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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평점 :

과거로 돌아가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는 것, 그러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겠다는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바꿀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12년 전의 그 바다로 달려가는 나은처럼요.
<너의 여름에 닿을게>는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워진 은호와 도희 그리고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기 어려운 나은의 이야기를 통해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은호와 도희의 시점 그리고 나은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곁들여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는데요. 나은이 간절하게 바꾸고 싶었던 미래는 바람대로 이루어질 것인지, 나은이 왜 은호와 도희 곁을 스토커처럼 맴도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나는 생애 열여덟 번째 여름을 지나고 있다. 올해는 유독 날이 덥다. (중략) 이런 날엔 방구석에서 숨죽이고 있는 게 최고다. 팔다리를 펼치고 누워, 창 틈새로 불어오는 미풍을 맞으며, 머리맡에 둔 콜라 잔에서 탄산이 톡톡, 리드미컬하게 튀는 소리를 듣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다. 지금 나는 무더운 골목을 달리는 중이다. p.7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 날, 골목길을 달리는 나은의 모습을 묘사하며 시작합니다.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나은이 달려간 곳은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그곳에서 찾은 한 사람, 하지만 나은은 다가가지 못합니다. 나은을 달리게 만든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스토킹 자체가 무모한 일 아냐? 이제껏 우리를 따라다닌 목적이 있다면 이때쯤 제대로 한번 등장해 주셔야지. 밑져야 본전인데, 일단 기다려 보자. 그 하얀색 차를. p.41
공통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 같은 두 사람, 열여덟 살 고등학생 은호와 도희는 누군가 자신들을 스토킹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지금껏 모르고 살아오던 은호와 도희, 두 사람은 똑같은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접점이 될 만한 단서를 찾아 나서는데요. 겨우 하나 찾은 것이 바로 두 사람 모두 한 번도 바다에 간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그 어떤 답도 들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아갑니다. 왜 은호와 도희네 가족은 바닷가에 가지 않는 것일까요?
대여섯 살로 보이는 남자아이 한 명과 여자 아이 한 명이 담요에 돌돌 말려진 채, 대기 중이던 구급 대원들에게 인계됐다. (중략) 하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p.68
은호와 도희는 십 이년 전, 바다에 빠진 두 아이를 구하고 주검으로 발견된 고교생 수빈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은호와 도희에겐 생명의 은인인 수빈, 두 사람은 수빈을 추모하기 위해 바닷가 마을 소소리로 떠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두 사람을 스토킹하던 나은이 어떤 사람인지, 나은과 수빈은 어떤 관계인지를 알게 됩니다. 나은은 왜 은호와 도희를 스토킹한 것일까요?
십이 년 전 소소리 마을 어딘가에 있던 여섯 살의 은호와 도희를 찾아서, 그들이 바다에 빠지지 못하도록 막아서, 수빈을 되살려 내기 위해서, 나는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p.127
서른 살의 나은이 십이 년 전 그때로 돌아가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은 오로지 수빈을 되살려 내기 위함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고 싶은 나은, 과거로 돌아가 수빈의 행동을 막을 수 있다면, 여섯 살이었던 은호와 도희가 물에 빠지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수빈이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그리하여 나은이 그토록 바라던 수빈과 함께 하는 미래로 바꿀 수 있을까요?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로 나아가기 어려워진 열여덟 살 은호와 도희 그리고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나은 그리고 십이 년 전 그때의 나은과 수빈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 오늘 하루가 그저 그런 기억에 남지 않는 날이 될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지, 훗날의 기억이 아무 의미 없는 생애 마지막 날이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깨어났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하루를 맞았다. p.210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나은, 수빈과 함께 하고 싶었던 미래는 나은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입니다. 만약 과거의 일들이 바뀌어 미래가 바뀐다면, 나은은 자신이 바라던 미래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매일 맞이하는 오늘 하루는 그저 별 볼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언젠가 추억하게 될 특별한 하루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 똑같은 아침을 맞을지라도, 오늘 하루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지금 이 순간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건 어떨까요?
<너의 여름에 닿을게>는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워진 은호와 도희 그리고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기 어려운 나은의 이야기를 통해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은호와 도희 그리고 나은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곁들어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무얼 바꾸고 싶나요?
꿈오리 한줄평 : 지나간 과거에 휘둘리지 말고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