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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
조수빈 지음 / 파람북 / 2022년 5월
평점 :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
Youth is wasted on the youth
버나드 쇼의 말처럼, 내 청춘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할 시기는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글쓴이의 말' 중~
꿈이라는 게 있을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다는 조수빈 아나운서의 에세이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 이 책은 40대에 들어선 저자가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함과 더불어 가장 빛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미처 알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그 시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건네는 조언 같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학력과 커리어, KBS 간판아나운서로 9시 뉴스 앵커였던 저자, 승승가도만 달렸을 것 같은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무척 궁금했는데요. 무엇보다 저자의 말처럼 "한 청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는 1부 '사랑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사랑스러운', 2부 '나의 목소리는 오직 당신을 위해', 3부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찾아온'까지 구성되어 있는데요. 1부에선 영화를 통해 저자의 청춘을 관통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무엇보다 청춘을 성장시키는 것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부에선 KBS 아나운서부터 프리랜서 앵커까지, 아나운서로서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3부에선 저자가 방송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사람들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중 일부는 누군가에게는 편향된 시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만난 행운이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중요한 삶의 원칙을 갖게 되었다. '뭐라도 해야지. 그러다 보면 뭐라도 걸린다.' p.20
일본어 히라가나도 제대로 몰랐던 저자가 일본 대학 단기 연수 프로그램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무슨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잘할 수 있을지, 이런 나를 남들이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고 행동부터 하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저자는 그 첫 경험 덕분에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만약 꿈오리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시도할 생각조차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오리에겐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기회가 여러 번 찾아왔었습니다. 그때는 그 기회를 잡을 용기가 없었기에 그냥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렇게 보내고 나면 늘 후회가 남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위로하고는 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늘 남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무언가 도전해 보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이고 있나요?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오늘, 저자의 말처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른이 됐을 땐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나친 20대가 사무쳤다. '잔치는 끝났다', 마흔이 되고 보니 이제는 알겠다. 그렇게 자조하던 30대조차 그립다는 걸, 그리고 오늘은 항상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라는 것 또한, 계속 그렇게 아쉽게 흘러가 버릴 것이다.
(중략)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때의 내가 청춘인 것만으로 예쁘다는 걸 알았더라면, 하지만 참 부질없다. 어차피 그 시절에 속한 이는 깨닫지 못할 것이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얼마나 빛나는지를. 그러니,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
p.23~24
삶의 나이테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조금이라도 젊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하는 후회 아닌 후회 같은 넋두리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 속한 이는 깨닫지 못할 것" 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 또한 자신들이 얼마나 빛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미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얼굴에 화장을 입히는 것처럼 마음에도 화장을 해야 했다. 그건 '가식'과 다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남 앞에서 진짜 나를 있는 그대로 깔 수는 없다. p.60
저자의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진짜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본연의 나와는 다른 가면을 몇 개쯤은 가지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본연의 나를 만나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일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땐 그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냥 머리를 비운다. 현실을 회피하거나 도망가는 것과는 다르다. 그 일에 매몰돼 있는 나 자신을 떨치라는 얘기다. p.179
어떻게 머리를 비울까요? 저자는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전에 이런저런 강의를 들으러 다닐 때도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꼭 명상만이 아니라 자신만의 수행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자가 발견한 수행법은 '운동'이라고 하는데요. 요즘처럼 날씨도 좋은 날엔 밖으로 나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보는 것도 너무 좋겠지요?
독자 여러분은 학교 다닐 때 100미터 달리기를 몇 초에 뛰셨는지? 나는 24초였다. (중략) 체육 시간이 지옥이었다. 공부는 곧잘 해 필기시험은 잘 쳤지만, 실기는 완전 바닥이라 체육 점수는 늘 만회가 안 됐다. p.180
꿈오리의 삶과는 닮은 곳이 0.00001%도 없을 것 같은 저자의 삶, 그러다가 이 부분에서 슬며시 미소 짓게 되었습니다. 100미터 달리기 24초, 필기는 쉬워도 실기는 세상 제일 어려웠던 과목, 저자처럼 체육 시간이 지옥까지는 아니었지만, 체육이 있는 날은 비가 오기를 바랬던 적이 참 많았더랬습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하던 100미터 달리기는 그야말로 고역이었는데요.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오빠 친구는 걸어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었답니다. 그럼에도 그 시절이 얼마나 빛나던 시절이었는지를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다는 것, 십 년 후쯤 돌아보면 지금의 모습 또한 그러하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가장 빛나는 시절을 보내고 있음에도 미처 알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