 기억들.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작가 본인이 시원하게 인정해버리니

이 책 자제가 아주 개인적인 고백톤이다.

컨셉은 얼렁뚱땅 So cool.

 

미스터리 작가의 따뜻한 글들이 어떠할지 감이 잡지못하고 읽었는데

읽고나니 그리 나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다만 기억나는 얘기도 별로 없다는게 장점이고 단점인가.

"속은 고양이 이마보다 좋아도 마음은 넓게 쓰고 싶군요"라더니

귀여운 캐릭터 고양이의 넓은 이마가 인상적이였고.

 

최근 소설보다도 소설가들의 수필과 그 감성에 눈맞춰보는게 좋아졌기에

<그것도 괜찮겠네>하는 소탈하고도 솔직한 감성을 느껴보고 싶었고

작위적이게 회의적이던 일본의 몇몇 여성 작가 작품들과는 분명 다르게 읽힌다.

그런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따뜻함을 기대하는 에세이로는 낮은 점수를 줄 듯.

 

어떤 독자 서평 중 "혼자서 읽으면 좋은 책, 무엇보다 피곤하지 않은 책입니다"

완전 공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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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평화
존 놀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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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된 평화 Separate Peace >

 

관계맺음에서 오는 감동으로 소름돋던 몇 권의 책들이 있었다.

성인이 아닌 미성숙한 그들, 그래서 아직은 작은 사회 속에서

그들의 존재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던 모습에서 나를 찾고 싶었는지도.

<죽은 시인의 사회>가 그러했고, <파리 대왕>이 그러했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과제로 대했던 기억이 강해서인지

의무감과 약간의 거부감이 느껴지는 책이였지만 이후 다시 읽게 된 그 책에서는

방황 속의 순수를 지키려던 주인공의 번뇌가 충격으로 남았었고.

그랬던 <호밀밭의 파수꾼>에 견줄 만한 책이라 하나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존 놀스는 미국 최고 명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전쟁 중 기숙학교에서 한여름을 보냈던 무리의 소년들이

분노, 폭력, 증오 속에서 우정, 스포츠정신, 충성심 등을 나누며

절망과 시기, 질투, 상처를 안고 성장해가는 모습과 심리를

절제되고도 심도있게 그려낸 이 책 <분리된 평화>를 썼다고.

1959년 런던의 첫 출판 이후 이 책은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며

여전한 필독서로 여겨지고 있다하니 대단한 책인건 분명한 듯.

 

이 책은 명문기숙학교 데번을 찾게된 주인공 진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전쟁으로 급조된(급성장과 군사훈련까지도 요구당했던) 학기를 보내면서

"방치된 데번"에서 내성적 모범생이였던 그가

무슨 일을 저질러도 빠져나가는 매력남인 피니어스와

룸메이트이자 '단짝'을 이루면서

피니어스를 선망하고 동시에 질투하는 심적 내면과 행동하는 외면을 보여준다.

무리의 인정받기 위한 강물 속 다이빙과 군대식 걸음걸이, 교칙 위반들,

"학교는 전쟁에 일어나는 모든 일과 연관되어" 있음에도

그와 그 친구들은 현실과 분리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열일곱의 그들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지도자 없는 기묘한 무리" 속의 리더인 피니어스의 평화를 갈망하고

거만하고 거들먹거리며 '가장 먼저'를 말만 앞세운 브링커보다

숫기 적은 레퍼가 가장 먼저 자원입대를 하고 정신적 붕괴를 맞는 와중에

불안한 진의 심리와 상황은, 전쟁의 간접적 폐해(실제 전투에 참가한 사람은 없었다)가

그를 비정상적인 평화 속에 남겨둔 것이였다.

 

"내가 진정으로 복무한 것은 학교에서였다. 그곳에서 나는 나의 적을 죽였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1942년을 당시로 하여 회상된 이 책은

그들의 데번이 전쟁의 암울함이 그들을 옭아매는 외부의 강력한 부담인 동시에

파멸당할 숙명(군대 징집 대기는 그들을 불안하게 했다)에서 유예를 주었기에

이 시기를 보내게 된 그들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투 상황에서 뛰어내리는 연습이면서 자살클럽가입의 신고식이였던 다이빙,

피니에 대한 선망과 질시에 사로잡힌 진의 두 번에 걸친 충동적 행동과

"완벽한 존재에 대한 평범한 자의 애증"이라 결론지어진 피니의 죽음,

정작 전쟁보다는 데번에서 진의 성장은 이루어진 것이다.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숨죽이며 단숨에 읽으면서도

탁월했던 작가의 심리적 묘사(폐부를 찔린 듯한 묘한 기시감이 있었다)는

성인 역시 무리 속에서 성장과 갈등을 겪게 되는 바를 깊게 생각하게 했다.

성인이라고 성장이 끝난 것은 아닐테고, 선망과 질시를 잊게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무엇보다 "이성보다 더 깊이 숨겨진 감정, 지나치게 진실된 그런 감정"이

여전히 살아있지 않을까!!

 

단지 청소년 성장소설로 가름짓기에 너무도 훌륭한 책이였다.

끝없이 흔들리는 자아와 그 안의 영혼과 순수, 그것을 생각하며 읽었던 책,

<분리된 평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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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공경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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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언자 >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면 답답함이 먼저 엄습해오곤 한다.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어긋남과 그 간격, 매순간 흔들리는 관계와 과정들,

이 모든 것에서 나를 지켜낸다는 것도 큰 스트레스이고

순간순간 혼란한 마음을 다잡는데 용기와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니까.

 

"함께하면서도 거리를 두기를

그리하여 그대들 사이에

천상의 바람이 너울대게 하기를"

허허롭던 내 마음에 와서 팍 꽂히는 이 문구,

칼릴 지브란이라는 아련하게 들어본 이름이

얇고도 아름다운 이 책 <예언자>를 읽게 했다.

 

레바논 출신의 기독교인이자 작가인 칼릴 지브란.

아랍어로 쓴 희곡으로 '지브라니즘'이란 이름을 얻었던 그는

후원자이자 연인이였던 메리 헤스켈과의 인연 속에

주고받은 편지를 엮어낸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로 유명하다.

한번쯤 인터넷이든 어디든 들어봤을 이 책과 그 글들.

설레이고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연은 모두 담아낸 듯 했던 기억이다.

 

이 책 <예언자>를 "현대판 성서"라 하는 과한 마케팅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칼릴 지브란의 대표작이기에 기대가 컸던 책이였다.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더니

과연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다.

칼릴 지브란의 20년의 구상 끝에 나왔다는 이 책은

그가 원고의 어휘가 최상의 표현인지 확신하고 싶어서였다고 하니.

 

범인의 질의에 지혜로운 자의 입을 빌린 답,

일상과 삶을 이어주는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

답에 이른 모든 그 글들은 현답이고 축복이였다.

읊조르는 글마다 노래 같고 타이름 같고 위로같으며

사색의 시간 속으로 느긋하게 끌어들이는 느낌이 전해온다.

 

예언자보다 현지자가 더 어울려보이는 이 책,

기독교인이지만 유대교의 랍비나 이슬람 이맘(사제), 해탈에 이른 승려같은

삶의 지혜와 그 길을 담은 글들이 심금에 남는다.

편하고 쉽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면,

남들의 처지와 이해를 왜 우선해야 하나 싶은 불온한 마음이 스며들 때,

일상의 욕심과 다툼 속에 일그러지는 나의 삶을 다독이고 싶을 때,

다시금 읽고 싶어지겠지.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고싶은 다짐을 다지게 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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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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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 입은 남자 >

 

역사인물 중에 미스터리한 출생이나 사망, 기록부재가 몇몇 있었다.

근세에는 유관순의 사망설이 부정되기도 했고(잔 다르크도 그런 설이 있긴하지만)

그 외에도 소현세자, 정조, 고종의 독살설도 분분하기에

알려지지 않고 속닥이는 이야기가 자극적인 상상에 부채질을 하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항상 궁금해했던 장영실의 기록,

시대를 앞섰던 천재, 노비라는 신분을 넘어섰지만 그를 잡아챘던 불운.

영실에 대한 세종의 신임을 시기했던 조선의 사대부는

그가 설계한 임금의 연이 돌풍에 내려앉자 사약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했고

뒷배없던 영실은 목숨만 구명한 채 역사의 뒤로 사라져 소식이 없었다하니.

 

장영실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영실의 자질을 사랑했던 세종의 선처로 죽음을 면했다고 하지만,

세종이 영실을 숨겨 자유로운 연구를 하게 했다면

장영실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들을 하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하곤 했다.

영실 이후의 수많은 발명들과 심지어는 한글도 장영실이 관련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 차에 우연히 보게된 박하출판사의

<한복 입은 남자 : 장영실의 미스터리>의 PDF가제본 사전리뷰단 모집공고.

무려 1000명이나 모집한다니 자신있게 응모했고

책이 나오기도 전에 가제본을 먼저 읽을 수 있었다.

역사인물 미스터리에 정말 부합했던 책 <한복 입은 남자 >.

조선을 떠난 영실이 둥근(?) 지구를 탐하여 유럽에 이르러

레오나르드 다빈치를 만났다는 결과를 앞에 두고서도

장영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일은 흥미백배였다.

 

액자식 다큐형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비차'의 복원모델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와 흡사한 부분을 두고

다큐를 제작하는 PD진석을 찾아온 엘레나 꼬레아가

그의 조상이 썼다는 일기 비망록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꼬레아'라는 성을 쓰게 한 그를 찾고 싶다하고

이를 방해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긴박하면서도 감정적 스릴이 있었다.

 

 

 

 

루벤스가 그렸다는 '한복 입은 남자'.

이 그림의 모델로 알려진 안토니오 꼬레아.

어린 소년이 임진왜란으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이후 노예 신분으로 유럽까지 팔려갔다는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인물이

당대 최고 천재화가 루벤스의 모델로 과연 합당했을까?

'한복 입은 남자' 모델은 혼혈같은 묘한 인상을 풍기며

위엄돋는 자세로 초상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어린 소년이 성인 의상을 갖춰 유럽에 입성했다!!

이 생각지도 못한 헛점에 허를 찔린 기분이다.

책에서도 이 부분이 한 등장인물에 의해 각인되고 있다.

 

마젤란의 세계일주보다 100 여년 앞섰다고 추정되는

조선의 존재를 몰랐던 시절에 등장한 이 그림이 뿜어내는 부담감이 던지는 의문 하나.

조선의 성인 의상, 철릭을 입은 그는 누구였을까.

 

신분제로 그들의 기득권만 지키고 싶었을 조선 사대부에 이어

출중한 장영실을 위험인물로 규정할 수 밖에 없었던 로마 교황청.

지구가 둥글다는 갈릴레이만으로도 골치 아팠던 그들에게

조선의 영실이 또 지구가 둥글다고 하니.

사대부의 화살을 막아준 세종이 있어기에 조선의 장영실이 가능했다면

로마 교황청의 공격을 막아준 그는 메디치 가와 다빈치가 아니였을까하는 상상.

장영실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누는 우정과 신뢰, 지혜와 지식들.

그 산물들인 수많은 발명품과 그림들, 스케치들.

 

추적하는 소설이 내 구미에 딱 맞기에

파일을 클릭하는 순간부터 끝내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않고 읽었다.

익숙치 않은 한복의 세세한 설명과 용어들 - 철릭, 단령, 담호 등이 호기심 있고

무엇보다 세간의 정설로 알려진,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인물에 대한 부정이 진정이 닿아있어 흥미로웠다.

 

또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일명 비행선에 해당하는 비차,

다빈치의 스케치와 너무도 흡사한 부분도 궁금증을 유발하기 적절했다.

이 소설의 출발점이기도 했기에 기대가 많았었고

역발상적인 러브라인의 구성과 내용의 추리 구성이 아귀가 맞아

무리없이 읽기 좋았던 책.

 

"이제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훨훨 날아가자."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없었던 장영실, 그의 심정이지 않았을까!

 

일전에 읽었던 최인호 님의 <제 4의 제국>,

망국 6가야가 일본으로 건너가 철기문화와 도기로 패권을 쥐게 되는 이야기.

망국이기에 기록조차 남지 않은 가야의 흔적과 그 중흥을 추적하는데 있어

추리에 이은 고증이 완벽하다 여겨져 아주 감명 깊었는데

이 <한복 입는 남자>는 그런 면에 있어 소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다른 가설로 만나게되었던 미스터리한 역사의 한 부분이였기에 만족스러웠던 책이다.

 

역사 기록 이전에 유럽으로 향했던 조선의 천재가 있었으며

중국과 교역을 제대로 트기도 전에 조선의 문물이 유럽에 닿았으리라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울 이 일이, 소설임에도 극히 흥미로웠기에.

 

 

 

 

비거 혹은 비차로 불렸던 최초의 비행선의 복원.

실제 나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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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4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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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치코 서점 >

 

기묘하고 호러스러움은 정말이지 일본을 따라가기 힘든 것 같다.

그게 영화든 소설이든 무엇이든.

아직도 나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영화 '링'이고 여러 일본소설들이니.

기억에 지우고 싶어서인지 이제 딱히 떠오르진 않지만.

 

이 책 <사치코 서점>의 표지 역시 호러스럽다.

꼭 등장하는 고양이도 포함하여 괴기스러움이라니.

그런데도 호러이면서 따뜻하다니!! 상상이 잘 안되는 이 책.

그럼에도 가장 믿고 읽게되는 일본의 권위있는 '나오키 상'을 받았다는

작가의 책이라니 호기심 증폭되어 읽은 <사치코 서점>이다.

 

저자 슈카와 미나토는 일본 게이오대학 출신으로 출판사에 근무하며

2002년 데뷰 다음해 나오키 상 후보에 오른 후,

2005년 <꽃밥>으로 나오키 상을 받았다고.

저력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어 더 호기심으로 읽게 된다.

이미 2010년에 발간된 책이지만, 이번에 재간된 책이라는 점도.

 

일본 호러의 강점은 죄의 유무를 따지지 않는 피해 코스프레인데

우리의 전설의 고향처럼 죄인만 처단되는게 아니라

주변인 주인공 가릴 것 없이 살아남지 못하는데 있는 듯.

그런데 이 책은 시작부터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신기한(?) 상황들이다.

 

도쿄 변두리의 쇠락해가는 상점가 아카시아에 상주한 '사치코 서점'

이 곳의 주인은 노인으로 '아쿠타가와'를 연상하게 한다는 소개가 있다.

아쿠타가와라니!! 진짜 서점 주인으로는 좀 괴팍한 인상을 풍기는 뉘앙스지만

실제 주인은 너무도 인정스럽고 따뜻하다.

또 나름 조연급으로 등장하는 주점집 딸 구니코의 이야기도 호기심 짙다.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라던가,

진짜 랭보 연구를 하던 불운했던 천재와의 쪽지 연락 같은.

 

사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바는 기묘하긴 하지만

괴기나 호러는 없다. 그걸 기대한다면 이 책은 패스해야 할 듯.

나도 이 부분에선 상당히 실망하긴 했지만.

그렇지만, 따뜻한 인정은 있으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게 추워진 날씨에 맞춰 호러로 시작해서

훈훈한 따뜻함으로 이 겨울초입을 보내고 싶다면 괜찮을 정도의 책이라 생각된다.

 

 

 

 

아쿠타가와 상의 빛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닮은 서점 주인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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