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인사이드 - 편견을 걷어낸 중국의 정치·경제·산업·문화
한재현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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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중국 주식 관련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중국에 대해 꽤 부정적이었습니다.

M&A와 신규 사업 업무를 하면서 해외 기업 Teaser(제안서)를 검토할 때, 가장 어려운 곳이 늘 중국 업체였습니다. 웹에서 검색되는 회사 정보와 Teaser의 내용이 전혀 달랐고, 꽌시와 회계 실적에 대한 불신, 그리고 정부 정책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사업성 검토의 결론은 언제나 <Drop>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서평의 마지막에 저는 이렇게 썼습니다. 사람은 본 것만 믿는다고, 저는 아직도 중국의 정책과 통계를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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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차이나 인사이드>입니다.

저자는 한국은행 초대 중국경제팀장을 지내고, 베이징 사무소와 상하이사무소장으로 중국 현지에서 직접 근무한 중국 경제 전문가입니다. 20년 넘게 중국을 연구해 온 사람이 정치, 경제, 산업, 사회·문화 네 개의 영역에서 중국을 들여다본 책입니다.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은 중국을 무조건 비판하지도, 옹호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뒤에 있는 역사와 제도와 사회적 맥락을 차분하게 설명합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판단>보다 <이해>가 먼저 되었습니다.

목차부터 흥미롭습니다. 대부분 질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중국공산당은 왜 독재에도 끄떡없을까?

  • 중국의 경제통계 숫자는 믿을 수 있을까?

  • 중국 주식에 투자할 만한가?

  • 중국에서는 왜 BTS가 나올 수 없을까?

특히 두 번째 질문을 보는 순간 웃음이 났습니다. 4년 전 제가 품었던 바로 그 의심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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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A. 중국에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다.

B. 중국 땅은 국가 소유라 집을 사도 토지는 70년 사용권이다.

C. 주식거래소가 상하이, 선전, 베이징 세 곳이나 있다.

D. 땅이 그렇게 넓은데도 중국 전체가 하나의 시간대를 쓴다.

E.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밀어주고 있지만, 대표 기업조차 아직 매출의 80%에 달하는 손실을 내고 있다.

F. 상하이는 중국을 대변할 수 없다.

G. 중국은 이제 <Made in China>에서 <Made for China>로 바뀌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건 E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중국의 첨단 산업을 <무섭게 쫓아오는 나라> 정도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국가 보조금과 저가 공세로 경쟁자를 밀어내는 중국식 전략을 설명하면서도, 화려한 퍼포먼스 뒤에 숨은 적자와 과잉공급의 그림자까지 함께 보여 줍니다. 기회와 리스크를 같이 보는 시선, M&A 검토를 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바로 그 관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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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반가웠던 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1부의 <화교의 탄생과 수난사>입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지내는 동안 화교들이 모여 사는 거리를 자주 지나다녔습니다. 동남아 곳곳에서 화교 자본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피부로 느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역사적 배경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400쪽 가까운 분량에 50개에 가까운 주제를 다루다 보니 한 주제를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넓게 보여 주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이 책의 성격에 가깝습니다. 중국을 처음 제대로 알고 싶은 분에게는 오히려 이 방식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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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저는 사람은 본 것만 믿는다고 썼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하나는 분명해졌습니다. 중국을 믿느냐 마느냐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아는 것>이라는 것. 뉴스와 편견으로 소비되는 중국이 아니라, 그 안에서 실제로 살아본 사람이 들려주는 중국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중국 투자나 중국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분, 그리고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진짜 중국을 알고 싶은 분들이 눈여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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