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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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과 차악만을 던져주는 사회에서 20대 여자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판을 까는 여자들' ~

 

 

이대녀? 이대남? 이대 나온 여자와 이대 나온 남자? 작년에 '이대남'이라는 말을 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이대 나온 남자를 말함인가? 했었는데, 알고 보니 20대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그 후 '이대녀'도 등장했고, 그들은 제더 갈등으로 이슈화되어 다양한 매체에 오르내렸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도 이대녀와 이대남은 여지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세대 갈등 뿐 아니라 젠더 갈등 또한 극과 극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20대들이 스스로 자신은 이대녀, 이대남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20대는 그냥 20대로 지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대가 다르기도 하지만, 가까이 지내는 20대들 중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극과 극에서 젠더 갈등을 겪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판을 까는 여자들'90년대생 이대녀인 신민주, 노서영, 로라가 들려주는 이대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1'이대녀로 산다는 것', 2'백래시에 맞서다', 3'우리가 가진 이름으로' 까지 모두의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회 보좌관은 왜 다 중년 남성일까, 이대녀는 정말 정치에 관심이 없을까, 이대녀가 트위터로 향한 이유, 남초 사이트에서 '공정한 여론' 찾기, 코로나 시대의 자발적 실업자, N번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총여학생회를 폐지시킨 권력, 원피스와 탈코르셋 등등 이대녀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현안과 그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녀들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기는 했어도 이대녀와 이대남에 대해 그렇게 관심을 가질 일은 없었습니다. 또한 굳이 이대녀와 이대남으로 호명하며 성별 갈라치기를 하는 것 또한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구절판 행사들을 견디기 싫어졌을 때, 세 명의 '이대녀'는 이 책을 쓰기로 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구절판은 음식 아닌가? '구절판을 걷어찰 때 이야기는 시작된다'고 하는데, 도대체 구절판 행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구절판 행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특정한 이슈에 대한 토론회에 온통 남성 패널을 부르고, 여성을 구색 맞추기로 딱 한 명만 섭외하는 행사. 구절판은 팔각으로 된 나무 그릇 가운데에 밀전병을 두고 주변에 오색찬란한 반찬을 까는 음식이다. 구절판 행사라는 말은 어느 날 한 여성 친구가 줌(zoom)으로 진행하는 토론회에 발제자로 섭외됐을 때의 상황이 기원이 되었다. 그날 행사에도 여성 발제자는 친구 외에 단 한 명도 없었다. 토론회가 시작되자 줌 화면은 친구 주위에 남성 발제자 8명이 배치된 모습이 되었다. 마치 구절판처럼. p.5

 

 

이렇게 구절판 행사들에 오르내리던 그녀들에게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바로 '이대녀'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이대남의 표를 잡기 위한 정책들을 제시하면서 이대녀는 또 잊혀져 가기 시작"합니다. 저자들은 "모든 이대녀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 이대녀들이 정치와 사회 영역에서 더 많은 결정권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또한 "나이와 성별보다는 역사와 목표, 노력과 결실이 이대녀를 설명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지만, 모두 다 담아낼 순 없기에, 공감 가는 이야기와 인상적인 이야기들 중 몇 가지만 공유할까 합니다. 글에 대한 코멘트는 생략합니다.

 

"민지한테 연락이 왔어."

(중략)

그러니까, 이 영상에서 '민지'는 민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MZ세대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었던 것이다.

(중략)

내 동년배들은 아무도 자신을 MZ세대라고 명명하지 않는다. 래퍼 이영지가 <라디오스타>에 나와 말했던 것처럼 청년 세대는 MZ세대라는 말을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정도로 파악한다. 끊임없이 알파벳으로 청년 세대를 분석하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모자라 정치인들은 우스꽝스러운 청년 세대 캐릭터까지 시도하기 시작했다. P.43~44

 

 

분명한 것은 언제나 내 삶을 바꿨던 것은 최악과 차악 중에 선택을 강요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젊은 여성으로서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을 거부했던 순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중략)

그러니까 나는, 당신은, 그리고 이대녀는 앞으로의 선거에서 표가 아니라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숫자로만 표현되는 인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변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기회는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연단에 설 준비가 되어 있다. p.50~51

 

 

어머니라는 말은 여성의 이름을 지웠다.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딸로 불리는 동안 여성은 자신을 위한 시간과 자원을 잃었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포용적인 이미지를 표시하기 위해 손쉽게 사용되기 십상이었고, 그럴수록 여성에게 요구되는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포장되었다. 희생이 아름다운 것이 되는 순간, 희생하는 주체의 행복은 멀어진다. p.83

 

 

정치인들은 수많은 이대녀들이 쏟아낸 말을 이해조차 하지 못했다. N번방 사건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10만 명의 서명을 받은 후에도 국회의원들은 망언을 쏟아냈다. (중략)

딥페이크(deepfake)를 이용한 범죄와 N번방 사건을 구분하지 못하는 의원들 덕분에 법 개정은 형편없이 이루어졌고 이는 더 큰 분노의 도화선이 되었다. p.96~97

 

 

2020년 제21대 국회 최연소 국회위원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간 순간,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논란이 된 이유는 표면적으로 설명하자면 그전까지 아무도 화려한 무늬의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등원한 적이 없어서였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라고 하기엔 그에게 쏟아진 말들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다. "국회의 권위를 무너뜨린다.", "체통을 지켜라.", "술집 여자 같다."라는 말들과 함께 온갖 성희롱적 언사와 '관종'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나는 그 모든 언행이 여성 정치인에 대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중략)

국회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이 바지인가 원피스인가는 다르지만 분명 그 두 시대는 같은 맥락을 공유한다. 여성 의원은 한 사람의 정치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 먼저 간주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겪는 일들은 이 세상에서 수많은 여성이 겪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p.171~173

 

 

기성세대 정치인들은 여전히 정치를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으로 바라본다. (중략) 그 정치가 포기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그 정치를 신뢰할 수 있을까? (중략) 정치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 가장 약한 개인을 외면한다면 진보고 보수고 무슨 소용일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50대 정치인들은 혀를 찰 것이다. 현실을 모르고 이상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그들이 살아낸 현실에서 그런 믿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나의 현실이 있다. 그리고 나의 현실에서 성평등은 이상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과 가장 가까운 정치다. P. 201~202

 

 

에필로그에는 저자들이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가장 쓰고 싶었거나 어려웠던 글은 무엇이었는지, 책이 출간되고 나면 무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요. 저자들은 책이 출간되고 나면 '악플'이 달린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닌 글에 대한 것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직도 할 말이 많음을 이야기 합니다.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이대녀들의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어떤 분이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누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썼기 때문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면 공감을 하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모르는 내용이었다면 이런 세계가 있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네요. 세상에 우리 같은 사람도 있고, 우리 같은 정치가 있다는 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

'에필로그 인터뷰' ~

 

 

이 말은 로라 작가의 말입니다. 이 말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이대녀, 이대남이라 호명하면서 성별 갈라치기를 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젠더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이대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기를, 지금까지 미처 몰랐던 "이런 세계가 있구나"하고 생각해 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편견과 선입견을 걷어내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20'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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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할 말이 있어요 정원 그림책 12
안 루와이에 지음, 레일라 브리앙 그림, 이승재 옮김 / 봄의정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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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대통령과 자유분방한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대통령님, 할 말이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유추해 보면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아이들은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요?

 

요즘 가장 핫한 뉴스는 대통령 선거에 관한 것입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에서도 전교생 투표를 통해 회장을 뽑을 것입니다. 회장 후보로 나온 아이들의 공약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것, 아이들의 복지와 관련된 것들로 대부분 실현 가능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우리 때와는 달리 정치에도 관심이 있으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요.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밝아 보이기도 합니다. 미래의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필요도 있겠지요?


타오와 말릭 그리고 플로라는 깔끔하고 멋진 옷을 차려입고 준비한 자료를 챙겨서 대통령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님과 약속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며 경비병들이 들여보내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희도 뭘 알 만큼 다 컸거든요. 말을 할 줄 아니까 당연히 생각도 할 줄 알죠. 멋진 아이디어까지 있다고요! '대통령님, 할 말이 있어요' ~

 


미로 같은 복도를 지나 드디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게 된 세 친구, 당황한 대통령은 무슨 일로 집무실까지 온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새로운 일을 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서? 하지만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부서가 너무 많은걸! 게다가 말썽을 일으키고, 나라 살림을 잘 못하거나 환경 오염을 막지 못하고, 국민들을 차별하는 부서도 있어. 정의롭지 못하고, 일을 게을리 하는 부서도 있지. '대통령님, 할 말이 있어요' ~

 

 

대통령은 무척이나 지치고 피곤해 보였습니다. 많은 부서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죠?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부서란 어떤 곳인지, 그 부서가 왜 필요한 것인지를 말합니다.

 

문도 없고, 천장도 없고, 벽도 없고, 국경도 없는, 언제나 열려 있는 부서, 아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부서는 어떤 부서일까요?

대통령은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었을까요?

 

꿈의 씨앗을 뿌리세요. 그리고 거두세요.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면 대통령님은 훨씬 더 가벼워질 거예요.

'대통령님, 할 말이 있어요' ~

 

 

피곤하고 지쳐 보이는 대통령과 한없이 밝고 활발해 보이는 아이들, 꿈보다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가는 대통령과 밝은 희망을 꿈꾸는 아이들, 현재를 살아가는 대통령은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과 함께 밝은 희망을 꿈꾸게 될까요?

 

, 책속에는 플로라, 말릭 그리고 타오를 따라다니는 세 마리 새가 나오는데요. 그 새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만약 새가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책속에 등장하는 새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요?

 

꿈오리 한줄평 :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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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슬라의 꿈 I LOVE 그림책
세실 루미기에르 지음, 시모네 레아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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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색과 빨간색의 대비가 강렬한 표지 그림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구름을 타고 둥글고 노란 무언가를 응시하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듯한 그림은 몽환적인 느낌마저 듭니다. '나슬라의 꿈'이란 제목으로 유추해 보면 둥글고 노란 무언가는 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지금 깜깜한 밤하늘을 날아 꿈나라를 여행 중인 걸까요?


잠이 오지 않는 나슬라, 그때 장롱 위에서 나슬라를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답니다. 노란색 눈밖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말이죠. 혹시 나슬라가 안고 자던 거북이 인형 시빌일까요? 나슬라는 자신이 인형을 안고 자기에는 너무 커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때문에 아빠는 시빌과 다른 인형들을 모두 옷장 위로 치웠답니다.

 

하지만 인형들은 저런 눈으로 나슬라를 바라볼 리가 없습니다. 누구일까요? 나슬라는 덜컥 겁이 났습니다. 노래라도 부르면 좋겠지만, 밤에는 자야 하니까 노래를 부를 순 없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자야 하니까 말을 할 수도 놀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노란 눈이 나슬라의 인형들이 아니라면?

혹시 유령? 대왕오징어? 외계인?

긴 다리가 뻗어 나와 나슬라를 집어삼키는 건 아닐까요?

걱정과 두려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 나슬라가 무언가를 꺼내 듭니다. 그건 바로, 무엇이든 물리칠 수 있는 엄청난 무기였지요.


노란 눈을 감기고, 코끼리의 코를 막고, 유령의 기다란 팔과 괴상한 숨소리를 쫓을 수 있는 무기요. 분노한 거북이의 공격도 막아 줄, 그런 무기요!

'나슬라의 꿈' ~

 

 

나슬라는 꿈속에서 장난감들의 정글에 가게 되는데요.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단 한 문장으로 표현되었지만, 이 장면에선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떠올랐습니다. 혹시 나슬라도 맥스처럼 장난감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나무를 기어오르며 놀지는 않았을까요?

 

나슬라가 잠든 후, 노란 눈을 가진 누군가가 옷장 위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리고는 거북이 인형에게 윙크를 하고 방을 나섰지요. 나슬라는 모르는 누군가가...,

 

나슬라에게 무적의 힘을 주는 무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노란색의 눈을 가진 누군가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혼자 자려고 침대에 누운 나슬라는 옷장 위에 있는 노란색의 눈을 가진 누군가를 보고 자신의 인형일 수도 있고, 아니면 유령이나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긴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요. 그럼에도 나슬라는 밤에는 자야하니까, 노래를 부르거나 말을 하거나 춤을 출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 때, 나슬라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장난감들이 신나게 춤을 추는 꿈나라로 갑니다. 현실인 듯 꿈인 듯한 경험을 통해 나슬라는 혼자서도 잠을 잘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또 성장해 갑니다. '나슬라의 꿈'은 잠자리 독립을 할 때 읽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애착 물건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나슬라는 혼자서도 잘 자요! 나슬라에겐 무적의 무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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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음악책 -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 강희진 옮김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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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책' 하면 학교 교과서나 피아노 교본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쓸모 있는 음악책' 이란 무엇일까요? 음악은 그저 마음 가는대로, 느끼는 대로 듣거나 부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이란 또 무엇일까요? 표지 그림속 턴테이블을 보니 괜스레 클래시컬한 음악이 흘러나올 것만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LP판 카트리지 바늘이 1번 트랙부터 7번 트랙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더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추천글을 쓰신 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지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시는 김경일 교수인데요. 그는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은 국가가 허용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말이 있다. (중략)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정신 상태를 바꿀 수 있다. 그것도 아무런 부작용도, 오남용의 위험도 없이 말이다.

'쓸모 있는 음악책' 추천의 글~

 


책은 1'상상도 못 한 뇌의 원동력', 2'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3'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들어라', 4'음악을 이용하는 자가 성공한다', 5'반경 1M, 음악을 사수하라'까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화, 지능, 심리, 관계, 전략, 소통, 건강, 성취, 사회, 철학, 경제, 생태, 인간, 낭만'과 음악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고, 각 상황별로 어떤 음악을 들으면 더 좋은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이 책은 차례와 상관없이 독자들이 원하는 대로, 어떻게 읽어도 좋습니다.

 

음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음악의 존재 이유로 6가지의 예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자장가입니다. 저자는 "엄마가 아기를 달래고 재우기 위해 부르는 자장가가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음악의 기원"일 수도 있으며, "자장가를 듣는 아기의 몸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 중대한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말합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아기를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다정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자장가는 꼭 노래를 잘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허밍으로 불러도 좋습니다. 자장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류 최초의 악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인류 최초의 히트송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힌트는 바로 음악의 존재 이유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자장가에 있다는 것 살짝 알려드립니다.

 

진짜? 이게 내 목소리라고? 녹음한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쓸모 있는 음악책' p.79

 

 

분명 내 목소리를 녹음했는데,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놀랍게도 그 목소리가 바로 남들이 듣는 내 목소리라고 합니다. 저도 제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고는 깜짝 놀랐는데요. 무엇보다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이 민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렇게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어색하게 느끼는 현상을 '음성 직면'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대한 연구가 50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그럼 왜 내 귀에만 내 목소리가 다르게 들릴까요? 이에 대한 답은 책속에 남겨둡니다. 참 목소리도 훈련하면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저 같은 사람에겐 너무나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물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첫 만남에서 배경 음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상대방의 호감을 얻고 싶을 땐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결혼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은 '결혼 행진곡'입니다. 만약 '결혼 행진곡'이 아닌 색다른 음악을 틀고 싶다면? 결혼 생활이 힘들지만, 그래도 참고 살아보리라 하는 생각이 들 땐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라이브 공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른 후 무려 115회의 커튼콜 세례가 이어져, 무려 115차례나 몸을 숙여 인사를 해야만 했던 사람은 누구일까요? 박수 소리가 이어진 시간만 무려 67분이나 되었다는, 전무후무한 경험을 하게 만든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치매, 면역체계강화, 코골이, 자세 교정, 폐활량 증가, 긴장감 완화 등등에 천연 호르몬 치료제로 음악을 사용하면 좋다고 하며, 통증 억제 효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음악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것,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음악 법칙 등등은 여기선 생략합니다. ~~무 많아서요.

 

요즘 가장 핫한 뉴스는 바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인데요. 대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선거송입니다. 음악과 정치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왜 대선 때마다 이런 선거송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음악으로 정치적 활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정치인들은 어떤 음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음악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연주자들이 각기 헬리콥터 한 대씩에 앉아 연주하는 카를 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의 '헬리콥터 현악 4중주', 악보에 어떤 음표도 없는 존 케이지의 '433', 한 번 연주하는 데 무려 63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존 케이지의 'Organ2/ASLSP', 반대로 연주 시간이 1.316초밖에 되지 않는 네이팜 데스의 '유 서퍼', 이런 음악이 있는 줄 상상조차 못했을 뿐 아니라,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 하는 궁금증에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무척이나 신선하고 기발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작곡가의 입장이 아닌 이 곡을 들어야 하는 청중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요? 음악의 사전적 의미는 "박자, 가락, 음성 따위를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네이버 어학사전)'이라고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433'라는 곡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자는 이 곡이 왜 훌륭한 곡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악보의 ''자도 몰라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오케스트라 악보라는 점에서, 나아가 악기를 잡아본 적 없는 사람조차 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433'는 이미 훌륭한 곡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쓸모 있는 음악책' p.213~214

 

저자의 말에 공감하나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433'라는 곡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곡이었답니다. 설마 연주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까, 어떤 소리든지 들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외국 연주자와 우리나라 연주자, 두 사람의 연주를 들었는데요. 상반되어 보이는 두 연주자의 연주를 찾아보는 것 또한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클래식 공연이나 뮤지컬 공연, 작은 콘서트 공연을 보러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쓸모 있는 음악책', 거의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었던 건 음악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 장마다 저자가 추천한 음악들을 찾아 들으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와 있었답니다.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음악을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자는 "팝 음악과 미디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요. 저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악보에 어떤 음표도 없는 곡, '433'에 나만의 음표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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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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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말이 왠지 반어적인 표현처럼 들립니다. 그저 겉으로만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듭니다. 초점 없이 그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표지속 인물은 금세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만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어디론가 급하게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렇지 않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시간 강사, 무명작가로 살아가는 세 인물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불행은 늘 초대 없이 무례하게 찾아온다. 그리고 세상은 불행을 겪는 이들에게 그것이 그들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 말하는 더 큰 무례를 범한다. 불행의 원인이 개인의 무능이라 말하거나 심지어 각자가 믿는 종교의 교리를 빌려와 그것이 업보 또는 신의 형벌이라 단정하기도 한다. 불행해 마땅한 존재로 개인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살고자 불행과 맞서고 있는 이들에게 세상은 이렇게나 잔인하고 예의가 없다. 정말 속상한 것은, 불행에 지칠 대로 지친 이가 이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저항할 힘이 없어 스스로 체화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중~

'아무렇지 않다'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세 명의 인물인 김지현, 강은영, 이지은은 곧 저자의 모습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년이 넘게 걸려 작업하는 동안 그녀의 삶들은 저자와 분리되고 있었으며, 자신을 닮은 그녀들의 삶이 안쓰러워졌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선택이 아닌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랐다고 하는데요. 책속 세 인물을 바라보던 시각이 바로 저자 스스로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을은 위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전부와 위 저작물을 구성부분으로 하는 편집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 전부를 갑에게 양도한다.

'아무렇지 않다' p.29

왠지 찜찜한 계약서, 자신의 작품이지만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는 조항, '양도'라는 그 말에 자신의 권리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계약서 수정이 가능한지 물어보지만, 어렵지 않겠냐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계약해야 할까? 거절해야 할까? 그럼 일이 끊기는 건 아닐까?, 복잡한 마음으로 들른 서점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작가의 책을 보게 됩니다.

지현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외주 작업만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 그녀 이름으로 된 책은 저 멀리 잡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표지 그림, 하지만 그 표지엔 작가의 이름만 있을 뿐, 지현의 이름은 없습니다. 문득 밀려드는 허무함...,

그...다름이 아니라 전에 주신 원고, 계약을 생각해봤는데요.

계약하지 않을래요.

'아무렇지 않다' p.69~70

정말 삶이 예술이라면 신고전주의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엄숙한 목적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우리 스스로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다' p.123

친구들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해외여행, 사업, 아파트 값 이야기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 그 흔한 명품백도 은영에게는 사치일 뿐입니다. 등록금 벌어가며 힘들게 받은 석사 학위, 그 때문에 아직도 학자금과 월세로 빠듯한 생활을 하는 은영의 삶, 친구들에겐 너무나 소소한 일일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은 언제쯤 일어날까요? 유학 경험도 박사 학위도 없는 은영은 시간 강사의 삶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시간 강사의 삶이라도 계속 할 수는 있는 것일까요?

계속 그림을 그리는 게 맞나?

할 수 있는 것들도 점점 없어지는데...

'아무렇지 않다' p206

미술대전에서 입상을 했다고 해서 지은의 삶이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빠듯한 생활은 컵라면 하나도 맛이 아닌 값으로 선택해야할 만큼 어려울 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전시회를 할 수 있을까요? 그보다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는 있는 것일까요?

흔히 MZ세대로 불리기도 하는 20~30대들의 이야기지만,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현, 대학 시간 강사 강은영, 무명작가 이지은은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가 여느 세대보다 익숙한(네이버 지식백과)'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사람이 '미래 보다는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재 그들의 삶이 미래까지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노블이라 인물들의 표정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으며, 감정이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현실적인 결말로 끝난 지현과 은영 그리고 지은의 삶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만약 '나'였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선택할 수조차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럼에도 언젠가 그녀들이 꿈꾸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지현과 은영, 지은이에게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아무렇지 않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아무렇지 않아서 말할 수 있는 '아무렇지 않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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