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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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도 성격이 있다면 이 책을 다정한 책이라고 규정하겠습니다. 작가님의 따스한 성품이 고스란히 담긴 책.
누군가 꽁꽁 언 제 손을 잡고 호호 입김을 불어주고온기 가득한 옷깃 속으로 품어주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살면서 지은 이야기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어떤 삶도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우리가 삶으로 빚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흘러 갔으면 하는 마음. "
작가님이 이 책을 쓰는 내내 품은 바람도 바로 이것,
"우리는 누구나 이야기가 된다" 입니다.

한페이지에 한가지 주제로 작은 이야기가 흐르고,
이어서 질문을 던져 줍니다.
작가님의 이야기에 베시시 웃기도 하고,
질문에 답하느라 꽤나 심각해 지기도 했었어요.

나를 소개해보고, 기쁘고 슬펐던 순간을 기억해보기도 합니다. 민낯의 나에게 격려도 보내고, '척'하느라 힘들었던 자신을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나, 순간, 사람, 추억, 취향, 대화, 희망
7개의 주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처럼
다채로운 삶의 순간이 펼쳐집니다.

책을 덮는 순간 슬픔, 불안 이런 감정 대신 내 삶을 채워준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고 감사한 마음이 솟아납니다.

달콤한 코코아 한모금 머금은 것 같아요.
보송보송한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누군가가 전해준 손난로를 손에 쥐고 있는 듯한
포근함.... 이 마음이면, 뭐

인생 그까이것 누구보다 잘 살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았던 위로
p.70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이 사는
어른의 세계가 너무 고단하지도
외롭지도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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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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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역사와 개인의 기억을 오롯이 담아낸 작품입니다. 해방 전후의 혼란, 한국전쟁의 상흔, 가난과 상실… 그 모든 무게를 어린 시절의 ‘싱아’라는 기억으로 길어 올립니다.
싱아 찾아 애타게 산속을 뒤지는 장면에서
시어머니, 할머니 생각도 불쑥 났습니다.
어떤 세월을 살아오셨을까.
해방과 전쟁, 가난과 상실… 저는 직접 겪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박완서 작가님이 써 내려간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니, 그 시대의 아픔이 꼭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때 우리 시부모님도 이런 삶을 살아내셨겠구나.”
누군가의 숨결과 감정으로 전해지는 체험이였고
이해였고 공감이였습니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는 전쟁도 빈곤도 직접 겪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다른 부류의 상실을 경험하고, 무너지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 오빠의 부상으로 피난이 불발되고 빈 집의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간 날.
수많은 고약한 우연 앞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주인공. 증언의 책무를 되새기는 그 단단한 마음

“삶은 계속된다. 반드시 살아내겠다.”
는 강한 결의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유효한 회복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책장을 덮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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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연고자들 위픽
백온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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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알고 있을까. 귀신등장의 공포소설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이 소설이 얼마나 큰 화두를 던지고 있는지.
사랑.사람.관계.상처.회복을 넘어 사회제도와 시민의식. 공동체에 대한 의무까지도 건드려버린 커다란 이야기

"너의 몸이든 영혼이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너를 수습하고 너를 감당하고 오래도록 기리겠다."

죽은 다음 깨닫게 된 '전부'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걸 놓친 후에야 다짐에 다짐을 해버리는 어리석은 존재다.

그러지말자. 고개를 들어 곁을 살피자.
다가가자. 가족일까 타인일까.
개인일까 사회일까. 그건 각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다가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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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와 시인의 마음을 받아쓰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필사 에세이
유희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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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책이 고작 18,000원 이여도 될까.

정성스럽다.

아련하고
고요하다.

천천히 가고 싶어진다.
딴생각을 해도 괜찮다고, 미워 할 수 없다고.

'싫다.좋다. 기쁘다. 슬프다' 이런 단편적인 동사들로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어 애타는 데

시인의 동사는 어쩜 이리 다채로울까

산문에 운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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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시인의 마음을 받아쓰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필사 에세이
오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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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시인님의 에세이도, 일러스트도 넘 좋습니다.
사철제본된 책이 정성스러워요.

깊은 밤 한 문장씩 따라 쓰다 보니
큰아이 자취방에 있던 드림캐처가 생각납니다.
가끔씩 밤에 잠드는 것이 힘들다는 아이

고등학교 수험생 시절엔 가위에 눌린 적이
잦았던 아이지요. 학업스트레스이겠거니 했죠.
대학생이 되어서는 밤이 되면 불안한 마음이
불쑥 찾아온다고 합니다.

해야하는데 하지 못했던 말
지어야했는데 짓지 못했던 표정
꼭 하고 싶었던 그 무엇들
그런 것들이 밤마다  딸아이의 마음속을
헤집고 다니나 봅니다.

밤은 크고. 밤은 길고. 밤은 무겁고 밤은 넓지요.
밤은 깊어요. 깊은 밤, 잠 못드는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시인의 마음을 받아쓰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겠죠.
그렇게 마음속에 소리없이 별이 뜨고
달이 뜨고..빛이 스며들어
빛나는 아침을 맞이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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