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심리학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 고려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34인의 왕 이야기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1월

1

오랫만에 고려사에 대한 책을 읽으니 고교시절 은사이신 국사선생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은사님 대학에서 고려사를 주 전공분야로 공부하셨다는 말씀을 자주하셨습니다

대부분 국사를 배울때 입시를 고려해서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웠는데

국사선생님은 고려사에 대한 짦막한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태혜정광경성목현...>을 말씀하시던게 기억이 나네요.

2

의외로 우리는 역사를 책을 읽이 않고 드라마로 배웁니다.

어느 웹사이트를 읽으니 역사순서에 혼란스러운 시청자를 위해 역사 연표와 드라마를 표시해 둔것을 웃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고려는 조선과 마찬가지로 거의 500년을 존속한 나라였고 조선 27명의 왕보다는 훨씬 더 많은 34명의 왕과 함께 귀족문화, 호족, 숭불정책등을 추진하고 외교적으로도 성과를 거둔 대단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유는 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주제로는 <태조왕건>이외에 나오지 않아 역사적 가치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것 같습니다

3

이러한 상황에 읽은 심리학으로 읽은 고려왕조실록은 그 구성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고려 34명의 왕의 즉위를 한 배경과 계기, 환경의 역사적 사실에 왕의 심리 추정을 통해 고려사를 이해하는 구성이 매우 독특한 내용이었습니다.

단순히<왕은 000한 성격이다>라는 심리학적 가설만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왕은 왜 그런 심리를 가질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작가의 관점에서 최근의 심리학 기법인 MBTI와 함께 현대적 심리 기술과 서양사까지 재미있게 이야기 한 부분이 새로웠습니다.

또한 <드라마로 배운 역사>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책의 중간 중간에 <드라마 사진>을 넣어두었는데

<태조왕건>밖에 모르는 저는 <천추태후>,<기황후>등의 사진이 나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4

지식이 많이 부족한 <고려사>에 대해 알아보니 34명의 왕에 대해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 조선은 아들에게 왕위를 양위하는 데 고려는 동생에게도 왕위를 많이 양위한다

B. 조선왕도 건강문제로 단명을 하는것으로 알고있었는데 고려도 만만치 않다. (20대에도 사망)

C. 고려에도 화폐가 유통되고 있었다 (활용은 많지 않았던것 같다)

D. 고려는 왕-호족간의 갈등이 매우 심하고 왕은 이에 중앙집권제의 시도를 많이 했다

E. 왕중에는 누구나 소시오패스가 있구나(조선-연산군, 고려-충혜왕)

F. 고려는 이례적으로 원나라 간섭을 받을때 왕의 이름이 모두 忠자를 썼구나

(충렬왕, 충선왕, 충숙왕, 충혜왕,충목왕,충정왕)

특히 개인적으로는 고려사를 연대별로 잘 알지를 못해 <강감찬 장군, 서희 외교,삼별초,삼국사기> 등의 등장시기와 함께 고려의 흥망성쇄에 대해 왕의 심리와 연계된 연대기와 비교하여 알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5

개인적으로 모르던 <고려사>를,<태조왕건 이외에 고려왕>을 이해하는 좋은 내용이기도 했지만 아쉬운 점은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부재가 심리학을 읽다보니 왕의 심리를 책으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 이나 추정>에 가깝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실근거 (참고문헌)이 있어야 합니다.당연히 고려사에 대한 문헌자료가 조선사에 비해 매우 부족한 점은 이해가 되나 책의 어느곳에도 이 참고 문헌에 대한 표기나 주식이 없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또한 심리학의 학문 자체와 고려왕과의 연계 부분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책에 서술되어있는 부분도 있었네요. 차라리 비중을 한 쪽으로 더 높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사>에 대한 또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