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
김시래.김태성.최희용 지음 / 파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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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실체를 증명하는 거울, 존재의 처음이자 끝이다. p.5

 

존재하는 모든 것들엔 이름이 있습니다. 사람 이름부터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물건들, 영화나 드라마, , 자동차나 의류, 식당 그리고 기타 등등...., 이름은 ''라는 존재를 다른 것들과 구별 짓게 만들어 줍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이름,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이름엔 어떤 특별한 공식은 없는 걸까요? 이 책은 이런 물음에서 시작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는 부제 그대로 '창의적 발상가들이 밝히는 성공하는 네이밍의 숨은 법칙, 브랜드 기획자, 마케터, 창업자들의 필독 실전 지침서'로 이름의 중요성과 성공적인 네이밍의 법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저자가 다양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잘 지은 이름 하나가 三代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업무상 일면식 없는 사람과 만나면 성명부터 먼저 주고받는다. 그러니까 이름은 최초의 브랜드인 셈이다. 모든 것은 이름을 통해 의미를 부여받고 정체성을 갖는다. 사람의 이름처럼 말이다. 모두 똑같은 인간이지만, 모두 다른 개성을 지녔다. p.21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에는 한 번 들으면 뇌리에 박히게 될 수밖에 없는 이름이 나옵니다. 바로 인디언들과 함께 살게 된 주인공 던바 중위의 인디언식 이름인 '늑대와 함께 춤을'입니다. '주먹 쥐고 일어서', '머릿속의 바람' 등 인디언 동료들의 이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그들이 지닌 개별적 성향과 고유한 존재감"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름엔 만든 사람이나 태어난 지명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 지역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으며, 특별한 스토리가 담기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오래도록 각인되는 이름, "이름은 소비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시각적, 청각적 요소"이기에 좋은 이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잘 지은 이름 하나가 三代"를 먹여 살릴 수도 있는 것, 그러니 우리는 모두 "이름에 어떤 의미를 담으려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머리에 꽂히는 인상적 이름"을 지으려고 애를 씁니다. "이름은 실체를 증명하는 거울이자, 정체성의 엑기스"이며 "존재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좋은 이름을 지으려면 먼저 해당 사물이나 개념의 본질적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이름 안에 대상의 특징이나 개념의 핵심적 가치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다. '커피잔'이라는 사물의 본질은 ''이며, 잔에 담을 내용물인 커피를 붙어 '커피를 담는 잔'이라는 사물의 특성이 드러난다. 이름을 지을 때도 해당 사물이나 개념의 본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덧붙여진 의미를 반영해야 한다. 이름을 통해 해당 사물이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구별하고,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다. p.25

 

어떤 이름이 더 매력적이고 좋은 이름일까요? 첫째 유니크해서 다른 것과 구별되어야 하며, 둘째 대상의 근본적인 의미와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본질을 품은 유니크함"이 기본이며, 거기에 "재미와 스토리텔링"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김혜자도시락'은 배우의 이미지대로 인심과 애정을 도시락에 담았다는 점이 강조되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혜자롭다'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배우가 되었습니다.

 

"영어로 10100제곱이라는 숫자를 가리키는 'googol'을 변형해 지어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방대한 인터넷에 담아내겠다'라는 의도를 드러낸 '구글Google', '항해하다'는 뜻의 'Navigate''~하는 사람'의 뜻을 가진 접미사 '-er'이 만나 만들어진 이름 '네이버Naver'는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널리 알려진 이름입니다. 이름부터 경쟁력이 되는 시대, 그러니 이름 하나도 허투루 지을 수 없습니다. "이름은 역사적 유물이고 마케팅의 현장이며 문화 콘텐츠의 얼굴"이니까요.

 

상징성과 함축성을 겸비해 캐주얼하고 신선하거나 상징성과 구체성으로 산뜻하고 쉽게 다가오는 이름들에 주목해 보라.

이런 조합으로 구분하며 이름 지을 때 고려해야 할 4개의 키워드가 보인다. 상징적 이름은 재미있거나 독특하거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함축성과 구체성은 둘 다 이름의 대상이 갖는 정체성이나 본질을 의미한다. 이것들을 조합해 보라. 재미있고fun, 독특하며unique, 이야기가 있고storytelling, 본질을 담은essence 이름이 된다. 머리글자를 따면 'f.u.s.e'가 된다. p.123

 

소비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강한 인상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이름, 성공하는 네이밍에는 어떤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저자는 '퓨즈FUSE'를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과도한 전류가 흐를 경우 스스로 녹아서 화재를 예방해 주는 장치인 '퓨즈'를 네이밍에 적용하면 부절절한 이름을 지어 회사가 망하거나 작품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 모든 네이밍에 재미있고, 독특하며, 이야기가 담겨 있고, 본질을 담아낼 수는 없을지라도, 이름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실어 주고, 상상하게 하면 좋겠지요?

 

당연하게도 이름은 이름에 숨은 드라마를 집약적으로 함축한다. 특정 제품의 이름이나 타이틀을 만들 때 제품의 효과나 용도, 생김새를 따오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의 이름을 타이틀로 하기도 한다. 이름을 지을 때 중점을 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포인트가 달라진다. p.133

 

책이나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을 고를 때,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른 사람들의 평점에 따라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저 단순하게 제목에 이끌려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름을 지을 땐, 본질을 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미있고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웹툰, 영화, 아이돌, 온라인 브랜드, 온라인 게임, 서적, 음료, 화장품. 의료, 식당과 카페 등 다양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 성공적인 네이밍의 법칙을 알려줍니다. 또한 아파트, 자동차, 전자와 가전, 음식, 음료. 패션, , 화장품, 스포츠, 여행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름은 "시대적 감수성과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적 관점이 녹아든 문화 콘텐츠"임을 이야기하며, 트랜드를 읽고 트렌드를 만드는 트렌드 라이터는 어떠해야 하는지, 트랜드 라이터로서의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는 부제 그대로 '창의적 발상가들이 밝히는 성공하는 네이밍의 숨은 법칙, 브랜드 기획자, 마케터, 창업자들의 필독 실전 지침서'로 이름의 중요성과 성공적인 네이밍의 법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주며, 이를 통해 트렌드 라이터로서의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을 읽고 나면, 절로 공감하게 되는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잘 지은 이름 하나가 三代를 먹여 살린다.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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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나랑
린다 수 박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김겨울 옮김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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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 아이 옆에 선 강아지의 모습도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해 보입니다. 강아지 꼬리가 하늘을 향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니 말이죠. 강아지가 꼬리를 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즐겁고 행복할 때라고 합니다. 아이의 땋은 머리도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건 우연의 일치인 걸까요?

 

<책이랑 나랑>은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 하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종, 성별, 신체 특징은 다르지만, 아이들 모두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과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책은 인종, 성별, 신체 특징에 따라 차별을 하지도 않습니다. 모두에게 평등하답니다. 휠체어를 탄 친구도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도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책을 통해 신나는 모험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아시아계 최초 뉴베리상 수상 작가인 린다 수 박 작가와 칼데콧상 3회 수상 작가 크리스 라쉬카 작가, 그리고 유튜브 '겨울서점' 김겨울 작가의 첫 그림책 번역작인데요. 책 띠지에 나온 "책과 독서에 대한 가장 사랑스러운 찬가!"라는 문구가 정말 찰떡처럼 들어맞은 책이랍니다.

 


이건 내 책이에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에요.

어디에 가든지

늘 들고 다니지요.

'책이랑 나랑' ~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쓴 아이가 책을 들고 어딘가를 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고, 그래서 어디에 가든지 늘 들고 다닌다고 합니다. 마치 애착인형처럼 말이지요. 책 표지를 보니 '미운 오리 새끼'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닉네임 '꿈꾸는 미운오리'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책이라지요. 한때 꿈오리가 정말 좋아했던 책이기도 한데요. 꿈오리를 책속 세상으로 빠져들게 만든 최초의 책은 <그림형제 동화집>입니다. 국민학교 입학 후,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읽게 된 책이라서 그런지, 그 어떤 책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책이 되었답니다.

 

언제 읽어도 좋은 책,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 있나요?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밥을 먹으면서도 읽게 되는 책이 있나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어딘가를 가야할 때도 챙겨가게 되는 책이 있나요? 그런 책이 있다면, 음식물 자국이 남아 있을 수도 있고, 표지부터 내지까지 너덜너덜한 채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관에서도 읽고, 공원에서도 읽어요.

벤치에서도 읽고, 나무 아래에서도 읽지요.

버스에서도 읽고, 지하철에서도 읽어요.

나는 늘 책과 함께해요.

'책이랑 나랑' ~

 

혼자 책을 읽을 때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읽을 때도 있고,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강아지, 금붕어, 지렁이에게도 책을 읽어주기도 한답니다. 재미있게 읽은 책을 또 다른 누군가와 나누고 싶기 때문이지요. 늘 함께 하는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 읽어줄 수도 있겠지요? 동물들도 말을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엄마에게 말하듯 "또 또 읽어주세요!"라는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책은 꼭 책상 앞에 바르게 앉아 읽게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소파, 바닥, 식탁에서도 읽고, 공원 벤치에서도 읽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읽기도 한답니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누군가는 어떤 책일까 궁금해 할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요즘엔 보기 드문 일이려나요?

 


지금은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당장은 어디에도 갈 수 없어요.

나는 책과 함께

아주 먼 곳을 여행하고 있거든요.

'책이랑 나랑' ~

 

휠체어를 탄 친구도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도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신나는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엄청난 모험의 세계로 떠날 수도 있습니다. 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까요. 점자책과 함께 "아주 먼 곳을 여행"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긴 페이지, 꿈오리가 이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된 것은 왜일까요? 그건 아마도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책 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인 듯합니다. 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이들도 분명 있으니까요. 그러니 점자책, 수화책, 다문화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은 책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게 됩니다.

 

<책이랑 나랑>은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 하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종, 성별, 신체 특징은 다르지만, 아이들 모두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과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답니다. 책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그저 손을 내밀기만 하면 된답니다. 바로 지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 있나요?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밥을 먹으면서도 읽게 되는 책이 있나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어딘가를 가야할 때도 챙겨가게 되는 책이 있나요? 여러분의 책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좋아하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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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5
오스카 와일드 지음, 나현정 그림, 소민영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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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왕자와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며 끝까지 왕자 곁을 지키다가 동사한 제비 이야기, 시대를 거슬러 많은 사랑을 받는 명작동화, 바로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입니다. 이 책은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두 권의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그리고 <석류나무의 집>을 원전으로 한 완역본으로 '행복한 왕자', '나이팅게일과 장미', '욕심쟁이 거인', '헌신적인 친구', '비범한 로켓 폭죽', '어린 왕', '스페인 공주의 생일', '어부와 영혼', '별 아이'까지 모두 9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동화를 쓰는 것이 아빠들의 의무이며, 동화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에 비추어 동화는 그 어떤 훈육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는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이 세대를 거슬러 누구나 즐겨 읽는 고전이 된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만한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인데요. 기득권 세력을 향한 신랄한 비판은 시대를 거슬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듯합니다.

 


인간의 심장을 가지고 있을 때 나는 눈물이 뭔지 알지 못했어. 나는 슬픔이 들어오지 못하는 평화로운 궁전에서 살았거든. (중략) 난 그렇게 살다가 죽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이 높은 기둥 위에 세워 놓은 다음부터 나는 이 도시의 모든 불행을 보게 되었어. 내 심장은 납으로 만들어졌는데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구나. p.10~12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 동상이 서 있었습니다. 동상은 온몸이 황금으로 덮여 있고, 눈에는 사파이어가 박혀 있는데다, 칼 손잡이에는 커다란 루비가 반짝이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모두 그 동상을 우러러보았습니다. 하지만 왕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모습을 본 사람들은 왕자의 동상을 끌어내립니다. 왕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렇게 된 것인지를 알려고 하는 대신, 용광로에 넣어 녹인 다음, 서로 자신의 동상을 만들겠다며 싸우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비는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려는 왕자를 도우며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킵니다. 왕자의 눈이 되어 주고, 머나먼 이국땅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면서요. 날이 추워지면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죠. 하느님의 명령으로 가장 귀중한 것 두 가지를 가지러 온 천사는 왕자의 쪼개진 납 심장과 죽은 제비를 들고 가는데요. 겉모습과 물질적 가치에 치중하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한 바가 큰 듯합니다.

 


정원의 주인은 바로 나야.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텐데. 그러니까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여기 들어오면 안 돼! p.41

 

7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자신의 정원이니 누구든 들어올 수 없다고 말이죠. 그 후 거인의 정원엔 봄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겨울이었지요.

 

아이들이 높은 담에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와 나뭇가지에 앉자, 거인의 정원엔 다시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단 한 곳만 빼고 말이죠. 여전히 겨울인 그곳엔 너무 작아 나무에 올라가지 못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정원에 봄이 오지 않는 이유를 깨달은 거인은 밖으로 나가, 어린 소년을 나무 위에 올려 주는데요. 그러자 정원엔 다시 봄이 찾아옵니다. 거인은 모든 담장을 허물고 정원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만듭니다.

 

하지만 작은 아이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거인은 늙고 쇠약해집니다. 어느 겨울 날 아침, 거인의 정원에 그 작은 아이가 찾아오고, 자신의 정원, 천국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날 오후 거인의 정원을 찾은 아이들은 새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나무 아래 누워 있는 거인을 보게 됩니다.

 


한스는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 밀러는 늘 한스네 정원을 꽃을 꺾어 가고는 했습니다. "진정한 친구는 모든 것을 나눠 가져야 한다"면서요. 하지만 밀러는 한스에게 아무 것도 나눠 주지 않았습니다. 부자임에도 말이지요. 한스가 겨우내 힘든 생활을 할 때는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며, 귀찮게 하지 않는 것이 우정"이라 말하며, 찾아가지 않습니다.

 

봄이 오자 밀러는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한스를 찾아갑니다. 그 바구니에 꽃을 가득 채울 심산이었지요. 먹고 살기 힘들어 손수레까지 팔았다는 한스에게 밀러는 자신의 집에 있는 고장 난 손수레를 주겠다고 합니다. 대신 자기 집 헛간 지붕을 고쳐 달라 하고, 시장까지 물건을 날라 달라 하고, 양떼를 몰아 달라 하고. 다친 아들을 치료할 의사를 불러오라는 일을 시킵니다. 손수레를 주는데 그깟 일을 못하겠냐면서 말이지요. 사실 그 손수레는 그냥 두면 방해만 되고, 내다 팔기에는 너무 망가진, 그래서 몇 푼 받지도 못할 손수레였습니다.

 

한스는 늘 밀러를 위한 일을 했지만, 밀러는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만을 늘어놓을 뿐이었지요. 폭풍우가 치는 밤 밀러 대신 의사를 부르러 간 한스는 길을 잃게 되고, 물에 빠져 죽게 됩니다. 한스의 장례식에 온 밀러는 "다시는 남에게 뭘 주거나 하지 말아야겠다며, 자신은 너무 너그러워 탈"이라는 말을 합니다. 너무나 <헌신적인 친구> 한스와 온갖 미사여구만 늘어놓으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취하고야 마는 친구 밀러, 인정머리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밀러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 것일까요? 그에게 우정이란 어떤 의미인 것일까요?

 

<행복한 왕자>는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두 권의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그리고 <석류나무의 집>을 원전으로 한 완역본입니다. 시대를 거슬러 지금도 많이 읽히고 있는 <행복한 왕자><욕심쟁이 거인>을 비롯한 9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요. 그의 작품이 시대와 세대를 거슬러 누구나 즐겨 읽는 고전이 된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만한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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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 스토리 1 -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이야기친구
공윤희 지음, 박민주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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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게임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 상황을 해결해야만 한다면? 나쁜 감정이 만들어낸 요괴를 물리쳐야 한다면? 여러분은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미션을 수락하시겠습니까?

 

<에모몬 스토리>는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게임 세상으로 들어간 아이가 나쁜 감정이 만들어낸 요괴 에모몬과 대결하며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성적, 외모, 갑질 등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이 미션으로 주어지며 이야기에 대한 흥미와 몰입도를 높입니다.

 


<에모몬 스토리>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인데요. 주요 등장인물 소개부터 게임 용어 풀이, 그리고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소개하는 장면은 책을 읽음과 동시에 게임을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에모몬 때문에 세상이 어지럽구나.

자네가 세상을 구할 예언의 아이가 되어 주게.

부탁하네.

게임은 간단했어. '예언의 아이'가 감정 요괴인 에모몬을 잡고, 그걸 이용해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거야.

(중략)

미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p.16~23

 

이야기는 초등학생인 세민이가 중학생인 오빠의 컴퓨터로 몰래 게임을 하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많은 게임 중 세민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게임은 '에모몬 스토리'입니다.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들은 세민이는 곧 게임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난데없이 초등학교 2학년인 준호와 기찬이 이야기가 나왔지. '에모몬 스토리'는 에모몬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었어. 에모몬을 잡으면 그 에모몬이 지닌 특별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걸 이용해 미션에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을 해결해야 했지. p.23~24

 

게임은 세민이가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단순히 에모몬을 잡는 게임이 아니라 에모몬의 능력을 이용해 미션에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인물들의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인물들의 몸에서 또 다른 에모몬이 나오기에, 공격을 피하지 못하면 체력이 금세 떨어지게 되고, 체력이 바닥나면, 예언의 아이는 죽게 되고 게임이 끝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세민이의 첫 번째 미션은 해결도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게임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p.27

 

잠깐 잠이 든 것 같기도 한데, 눈을 뜬 세민이가 있는 곳은 학교 교실이었습니다. 세민이가 다니는 학교가 아닌, 게임 속 준호와 기찬이가 다니는 학교였고 공중에는 "게임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라는 글자가 씌어 있었습니다. 이건 꿈일 걸까요? 아니면 정말 게임의 세계로 들어간 걸까요?

 

어쨌든 게임 속 주인공 예언의 아이가 된 세민이는 본격적으로 미션을 수행해 나갑니다. 첫 번째 미션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 인물들의 갈등 상황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2학년이 4학년 수학을 이해하는 것도 대단한데 준호는 만족하지 못했어. 레벨 테스트를 백점으로 통과해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거든. 부모님은 준호가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 들어가길 바라셔. 공부를 가장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대학 말이야. 그래서인지 준호는 레벨 테스트를 1등으로 통과할 때마다 부모님은 "우리 아들 최고!"라며 칭찬해 주셨어. p.40

 

준호는 부모님이 바라는 대학, 누구나 알아주는 그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칭찬을 받을 때마다, 더더욱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여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준호가 스스로를, 그리고 친구 기찬이를 괴롭히게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세민이는 시험 성적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로 가장 친한 친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뚱뚱하면 놀림을 받는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다이어트를 강요받는 아이 지수와 손님의 갑질로 힘들어하는 편의점 알바생 미진까지, 각각 다른 갈등 상황에 빠진 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럼 끝난 게 아니야?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p.163

 

이야기는 모든 갈등 상황을 해결한 세민이가 집이 아닌 게임 세계에서 또 다른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는 것을 암시하며 끝이 납니다. 다음 편이 더 기다려지는 것은, 또 어떤 미션을 수행할 것인가도 있지만, 세민이가 있는 곳이 게임 속 가상의 세계가 맞는지, 그렇다면 왜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 것인지가 너무나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예고편을 보니, 2권에서 그런 궁금증이 해결될 듯합니다.

 

<에모몬 스토리>는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게임 세상으로 들어간 아이가 나쁜 감정이 만들어낸 요괴 에모몬과 대결하며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성적, 외모, 갑질 등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이 미션으로 주어지며 이야기에 대한 흥미와 몰입도를 높입니다.

 

부모님의 기대치에 호응하려는 준호, 단지 뚱뚱하다는 이유로 다이어트를 강요받는 지수, 손님의 갑질로 힘들어하는 미진, 아이들은 주변 인물들과 갈등 상황을 빚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세민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될 듯합니다. 내 기분에 따라 행동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통해 배려의 마음을 배우게 되고,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이 아닌 스스로가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고, 남에게 보여지는 외모보다는 자신감과 개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게 되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만약 게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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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름이다! I LOVE 그림책
라자니 라로카 지음, 아비 알와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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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더웠던 2024년 여름, 이젠 안녕을 고하고 싶은데 여름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아직은 아니라며, 아쉬움이 많다며, 정말 가고 싶지 않다며 떼를 쓰는 듯합니다. 이러한 때에 <, 여름이다!>가 찾아왔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서 말이죠.

 

<, 여름이다!>는 엄마, 아빠와 셋이 살던 ''가 삼촌, 이모,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사촌들과 함께 신나고 즐거운 여름날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대가족을 이루어 살던 시대에서 부모와 결혼하지 않는 자녀만으로 구성된 핵가족의 시대로, 이젠 혼자 사는 독가족이 늘어나는 시대가 된 요즘, 매년 대가족이 모여 함께 여름을 보내는 일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에게는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른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여름은 사촌들을 위한 계절이야. 엄마와 아빠, 삼촌 둘, 이모 둘,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촌 일곱. 우리 모두가 함께 해.

우리는 바다와 호수 근처에 있는 집으로 가지. 우리들 중 그 누구의 집도 아닌 곳이야.

', 여름이다!' ~

 

엄마, 아빠와 셋이서만 살고 있는 '', 매년 여름 ''는 삼촌, 이모,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사촌들과 함께 신나고 즐거운 여름날의 추억을 쌓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막내였던 ''에게도 동생이 생겼습니다. 이제 나는 동생을 챙길 줄 아는 멋진 오빠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촌 형은 키가 더 커졌고, 목소리도 더 깊어졌습니다. 그 모습이 조금 어색하기도 합니다. 형은 둘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같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여름은 우리 사촌들과 아이스크림의 계절이니까.

', 여름이다!' ~

 

온 가족이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함께 하이킹을 하고, 미니 골프를 즐기고, 수영을 하고, 호수에서 밧줄 그네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책을 읽고, 뛰어놀며, 신나는 여름날을 보냅니다. 그리고 저녁엔 늘 아이스크림을 먹는답니다. 그건 우리들만의 루틴이죠. 여름은 사촌들과 함께, 여름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계절이니까요.

 


그리고 조금 더 특별한 일이 또 있답니다. 어른들이 아닌 사촌들끼리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아이들끼리의 저녁 준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는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내가 준비한 특별한 선물은 무엇일까요?

 

<, 여름이다!>는 엄마, 아빠와 셋이 살던 ''가 삼촌, 이모,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사촌들과 함께 신나고 즐거운 여름날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대가족을 이루어 살던 시대에서 부모와 결혼하지 않는 자녀만으로 구성된 핵가족의 시대로, 이젠 혼자 사는 독가족이 늘어나는 시대가 된 요즘, 매년 대가족이 모여 함께 여름을 보내는 일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에게는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른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아직 바깥은 여름이라고 해야만 하는 9월입니다. <, 여름이다!>와 함께 여름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대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여름날의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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