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가 아닌 한국사 - K - 직장인 생존 필살기
박세준 지음 / 더로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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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삼국지가 아닌 한국사>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저자의 이력이었습니다. 학자가 아니라 관리와 영업, 사업 기획과 철수, 사업부 매각과 회사 인수까지 직접 겪은 직장인입니다. 게다가 노동조합장 출신이라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회사와 직원 사이, 위와 아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던 사람이 쓴 처세라서 그런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적이었습니다.

읽다 보니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맞아, 나도 그랬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좋은 선배에게 조언을 듣는 건 정말 좋은 습관인데, 이 책은 마치 술자리에서 인생 선배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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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생존의 기술, 패착의 법칙, 현실의 문법이라는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왕건, 이방원, 조광조, 이순신, 선조까지 익숙한 역사 속 인물들이 오늘날 회사의 장면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목차만 읽어도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 성과는 만드는 사람보다 증명하는 사람이 가져간다

  • 직속 상사가 안 된다고 하면 더 높은 상사를 움직여라

  • 조직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기록이다

  • Risk가 큰 사업에 몸담게 되면 <어떻게 발을 뺄까>부터 생각하라

  • 현장 점검 없이 보고서만 믿는 안일함은 리더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 고생은 현장이 하고 포상은 파워포인트가 받는다

그중 가장 와닿은 챕터는 <논리보다 태도가 먼저다>였습니다. 궁예가 관심법으로 의심하며 몰아세웠을 때, 왕건은 해명하는 대신 먼저 무릎을 꿇었고 그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엔 논리로 설득하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풀린 순간은 늘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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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오래 머문 챕터가 있습니다. <과거의 집착을 놓지 못하는 순간, 지금의 자리도 흔들린다>입니다. 이미 나라를 잃었는데도 과거의 왕관을 놓지 못해 결국 목숨까지 잃은 북연 왕 풍홍의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베트남 법인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놓고 본사로 돌아왔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법인장 시절의 권한과 역할을 내려놓고 다시 조직의 한 사람으로 돌아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직함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지금의 자리마저 흔들린다는 이 책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예전에 블로그에 <판을 바꾼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Plan A, B, C까지 가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결국 판을 바꿔야 한다고요. 이 책은 판을 바꾸기 전에 먼저 버티는 법, 그리고 버텨야 할 때와 떠나야 할 때를 구분하는 법을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보여 줍니다. 7년의 야인 생활을 버틴 이방원과, 위험한 일에서 발을 뺄 줄 알았던 허종·허침 형제의 이야기가 그랬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사고가 터지기를 기원하라>, <잘하는 것보다 잘하는 척이 중요할 때가 있다> 같은 챕터는 읽으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운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역사 속 인물을 빌려 아주 잘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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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직장 이야기와 엮어 풀어내는 저자의 내레이션이 무척 좋았습니다. 딱딱한 처세서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회사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분, 그리고 좋은 선배의 조언이 그리운 30~50 직장인분들이라면 관심 가지실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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