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많은 것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우게 되는 것.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기초정보도 없이 떡하니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엄마도 우왕좌왕 하는데, 아이는 불안하지 않았을리 만무하다. 어디서 뭘 어떻게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채 한 달 두 달 보냈는데 벌써 일 년이 지나 2학년이 되었다니 새삼 엄마로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학교 생활에 대한 많은 것들을 잘 모르겠다. 학교를 적극적으로 따라가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내놓으면 알아서 잘하겠지. 알아서 잘 가르치겠지. 했던 나의 안일한 게으름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학교는 내게서 멀다. 권위와 규칙, 획일성만을 강요하던 나의 학창시절 불합리가 학교를 멀게 느끼게만 한다.
둘째 때는 첫단추부터 잘 끼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으니. 더불어 2학년인 큰아이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는 계산에 체험동화를 잡았다. 입학준비부터 자율성과 특별교실까지 세 가지 이야기가 있다. 우선 그 첫번째인 입학준비!
유치원도 가기 싫어하는 둘째 녀석에게 학교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휴~ 그런데, 사실 좀, 아니 꽤나 지루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너무 길면 금새 아이들은 딴짓을 하기 일수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늘어지니 흥미를 가질 만한 부분을 찾아 읽어야했다. 유치원에서도 공부하기 싫어하는 녀석인지라 공부가 왜 필요하고 해야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공부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마침 누나의 1학년 책이 있어 '우리들은 1학년'부터 '바른생활' 즐거운 생활'...책들을 함께 보여주었다.
이야기를 듣던 두 녀석은 당장에 학교놀이를 해야겠다며 선생님과 학생이 되어 수업에 들어갔다.
누나의 가르침에 제법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 둘째. 아마 학교생활도 이만큼 잘해내리라.
입학준비에 특별히 필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읽고 쓰고 정도의 기본적인 것을 갖춘다면. 기초적인 것을 배우는 곳이 초등학교라 생각했던 건 어쩌면 시대착오적인 것인지 모르겠다. 요즘엔 웬만한 것은 이미 선행학습으로 배우고 오는 시대 아닌가. 그러니 기본적인 것 보다 조금 더 준비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책 맨뒤에는 입학에 관한 기본정보가 친절하게 적혀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사립학교 추첨이나 공부를 잘 시키기 위해 일등엄마가 되는 이야기에는 동감할 수 없었다. 두 아이가 책을 통해 역할놀이에 빠질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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