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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평점 :

클래식 공연이나 뮤지컬을 보러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림을 보러 인사동 갤러리나 미술관에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연극을 보러 대학로 소극장을 찾아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런 곳에 발걸음을 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즈음부터 함께 전시회나 미술관,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한 무료 클래식 공연을 찾아다니던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발걸음이 뜸해졌습니다. 작년에 미술, 음악 관련 책을 볼 기회가 생기면서, 다시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모르던 미술과 음악의 세계가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더 깊이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을 만났습니다.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은 문화스포츠부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겸임교수, 영화평론가와 만화, 웹툰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39명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그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클래식, 미술과 친구가 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는 겁니다. '프롤로그' 중~
이 책은 1부 '파격은 나의 힘-일탈과 혁신 사이를 오가다', 2부 '딱 보면 알지, 얘기되는 거-직관과 감각의 예술가', 3부 '더 다르게, 더 새롭게-변신 끝판왕', 4부 '왠지 무서운 건 기분 탓?-집념과 끈기로는 세계 최강자', 5부 '힘들었죠? 토닥토닥-역경을 뛰어넘은 영원의 예술가, 6부 '넘사벽 '천재 오브 천재'-재능을 홀로 내려받은 예술가', 7부 "경계는 없어, 섞으면 돼-융합과 재창조의 달인', 8부 '사랑 없인 예술도 없다-최고의 로맨티시스트, 9부 '아, 나 이거 아는데-친근한 작품의 주인공', 10부 '고통은 잊어요, 행복만 줄게요-아름다움과 행복 덕후들', 11부 '난 오늘도 시를 읊지-감성 장인들'까지 모두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마네, 클림트, 피아졸라, 파가니니, 피카소, 마티스, 리스트, 카라얀, 모네, 헨델, 비발디, 미켈란젤로, 드보르자크, 루소, 고갱, 베토벤, 고흐, 차이콥스키, 실레, 다빈치, 세잔, 푸치니, 샤갈, 브람스, 슈만, 모딜리아니, 베르디, 라흐마니노프, 모차르트, 르누아르, 멘델스존, 슈베르트, 드뷔시, 바그너, 쇼팽 등과 어디선가 들어는 본 것 같지만 잘 모르는 디에고 벨라스케스, 알폰스 무하, 라파엘로 산치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까지 39인의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가 담겨 있습니다.
이름부터 작품까지 너무나 익숙하다고 해도 그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자세하게 들여다 볼 일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과 작품 속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귀함에 가려진 위선과 도덕성 문제를 적나라하게 담은 작품, 하지만 외설적이라며 비판을 받은 작품 <풀밭 위의 점심 식사>의 마네, 하지만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썩은 그림"이라며 찢어버리려고 해서 작품을 높이 걸어야 했으며, 분노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그림 앞에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고 합니다. 첫장부터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다음에는 또 어떤 작가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궁금증이 생겼답니다.
클래식 음악은 좋아했지만, 탱고는 전혀 관심밖에 있었던 꿈오리를 탱고의 세계로 이끈 이는 김연아 선수였습니다. 그녀가 소치올림픽 프리에서 사용한 음악인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를 듣는 순간 바로 탱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는데요.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추모하려고 지었다는 <아디오스 노니노>, 왠지 그녀의 마지막 프로그램이라 이별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표 탱고 음악으로 꼽히는 <리베르탱고>는 책을 읽으며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책 속 QR 코드와 연결되어 있는데요. 다른 작품들 또한 음악을 들으며 그들의 삶과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피아졸라는 태어났을 때부터 오른쪽 다리가 뒤틀려 있었으며, 여러차례 수술을 받고 좋아지기는 했지만 평생 걸을걸이가 불편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음악 인생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으며, 작품이 무려 2500여 곡이나 된다고 하니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것 같습니다. '탱고'하면 떠오르는 악기, 바로 '반도네온'인데요. 피아졸라가 반도네온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는 책을 통해 알아보길 바랍니다.

뛰어난 연주 실력 때문에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는 이상 저런 연주를 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니콜로 파가니니',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이야기를 한 '파블로 피카소',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만든다"라고 말한 '빈센트 반 고흐', 많은 수수께끼를 안고 있는 작품 <시녀들>의 화가, 화가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화가라는 찬사를 받는 '디에고 벨라스케스', "너무도 기분 좋은 미소가 그려져 있어, 인간의 미소가 아닌 신의 미소 같다."는 찬사를 받은 <모나리자>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무려 6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사과와 오렌지>의 '폴 세잔',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그리고 슈만의 제자였던 브람스의 삼각관계, "나는 살아온 인생과 작품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쓴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곡이자, 인공지능이 서양 음악가 중 가장 혁신적인 인물로 골랐다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라는 광고 음악이 떠오르는 오페라 명곡 <리골레토>에 나오는 아리아 <여자의 마음>의 주세페 베르디 등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의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시길요. 끝으로 전하고픈 말은 유인택 예술의 전당 대표의 추천글로 대신합니다.
클래식 음악이나 서양 미술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어렵고 낯설기도 합니다, 즐길수록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 이해를 돕는 길라잡이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은 서양 고전 음악과 미술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친절한 도슨트가 되어줄 것입니다. '추천글' 중~
꿈오리 한줄평 : 39인의 예술가가 보내는 초대장, 클래식과 미술의 세계로 빠져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