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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공기건강법 - 스스로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윤대규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과의 인연은 아주 우연히 자그마한 동네 서점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그 당시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있었다
고질적인 소화불량과 공황장애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 즈음 나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복부. 특히 위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떤 생각이냐면 공황장애를
비롯해 자율신경 문제가 위장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내 생각에 확신을 더해 주었다
그리고 기의 존재에 대해 몹시 흥미로운 이론들이
적혀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확신하고 있었고
자신의 삶의 과정을 서술해놓은 부분에서 나는 감동
받았다.
나는 고향이 대구인데 저자도 대구에 살고 계셨다.
얼마 후 나는 대구에 가서 저자를 직접 뵈었다.
저자가 아니라 지금부터 호칭은 선생님.
선생님은 자기만의 피공기 관리원을 개원해서 운영
하고 계셨고 나는 그곳에서 치료받기로 결정하고
잠시 서울생활을 접고 대구에서 몇 개월 지내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치료는 시작되었다.
첫 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과어깨 근육 그리그
턱관절 장애가 호전된 것이었다. 마사지처럼 단순한
시술이었는데 효과는 놀라웠다.
책의 요지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선생님이 개발한
도구로 몸의 기공을 열어줘 기의 흐름을 좋게 하면
오장육부가 튼튼해져 모든 질병이 치료된다는 것.
특히 중요한 부위는 바로 복부라는 것.
나는 며칠동안 받은 치료만으로도 몸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었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피공기 치료법이 아니었다면 나는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수십번 치료를
받았고 상태는 점점 좋아졌다
특히 위장상태가 좋아졌다. 위장으로 13년 동안 고생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위장장애가 얼마나 삶을 고통으로
몰고 가는지.
지금 나의 상태는 진행 중이다. 앞으로 더 좋아져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이들이 피공기 치료로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짧은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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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진호의 발걸음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아니, 진보의 발걸음 말입니다. 크악, 크악. 내일 저는 꼬깃꼬깃 그레이 스키니 진 위에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물소 가죽 부츠를 신은 채 당당히 학교로 가겠습니다. 더 이상 숨기지 않겠습니다. 그 남자 봤어? 스키니 진에 롱부츠를 신은 남자 말이야. 물론이지. 그들의 시선을, 손가락질을 당당히 밀어내고 교정을 활보하겠습니다. 수백 명의 눈이 저의 물소 가죽 부츠를 바라보겠지요. 저는 혁명가가 될 것입니다! 크악, 크악.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나와 함께 혁명의 행진에 동참하십시오! 모두 스키니 진을 입고 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합시다! 머리통이 커도 상관없고, 어깨가 좁아도, 갈비씨도 뚱뚱보도, 숏-다리도, 배불뚝이도, 젓가락질 못하는 자도, 다리가 휜 자도 상관없습니다. 크악, 크악. 모두 나에게 오십시오! 로베스삐에로를 위해! 나폴레옹을 위해! 레닌을 위해! 체 게바라를 위해! 세상의 모든 림보맨을 위해! 마지막으로 쭈욱, 원 샷! 



                                                             8

······벌써 3시간이 지났군요. 잉잉. 곧장 토하고 잠이 들었는데 다시 토하고 싶어 눈을 떠 보니 형광등 불빛 아래 모든 게 엉망이 되어 있더군요. 널브러진 나폴레옹 양 주 두 병. 안주로 찍어 먹던 토마토소스가 핏자국처럼 방바닥과 제 소맷자락에 묻어 있는데, 잠결에 이리저리 뒤척인 모양입니다. 잉잉.
양주인데도 오래간만에 먹어서 그런지 머리가 빠개질듯 하네요. 잉잉. 다시 화장실에 가서 모조리 게워내고 오니 정신이 좀 드는 기분이긴 한데, 뭐랄까, 약간은 공허한 느낌인데, 이 느낌, 그래요, 껍질만 남았다고 해야 할까, 잉잉, 뭐랄까, 하여튼, 뭔가가 빠져나간 기분이네요. 잉잉. 토하고 난 뒤여서 그렇겠지요. 잉잉. 어쨌든, 다시 피곤이 몰려오는군요. 18년 산 나폴레옹 양주를 혼자서 두 병이나 까버렸으니, 잉잉. 그런데, 제가 무슨 말을 한 것이죠? 무슨 삐에로라고 한 것 같은데······ 체······ 맞나? 림보맨? 도무지 헷갈리는군요. 원래 이렇게 횡설수설하지 않는답니다. 술에 너무 취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그만 흥분해 떠들어댄 것 같네요, 잉잉.
그런데, 갑자기 슬퍼집니다. 잉잉. <왜 너는 술만 들어가면 크악, 크악, 이라고 하는 거니?> <왜, 크악, 크악 하냐고?> <넌, 술만 취하면 말을 잘하는데, 평소엔 왜 그래?> <왜, 자꾸 크악, 크악 하는 거냐?> 하지만 누구든지 자기만의 술버릇이 있고, 자신만의 방식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잉잉. 그러니 제발 제게 왜, 라고 묻지 마십시오. 왜 너는······ 왜, 왜, 외······ 그러면 저는 아주 슬퍼집니다. 잉잉.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요? 사랑하겠지요,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아마. 그렇겠지요? 잉잉.

여러분······ 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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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부족이었습니다! 허리춤에 찬 넙치를 빼들어 수천마리의 똥파리를 향해 사정없이 휘두르던 저는 마침내 비명을 흩뿌리며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경영관 건물의 옥상으로 허겁지겁 뛰어 올라온 제 시야에 잡힌 건 괴상하게도 똥파리가 아니라 생선대가리였습니다. 토막 난 수백 마리의 생선 대가리가 허공에서 뿌연 안개 사이로 둥둥 떠다니며 입을 뻐끔거리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크악, 크악. 몽환적인 침묵만이 제 허리를 휘감고 있었습니다. 느닷없는 고요가 제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는지 제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크악, 크악. 너무 추웠습니다. 벌써부터 몸이 반쯤 얼어붙어 있더군요. 그때 제 앞으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구멍이 나타났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는 재빨리 몸을 녹일 셈으로 구멍으로 헤엄쳐 들어갔습니다. 꾸르륵, 꾸르륵. 몸이 점점 녹고 있었습니다. 꾸르륵, 꾸르륵······.
악! 꿈에서 깨어난 건 그때였습니다. 크악, 크악. 턱을 덜덜 떨면서 저는 주위를 휘 둘러보았습니다. 침대에는 러시아 지도가 만들어져 있었고, 어딘가에서 꾸르륵, 꾸르륵 하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배에서 나는 소리이기도 했고, 미친 듯이 지붕을 두들겨대는 빗소리이기도 했습니다. 빗물이 지렁이처럼 흘러내리는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다, 불현듯, 그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크악, 크악.
<너는 왜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토막토막 말해?> <토막토막, 한다고? 말을, 잇지 못하고, 끝까지.> <봐, 지금도 그러잖아.> <그런다고, 지금도?> 그때 옆에 있던 해파리가 허공에다 고개를 처박곤 웃기 시작했습니다. <맞아! 생선 대가리 같아! 좌판에서 생선 팔 때 대가리 잘라 주잖아. 양동이에 가득 든 생선 대가리들!> <대가리!> <어, 근데 네 별명하고 딱 맞아 떨어지네. 오!> 해파리와 오리새끼가 신이 난 듯 쳐대는 박수 사이로 뭉개진 모기처럼 떠오른 O양의 얼굴. 지하철에서 두 동료 사이에 햄처럼 끼어있던 그날 말입니다. <야, 옥수수 수염차 발음해 봐.> <옥우우······ 우우우우우우. 옥우우 우염차······ 우-우-우-우-우-우-> <푸악, 푸악. 너 신선한 생선 사생아 발음 되냐?> <인언한, 앵언 아앵아> <푸악 푸악. 뭐?> <이언한 앵언······ 아앵······.> <엥엥에에에에엥엥엥!> <뭐?> <인언한 앵언······.> <엥엥에에에엥엥엥!> 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 혀를 내밀며 O양의 얼굴에다 장난치는 득의만만한 얼굴들 사이에 끼인 O양의 불안스레 흔들리는 눈동자를, 물기로 반짝이는 O양의 눈빛을 저는 목격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조그마한 키에 여드름이 숭숭 난 O양, ‘ㅅ’발음이 안 되는 O양. 아람······발음이 안 되는 O양. 눈을 내리깔기 직전 O양의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강렬한 눈빛을 읽었으나 저는 외면했던 것입니다. 크악, 크악. 비는 점점 수그러들었으나, 허벅지 사이에 끼운 오리털 이불을 둘둘 말며 하얗게 날이 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크악, 크악. 여명이 어슴푸레 밝아오는 창밖을 바라보다 저는 벌떡 일어나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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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뿌연 안개로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침이었습니다. 거리에는 마치 막 잠에서 깨어난 자의 고약한 입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떠돌고 있었고, 저는 끈적거리는 안개를 밀어제치며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이미 수업이 시작되었기에 곁눈질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요. 크악, 크악. 후문을 통과하고 허둥지둥 교정으로 들어서는데 어떤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들은 노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는 즉시 채무자가 되어야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우리들이 침묵한다면 도대체 우리들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뭐긴 뭐야, 인간이지 오리냐, 꽥 꽥> 하고 중얼거렸음에도 저는 몽유병자처럼 그 목소리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새, 뿌연 안개 사이로 조그마한 구멍이 열리더니 연설하는 그녀의 양 옆으로 피켓을 든 학생들이 일렬로 선 채 구호에 맞춰 차차차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크악, 크악. 그 가운데에는 오리와 해파리도 발목에 쇠고랑을 찬 채 끼어 있었습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점점 불어났고, 언제부터인지 숨이 막혀 오기 시작했는데 점점 정신이 아늑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꼭 약을 먹어 축 늘어진 닭처럼 말입니다. 크악, 크악. 그러는 가운데서도 그녀의 목소리만은 뚜렷이 들려오고 있었는데, 분명히 그랬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발음이 흐물흐물 녹기 시작한 시점이 말입니다. 크악, 크악. 응응거림만이 죽처럼 혼미해진 제 의식을 휘젓고 있었고, 저는 온 힘을 다해 눈을 번쩍 떴는데, 아니! 수천마리의 똥파리가 허공을 새까맣게 물들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중심에는 거대한 똥파리 한 마리가 날개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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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머지않아 나의 물소 또한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게 될 것입니다. 헝가리 산 롱부츠를 교정에 드러내놓는 순간 그녀에 버금가는 호응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크악, 악. 그리고 저는 단상에 올라가 그녀에게 고백을 하겠지요. 기다렸다는 듯 그녀 또한 자신의 속마음을 밝힙니다. 자신 또한 나를 사랑하고 있었노라고, 보는 순간 이끌렸었노라고. 비계 덩어리는 아무 것도 아니고, 진정 영혼이 소중한 것이며, 커다란 머리통도 괜찮다고. 서로의 고백이 수천 명이 모여든 가운데 이루어지고, 키스, 키스, 하고 터져 나온 그들의 외침이 둘의 사랑을 운명적인 것으로 바꾸어놓습니다. 입술을 포개는 그들의 눈은 감겨진 채인데, 사방에서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의 하얀 빛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크악, 크악. 다음 날 학내 신문의 1면은 다음과 같은 기사로 화려하게 장식될 것입니다. 세기의 프러포즈! 헝가리산 물소와 이태리 산 악어의 만남!
대학이라는 억압의 사슬을 벗어나 그들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유인으로 살아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중국 북경까지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그들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크악, 크악.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카메라에 포착되어 매번 이슈가 될 터이지만 신화가 되기 위해선 특별한 행보가 필요하겠지요.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짜로 저는 계획을 세워 두었습니다. 임대한 비행기의 유리창을 깨어버림으로써 완성될 신화를 생각해 보십시오. 오오. 그들의 열광적인 사랑은 짧았으나 짧았기에 영원히 기억할 만한 인류의 자산이 되었다, 운운. 소설, 영화, 뮤지컬, 연극으로 차례차례 변주되어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워버리는 또 다른 신화의 탄생! 그러나 흠집 내기 좋아하는 인간들은 반드시 존재하는 법인지라 생쥐스트들은 미미와 저의 단점을 낱낱이 밝히려 하겠지요. 실제로 몇몇 흠이 드러날지도 모르겠지만, 흔히 그렇듯이, 그들의 이 나간 도끼는 둘의 명성에 어떠한 균열도 내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부각시켜 줄 것입니다. 크악, 크악. 잘 때에는 코를 골며 일주일에 한 번씩 팬티를 갈아입었다는 사실과 항상 보고서를 늦게 작성해 교수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는 제 습관들 말입니다. 크악, 크악. 그런데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는군요. 이제 그만 마셔야 하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이야기를 아직 하지 않았군요. 크악, 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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