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양장) - 삶의 기술, 늙은이의 노래
김홍경 지음 / 들녘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서는 [노자]를 제외하고

[노자]에 대해 논한 사람들의 말을 알 수 있다.

[백서 갑]을 저본으로 했다고 하는데, 대부분은 백서 갑도, 아니라, 백서 을, 혹은 통행본, 즉 현행 [도덕경]에 꾀어 맞추어 보고,

[노자]를 잡가서라고도 하고, 정치술이라고도 하고 처세술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또 본인의 창조적 고민도 있었겠지만,  일본의 사이토 세쯔도, 중국의 양계초, 혹은 서양의 누구와 같은 사람의 입장을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노자 백서에는 이런말이 있다.

其出也, 彌遠, 그 나간다 함은, 더욱 멀어진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노자를 논한 사람들의 말(대게 노자가 혐오한 학자들이다)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더 노자를 알기 어려워 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자들은 날마다 더하기만 하니, 정작 비워 진 이 道를 알 수가 없을 터이니 말이다. 

이 책 역시, 날마다 노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하는 지식과, 말을 더 할 뿐,

정작 [노자]가 쓴 바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 보자, 초간 노자에 여성성이 없다고 하지만, [초간 노자]에는 女, 奴와 같은 표현이 나온다. 어떻게, 大白辱, 女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쓰였다 해도, 女가 본래 음전히 앉은 여자의 꼴인데서, 의역하면, 크게 깨끗한 흰 빛은 욕됨에 음전히 앉는다 볼 수 있다. 이는 백서나 통행본이, 大白如辱이나, 大白若辱이라 옮겨, 크게 흰 빛이 더러움 같다 보고, 동일률을 위배해 모순에 빠졌던 것이지만, 기간 꿈 보다 해몽이라던 것처럼, 역설적으로 이해해 왔던 것 보다, 훨씬 좋은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은 백서 갑 33번째에도 있으니, 天將建之以玆垣之라 한 것이 그것이다.

또 [백서 노자]를 저본으로 해서 [초간 노자]는 아직 노자라 하지 못하고, 춘추시대의 이런저런 사상을 묶은 잡가서라 했지만, 정작 [백서 노자]는 [초간 노자] 전부를 모두 인용, 수록해 옮겨서, 이를 노자로 보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게다가 몇몇 글자들, 즉 여기서 나오는 女나 '클 비丕' 혹은 {爲心}과 같은 글자들은 [초간 노자]의 글자를 그대로 빌어 쓰고 있으며, 심지어, [백서 을]이나 현행 [도덕경]은 [초간 노자]에 근거해 [백서 갑]의 글자를 수정해 나가기도 했건만, 답답한 일은 이 무슨 '안경'을 쓴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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