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공경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예언자 >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면 답답함이 먼저 엄습해오곤 한다.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어긋남과 그 간격, 매순간 흔들리는 관계와 과정들,

이 모든 것에서 나를 지켜낸다는 것도 큰 스트레스이고

순간순간 혼란한 마음을 다잡는데 용기와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니까.

 

"함께하면서도 거리를 두기를

그리하여 그대들 사이에

천상의 바람이 너울대게 하기를"

허허롭던 내 마음에 와서 팍 꽂히는 이 문구,

칼릴 지브란이라는 아련하게 들어본 이름이

얇고도 아름다운 이 책 <예언자>를 읽게 했다.

 

레바논 출신의 기독교인이자 작가인 칼릴 지브란.

아랍어로 쓴 희곡으로 '지브라니즘'이란 이름을 얻었던 그는

후원자이자 연인이였던 메리 헤스켈과의 인연 속에

주고받은 편지를 엮어낸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로 유명하다.

한번쯤 인터넷이든 어디든 들어봤을 이 책과 그 글들.

설레이고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연은 모두 담아낸 듯 했던 기억이다.

 

이 책 <예언자>를 "현대판 성서"라 하는 과한 마케팅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칼릴 지브란의 대표작이기에 기대가 컸던 책이였다.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더니

과연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다.

칼릴 지브란의 20년의 구상 끝에 나왔다는 이 책은

그가 원고의 어휘가 최상의 표현인지 확신하고 싶어서였다고 하니.

 

범인의 질의에 지혜로운 자의 입을 빌린 답,

일상과 삶을 이어주는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

답에 이른 모든 그 글들은 현답이고 축복이였다.

읊조르는 글마다 노래 같고 타이름 같고 위로같으며

사색의 시간 속으로 느긋하게 끌어들이는 느낌이 전해온다.

 

예언자보다 현지자가 더 어울려보이는 이 책,

기독교인이지만 유대교의 랍비나 이슬람 이맘(사제), 해탈에 이른 승려같은

삶의 지혜와 그 길을 담은 글들이 심금에 남는다.

편하고 쉽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면,

남들의 처지와 이해를 왜 우선해야 하나 싶은 불온한 마음이 스며들 때,

일상의 욕심과 다툼 속에 일그러지는 나의 삶을 다독이고 싶을 때,

다시금 읽고 싶어지겠지.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고싶은 다짐을 다지게 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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