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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이 소설을 읽은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얼마 전에 보헤미아 랩소디를 읽고 나서 이 책의 광고를 보고
아. 이 책도 읽었지..... 하는 뒤늦은 자각이 찾아왔을 땐 이미 내용이
내 머릿속에서 휘발되어버린 뒤였다. 가까스로 나는 이 소설이 '군대'이야기라는
걸 기억해냈다. 누군가 자살을 하고 그걸 추적하는 거였나? 아마 그랬던 것 같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느냐 하면, 좋은 작품은 읽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울림을 준다는 말이다.
내가 이 책 서평을 처음에 쓰지 않은 건 그런 울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군대라는 소재가 너무 진부했다. 앞선 평자들은 모두 좋게 평가했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특별한 깨달음을 주는 것도 아니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가는 군대에 관해서. 특별한 게 있을까. 이 책 역시 그랬다. 내가 있던 부대에도
누군가 자살을 했다. 목을 매달아서. 창고에서. 선임의 갈굼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서의 부조리는 소설화하기 쉽지만, 그만큼
진부함을 비켜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역시 문장이 별로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보다는 조금 나았는데,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요즘 신인들이 내는 장편소설의 문장이 다 엇비슷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