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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도시 탐구 -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11월
평점 :

1
요즘 어느 도시, 지역을 이야기하면 예전에는 <그곳이 뭐가 유명하다더라, 거기는 뭐가 볼만하다더라>를 이야기하면서 꼭 한번 가보겠다고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요즘에는 대화가 매우 단출합니다.
"거기 두메산골이 땅이 20년 전 몇 천 원에서 지금 00만 원이다"
"거기 아파트값은 <서울 못지>않다" "거기 아파트 짓다가 문화재 나왔다. 거기 청약한 사람들 고생 좀 하겠다"
이제는 전국이 <부동산 가격>으로 귀결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2
이러한 와중에 접한 <곽재식의 도시 탐구>는 대부분 도시를 이야기할 때 부동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인 요즘 우리나라의 10개 도시의 특산품과 지리를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풀어낸 재미있는 인문학 책이었습니다.
또한 대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의 형성과 발전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이 만나봤는데 각 지방의 주요 도시들을 이렇게 세부적으로 이야기한 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우 신선한 소재였습니다.
사실 저도 서울 수도권에서만 태어나고 살아서 그 외의 지역은 유명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3
이 책은 한편으로는 과학 책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역사 책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행문이기도 합니다. 각 도시를 돌아가며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곳의 자연환경과 특성에 대해 과학적 접근을 통해 풀어나가기도 합니다. 또한 한 도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충청도(청주, 대전), 강원도 (속초), 전라도 (전주, 여수), 경상도(경주, 울산, 부산), 제주도 등을 이야기하며 전국을 이야기하는 기행문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도시 탐구라고 하여 모두 다가 <서울>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4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새로이 알게 된 각 지역의 특징과 재미있게 읽은 구절이 있습니다
A. 청주 : 예전 훌륭한 사냥 실력을 갖춘 터전 / 배터리 공장 / 해장국 / 플라타너스 / 탄산수가 유명하다
B. 대전 : 식당에서 박사님 하고 외치면 반이 뒤돌아 본다 (과학의 도시)
C. 속초 : 청동도끼 / 울산바위의 과학적 설명 / 반달곰과 명태
D. 전주 : 부채와 공장 / 조선 임금 초상화 / 탄소섬유의 도시
E. 여수 : 여자만 장어, 여수화학 단지
F. 경주 : 왕관(사금), 대나무, 서봉총의 뜻
G.울산 : 전국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고 소득률이 가장 높다
H.부산 : 부산항, 항구, 해적
I. 제주도 : 삼다수, 귤, 반도체, 카푸토스
등을 이야기한 것이 기억이 남습니다. 저도 울산바위는 전설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과학적 설명(화강암. 마그마, 대보조산운동)을 이야기하니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신라 왕관은 사금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작가의 과학적 논리도 인상적이었네요.
또한 일전에 길을 가다 <여자만 장어>라는 간판의 음식점을 본 적이 있어 <여자들이 좋아하는 장어>란 뜻인 줄 알았는데 여수앞바다를 <여자만> 이라고 지칭하며 이 지역의 장어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ㅎㅎㅎ
5
코로나19 시기가 끝나고 이제 <여행의 시기>가 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지역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다녀온 곳도 또 가봐야 할 곳도 좀 더 구체적으로 과학적, 지역적인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동산이 아닌 역사/지리/과학적 관점에 우리나라 도시를 알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