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 완보완심>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게 된걸까. 슬플 땐 울지 않고 기쁠 때 웃지 않고 화날 때 참게 된 걸까.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고 배우고 커가면서는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뿐만이 아니라고 배우게 된 걸까. 이별 앞에 우는 사람을 찌질하다고 하고 얼굴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잘살아”하는 사람을 쿨하다고 멋있다고 하게 된 걸까. 언제나 웃음 짓는 사람에게 왜 ‘헤프다’는 표현을 쓰게 된 걸까. 감정에 대한 엄숙주의는 어떻게 시작된 걸까.  
  그렇게 보면 감정이랑은 어렸을 때부터 사이가 좋을 수가 없었다. 웃긴 영화를 봐도 크게 웃으면 경박하다 했고 슬픈 장면을 봐도 울면 사내가 아니라고 했다. 유교적 엄숙주의로 가득한 사회에서 감정표현은 해서는 안될 것이었다. 그런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정은 친근한 존재가 아니다. 표현하면 안될 것 또는 과잉 하여 표현할 것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먼 촌수의 친척집 같은 것일 뿐.  


  저자는 감정을 알고 활용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출발은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일이다. 자신의 슬픔, 기쁨, 우울함 등을 먼저 느껴야 한다. 거기서 출발하여 감정을 생활에 활용하고 나아가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한다. 감정에는 중요함의 경중이 없으며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나아가 저자는 각 유형별 감정에 대해 설명하며 이를 어떻게 일상생활에서 관리할 것인지 방법론을 설명한다.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에는 밑줄을 그었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곰곰이 생각하게 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수많은 사례들보다 놀라웠던 건 나도 그 사람들처럼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무심했고 더욱이 이를 같이 걸어가야 할 존재가 아닌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왔다는 사실이었다. 감정과 함께 손 잡고 걸어갈 줄 모르고 먼 곳에 보내놓고 되도록이면 만나지 않을 사람처럼 내외했다.
  소원한 친구에게 먼저 손 내밀긴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동안 무심했던 감정에게 “앞으로 친구하자”라고 말해줄 수 있는 자그마한 용기를 준다. 이제부터라도 사귐을 시작하련다. 저절로 생기는 감정들을 느끼고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련다. 행복한 인생은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니까. 이제 내 감정이 친구가 되어 인생의 여행길에 함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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