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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린 10명의 용기 있는 과학자들
레슬리 덴디.멜 보링 지음, C. B. 모단 그림, 최창숙 옮김 / 다른 / 2011년 2월
평점 :
조지 포다이스, 라차로 스팔란차니, 윌리엄 버튼과 호러스 웰스, 다니엘 카리온, 제시 러지어,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존스콧 홀데인과 잭 홀데인, 베르너 포르스만, 존 폴스탭, 스테파니아 폴리니. 퀴리 부부를 뺀 다른 과학자들의 이름은 너무도 생소하다.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쓰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펼쳤던 그들의 이야기는 어린이들뿐 아닌 어른들에게도 감동과 여운을 남겨준다.
열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알아내고자 한 영국의 내과의사 조지 포다이스는 방의 온도를 100도 가까이 올려놓고 친구들을 초대해 실험에 들어갔다 한다. 가지고 들어갔던 달걀이 완전히 익고 고기는 바싹 구워졌지만 인체의 온도는 36.7를 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지금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그 사실이 이런 발견에 의해 상식으로 통하게 된 것이다. 2년 전 대동맥폐쇄부전증을 앓아 심장부위의 수술을 받은 나는 카테터를 발명해 심장을 검사한 포르스만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 성공의 기쁨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이야기이다.
존 과 잭 홀데인 부자는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 과학 실험을 했다. 특히 호흡에 관해 관심이 많았던 부자는 유독가스를 들이마시고, 노동자들이 일하는 위험한 환경에서의 호흡도 연구해 수많은 광부와 잠수부, 군인의 생명을 구했다. 이외에도 소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기 위해 나무튜브를 만들어 삼킨 스팔란차니, 700명의 사망자를 낸 페루사마귀병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몸에 병균을 접종한 칼리온, 비행기 충돌시 조종사들이 견딜수 있는 순간적인 감속을 알아내기 위해 로켓썰매를 발명해 직접 시험주행을 했던 스탭. 어찌보면 이들의 실험은 위험하고 무모해 보였을지 모른다. 동시대의 사람들은 그들의 연구결과에 큰 도움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멀리 내다본다면 과학자 개인만의 성과가 아닌 인류 모두를 위한 성과였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에겐 용어나 내용이 많이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엄마 마음대로 각색하고 빼고 더하며 주제만이라도 전달하려 애를 썼다. 사실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 그래도 아이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는 듯했다. 그리고는 자신도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며 자신의 꿈을 그렸다.
파티쉐가 되겠다는 누나 옆에서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되겠다며 둘째녀석도 한껏 그림 솜씨를 뽐냈다.
책을 읽고 나름대로 소화해 독후활동을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녀석들이 3~4년 더 큰 후에는 책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과학자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지 않을까? 그때까지 잘 간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