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종이들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유현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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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자책이 나왔을 때 종이책의 종말을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학자분이 이야기 하셨던게 기억이납니다.


"종이는 2000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한 도구입니다. 쉽게 대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 책을 보면서 저는 그 학자분께서 이야기 하셨던 생각이 기억이 났습니다.



2


 왜 제목이 나의 종이들이라고 지었을까?


처음 단순한 생각에는 작가가 인쇄업을 하고있어서 종이종류와 특징, 펜으로쓰기 좋은 종이, 종이접기 하기 좋은 종이등을 이야기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순진한 생각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책 내용은 180도 상이합니다.


"나의 삶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20대 후반에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쓰고싶은 글을 쓰면서 직장인못지 않은 연봉을 벌것이라는......."


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양손잡이,필사 성애자, 감정기록자 이자 먹고사니즘을 위해 이제는 대전 고향으로 내려가 2017년부터 인쇄업을 하고있는 작가는 종이와 얽히고 설킨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담히 풀어간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대전 인쇄소 골목으로 돌아온 작가가 자기 삶에서 풀어낸 다양한 종이의 변주를 만날 수 있다>라는 추천사가 너무나 인상적이네요.

 

 


3


작가는 종이를 통해 다양한 추억과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상장의 종이 : 나는 선생님들에게 어떤 학생으로 기억될까

우표 : 좋은 감정인 친구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가장 아끼는 우표

영화티켓 : 발권 할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발권

글짓기대회 : 상대가 원하는 글짓기가 아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면 어땠을까

대본 : 드라마작가를 꿈꾼 작가는 집에 쌓아놓은 대본은 꿈에 대한 미련으로 승화

신문 : 사람사는 집에 신문지는 있어야지

등의 재미있는 또는 감성적인 주제들의 글을 읽는동안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필사를 비생산적인 행위로 생각했지만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 필사는 누군가의 삶과 그가 겪어온 시간을 완벽히 이해하는 특별한 작업이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필사를 하시는데 가지고 있었던 저의 선입견과 바뀐생각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작가의 말에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4


저는 개인적으로 수첩을 많이 애용합니다.

작가는 계획주의자 성격이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정 반대네요


수첩을 통해 하루,한주,한달, 1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저에게 수첩의 종이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 제 삶을 만들어 가는 도구입니다.


책을 읽다가 작가가 좋은 표현을 써서 함께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종이는 나의 깊고 진중한 카운슬러>


맞습니다. 수첩의 종이는 저를 더 신중하고, 진지하고, 즐겁게 삶을 살기위해 해주는 카운슬러 역할을 하고 있었어요.작가가 종이를 통해 얻었던 다양한 추억과 생각 경험을 저 역시도 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종이에 대한 추억과 생각으로 소소한 행복을 얻은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P.S : 만년필을 자주 사용하는 저에게 잉크 번짐이 적은 한국제지밀크포트지를 사용하라는 꿀 Tip을 작가는 알려주었습니다. 만년필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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