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같은 소리 하네 -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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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퀘스트 출판사. 팟캐 제목 마음대로 도용. 도둑이 따로 없음.
원제는 개무시하는군. 원저자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https://www.facebook.com/sciencewithpeople/photos/a.291149854353292.1073741826.287457908055820/1316213191846948/?type=3&the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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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7-30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 작가가 쓴 책의 제목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느꼈는데, 출판사가 제목을 무단 도용했네요.

조그만 메모수첩 2018-07-30 20:14   좋아요 0 | URL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대중을 위한 과학 팟캐로 아기자기 하니 나름 과학의 대중화 첨단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이상하게 베껴서, 심지어 과학으로 사기친 사람들에 관한 책에 갖다 붙여놓은 거 너무 악의적이죠.. 못됐어요 사람들이 -_-;;;
 
내몸 젊게 만들기 내몸 시리즈 3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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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이 민망하다. 내 몸 젊게 만들기라니. 그러나 이 책은 동안 같은 거랑 별 상관 없고 ‘노화’로 불리는 신체 마모와 그에 따른 불편함을 경감하는 건강법에 관한 책이다. 실천방안을 알리기 위해 각종 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원인을 서술했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고, 작가 선생들인 두 의사가 유머 감각이 있어 살짝 살짝 비꼬듯 웃기게 써놔서 페이지가 빨리빨리 넘어간다.

다만, 최근 접한 정보랑 조금 안 맞는 부분은,
*탄수화물과 비만 =>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비만에 관계되는 영양소는 지방뿐이라고 한다. ( https://www.facebook.com/72447968144/posts/many-studies-have-shown-that/10156263970068145/ )
*각종 영양제와 보충제에 대한 믿음 - 정제 형태의 영양제 보충제는 오히려 해롭다는 메타연구가 있음. (명승권)



다음은 차 떼고 포 떼고 실천방안만 적어본 것. (스압주의 ㅠ)
*기억력
1. 남을 가르친다.
2. 평생 학습한다.
3.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의 흐름을 재편한다. - 예) 깨자마자 일정 생각하기보단 주변에 관심 갖기. 주스의 맛 같은.
4. 유전자를 확인한다. - Apo-E4 수치 측정
5. 현재에 집중한다.
6. 뇌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 - 오메가3, DHA
7. 기공을 시도한다.
8. 야채를 많이 먹는다.
9. 인지 기능을 돕는 영양소를 섭취한다. -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리코펜, 케르세틴, 레스버라트롤, 70% 이상 다크초콜릿, 터메릭, 커큐민
10.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11. 호르몬제 샤용을 고려한다. - 에스트로겐
12. 운동을 한다. - 고강도 운동 1~2회/주, 30분 걷기/일
13. 몸의 독소 제거
14. 유머를 즐긴다.
15. 생각을 도식화한다. - 예)마인드맵

*튼튼한 심장
1. 심장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 과일 및 야채, 마늘, 올리브오일, 오메가3, 마그네슘, 콩단백식품, 스태놀, 스테롤, 다크초콜릿
2. 숨찬 운동을 한다. - 60분 이상/주
3. 보충제를 복용한다. - 엽산 비타민B6, B12, 코엔자임Q10, 나이아신, 비타민D, 판토텐산, 홍국, 디-리보스
4. 지방을 균형있게 섭취한다. - 오메가6지방산 + 오메가6지방산의 25%에 해당하는 오메가3
5. 치실 사용

*스트레스 해소
1. 15초간 얼굴 근육에 힘 준 다음 풀어주기를 반복
2. 숨 깊이 들이마신 후 입술 오므리고 천천히 내쉬기.
3. 코르크 마개 수직으로 물어서 턱 근육 이완.
4.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
5. 큰 조각은 작게 나눠 대처한다.
6. 일한다. 계속 일한다(은퇴 후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7. 돈을 적당히 소유한다.
8. 좋아하는 것을 주변에 놓아둔다.
9. 우선 행동한다.
10. 다이어리를 활용한다.
11.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을 만든다.

*면역력
1. 미주신경을 훈련시킨다. - 기공, 명상
2. 면역세포 군대에 연료를 공급한다. - 표고버섯, 야채, 코코아, 커피, 적당량의 알코올,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레스버라트롤, 카테킨, 케르세틴, 리코펜, 커큐민, 생강, 바이오틴, 비타민B6, B12 / 피해야 할 것 : 단당류, 시럽, 전곡이 아닌 곡류, 포화지방, 과음알코올, 비유기농육류, 수은중독생선)
3. 오메가3을 더 많이 섭취한다.
4. 장의 면역력을 강화한다. - 글루타민, N-아세틸시스테인
5.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한다.
6. 침술이나 명상을 시도한다.

*암 무력화 하기
1.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한다.
2. 비타민D로 신체를 강화한다.
3. 간을 보호한다. - 브로콜리 새싹, 녹색채소, 해초, 양배추, 방울토마토, N-아세틸시스테인, 레시틴, 로즈메리추출액
4. 비타민B가 엽산 결핍을 막는다.
5. 올리브유를 먹는다.
6. 녹차를 마신다.(우유와 함께 마시지 말 것)

*편안하게 숨쉬기
1. 심호흡을 열 번 한다.
2. 되도록 길가로부터 먼 곳에 산다.
3. 마그네슘을 섭취한다.
4. 과일을 많이 먹는다.

*당뇨조절
1. 내 인생은 내가 지배한다 - 허리를 날씬하게, 하루 30분 운동, 혈압 정상 범위 안으로 관리
2. 인슐린의 감수성을 높여라.(과식 노노. 6시간 이상 수면, 인삼, 계피 차)
3. 커피를 마신다.
4. 하루에 두 번 치아씨를 섭취한다.

*강한 위장
1. 섬유질을 먹는다.
2. 물은 하루 종일 최대한 많이 마셔라.(적어도 하루 8컵)
3. 제거 실험을 한다. - 유제품, 밀가루 음식 당을 3일간 먹지 않고 몸의 변화를 살펴 내게 거북한 음식 알아내기)
4. 지방을 선택한다.(좋은 지방:오메가3(생선, 생선기름보충제, 아마씨기름, 호두 등 견과류 / 나쁜 지방:포화지방, 트랜스지방(과자, 햄버거))

*숙면
1. 수면계획을 세운다.- 잠 자기 전 늘 하던 일 5분+세수 5분+이완 5분+수면 7시간)
2. 밤을 활용하라. - 자기 몇 시간 전 조명 어둡게. 명상, 기도, 심호흡, 죽는 것처럼 잠드는 연습)
3. 불면증을 공격하라. - 15분 내에 잠들 수 없다면 일어나 가볍게 활동
4. 잠들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 - 술, 담배, 땀에 젖을 정도의 운동, 카페인, 음식 섭취)
5. 통증을 발견하라
6. 알레르기를 치료하라.
7. 반대로 생각하라 - 예)수면박탈요법
8. 허브 보충젤르 섭취하라. - 발레리안, 인삼

*호르몬 치료(폐경 10년 이하에 유효)
1. 호르몬 치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 미세화한 프로게스테론, 인체동일형화합물, 자연화합물
2.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 - 알약, 겔, 패치 등
3. 치료 계획을 세운다.
4. 화끈거림에 대한 대처법 - 에스트로겐, 명상, 이완기법, 심호흡, 요가, 비타민E, 포화지방 노노
5. 다른 약물도 고려한다.
6. 유발 요인을 피한다. - 스트레스, 적포도주, 초콜릿, 커피, 더운 방

*시력 보호
1. 빛을 차단한다. - 선글라스 착용 + 7~8cm 차양 있는 모자
2. 병원 진료를 받는다. - 40살 이후 특정증상이 없어도 2년 주기로 안과 진료=>눈뿐 아니라 뇌건강, 고혈압, 당뇨 진단 가능하다고)
3. 눈에 영양소를 공급한다. - 루테인, 비타민C, N-아세틸시스테인, 글루타티온, 아이칵테일(비타민C 500mg+비타민E 400IU + 베타카로틴 15mg + 아연 80mg + 구리 2mg)
4. 뒤로 물러나 앉는다. - 텔레비전 앞에서

*뼈와 근육
1. 뼈에 근육을 붙인다. - 근력운동(역기, 아령, 저항성밴드..)
2. 스트레칭을 한다.
3. 균형잡기를 생활화한다. - 아령, 역기, 한 발로 서 있기
4. 낙상을 방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5. 낙법을 배운다.
6. 좋은 칼슘 보충제를 섭취한다. - 납 제품이 퐘되지 않은 제품으로. 구연산칼슘>탄산칼슘)
7. 가족과 함께 한다. - 20대는 골밀도를 가장 크게 높일 수 있다.
8. 비타민K를 섭취한다. - 낫토, 저지방 코티지 치즈, 닭고기 요리
9.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음식은 피한다. - 식물성단백질, 다이어트 탄산수, 소금
10. 뼈에 해로운 것들. - 음주, 흡연, 하루 2,500mg의 비타민A
11. 골밀도를 측정한다.
12. 골다공증 치료약을 알아본다.

*청력관리법
1. 배우자를 신뢰한다. - 귀가 간 것 같다는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
2. 귀지를 제거한다.
3. 귀를 위한 음식을 먹는다. - 엽산, 녹색채소, 식물성화합물(과일색이 진할수록 다량 함유)
4. 귀를 막는다. - 시끄러운 곳에서 소음 차단 헤드폰 이용.

그 외 성생활과 전립선에 관한 챕터가 있었으나 저랑 관계가 없어서 패스...



그리하여, 이 내용을 바탕으로 식단(다이어트 중)+운동 계획표를 짜보았다. 비건이라 동물성 단백질은 함 적어보기만 했고, 보충제 항목은 다 먹을 수 없으니 선택해야.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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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7-23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력 1번 사항은 신중하게 실천해야 할 것 같은데요. 상대방을 가르치려는 의욕이 넘치면 ‘잘난 척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어요. 상대방이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거예요. ^^

조그만 메모수첩 2018-07-23 21:19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ㅎㅎ 갑자기 맨스플레인 생각이 딱 나네요. 안 그래도 어릴 때부터 별명이 똘똘이스머프였는데(정말 재미있어서, 남들도 알았으면 해서 이거 저거 이야기했는데 남들 입장에선 불편했겠지요 ㅠㅠ 아무튼 그 사실 알고 나서부턴 설명짓 안 했고 사교생활도 편해졌지요) 기억력 향상 시켜보겠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간..;;;;;; 다행히 딸이 저한테 이거저거 질문을 하니, 그 기회를 잘 잡아야 하겠습니다 ㅎㅎ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김희숙.정보라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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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님 서평 읽다가 알게 된 책. 원제는 <Tolerance>. 한때 관용은 유행어였는데(홍세화 생각 안 날 수 없고, 똘레랑스 앵똘레랑스 난리도 아니었던 기억) 어느 사이에 수그러든 단어가 되고 말았다. 그만큼 ‘관용’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 단어가 뿌리를 내렸다는 것과 그것이 시민사회에서 교양과 실천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에 이 단어는 우리에게 미래의 과제로 남아 있다.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는 1925년 초판이 나왔고 1940년 개정판이 나왔다. 무지하며 편견으로 똘똘 뭉친 인간이란 종이 나와 의견이 다른 타자에 대해 얼마나 무자비했나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관용’을 키워드로 훑어보는 서양 종교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관용은 종의 생존과 관련된 본능 이지만 인류의 역사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관용의 방향으로 나아왔다. 원시시대, 터부를 통해 사회는 유지되었고 그리스 시대로 나아오며 이성에 눈을 뜬 인류는 로마시대에 이르러 종교적 관용을 갖게 된다. 그러나 기독교의 출현으로-이후 종교혁명을 통해 대두한 신교까지 포함해서- 관용의 역사는 절멸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몇몇 선구적인 사상가의 관용정신은 시대를 밝히는 빛이 되어 희망은 끊어지지 않고 현재 우리의 모습까지 이르렀음을 알게 되었다.

한편 저자가 몸 담고 있는 나라인 미국에 대해서도 언급을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공산주의자들 욕만 실컷 써놓고(초판 집필 당시 7년 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었다) 자기네 나라 노예문제나 인디언 학살문제는 언급을 안 해서 좀 의아했다. 뭐, 종교사에 맞춰 글을 쓰다 보니 그렇게 됐으려니 하지만.

술술 잘 읽히고, 작가 유머감각 넘쳐서 시간이 금방 간다. 하지만 바로 앞 문단에 적은 내용 때문에 별은 세 개만 드릴게용..

글의 마지막은 관용의 정신을 보여준 위대한 사상가들 중 한 명인 소치니우스의 호소를 인용해보려 한다. 지금 읽으면 뭔 당연한 소리를 이렇게 꼼꼼히 하나 싶지만 소치니우스가 발언한 15세기 유럽은 종교의 불관용이 서슬 퍼렇던 시대였다.
“각자가 자유롭게 자기 종교를 판단하게 하라. 왜냐하면 이것이 <신약성서>와 초기 교회의 본보기로 설립한 규칙이기 때문이다. 대체 우리가 누구이건대, 가련한 인간들이여, 하느님께서 사람의 내면에 켜놓으신 신성한 정신의 불꽃을 덮어 가리고 불어 끄려 하는가?우리 중 누구 한 사람이 성경의 지식에 대한 독점권이라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우리의 유일한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뿐이며 우리는 모두 형제이고 다른 사람의 영혼을 지배할 힘은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가? 우리 형제 중 한 명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배웠을 수는 있지만, 자유와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있어서라면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구텐베르크의 tmi를 알게 되었다. 투자자였던 은행가 요한 푸스트가 제기한 소송에서 져서 인쇄소를 빼앗기고, 조수 페터 셰펴가 푸스트한테 가서 인쇄소를 운영하고, 이후 모든 인쇄업자들이 호황을 누리는데 구텐베르크는 빚때문에 감옥을 오가며 어렵게 지냈다고 ㅠㅠㅠ

*매번 엄지손가락으로 타자치다가 이번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마련해서 적어봤는데 시간도 적게 걸리고 정말 편하구나. 돈이 좋다 돈이(음?) 키보드는 로지텍 k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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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7-1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 룬이 활동했던 시대의 미국은 여전히 흑인 차별, 인디언 차별이 심했어요. 흑인 민권운동이 일어나기 전이었으니 미국 백인들이 생각하는 관용의 대상에 흑인은 없었을 거예요. ^^;;

조그만 메모수첩 2018-07-14 00:33   좋아요 0 | URL
cyrus님께 덕분에 좋은 책 재미있게 잘 읽었다고 덧글 남기러 가려던 참이었어요 ㅎㅎ 책장이 술술 넘어가더군요, 번역제목을 잘 지었단 생각이 들었어요. 원제인 <관용>보다는 불관용의 (서양 종교)사였으니까요. // 시대의 한계를 뚫고 관용의 정신를 발한 사람들-볼테르나 라블레, 데카르트 등등-에 대해 예찬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시대의 한계를 뚫진 못했군요 -_-
 
어둠의 혼 - 김원일 중단편전집 1
김원일 지음 / 문이당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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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격한 복통이 있었다.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는데 5시 반부터 통증이 가라앉길래 그런가보다 했더니 오후 4시부터 다시 아프기 시작, 일을 취소하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대장을 안에서 쥐어짜는 듯한 아픔, 그리고 덩달아 아픈 허리. 가기 전에 어설픈 검색을 했더니 통증에 관한 말들이 모두 무시무시하다-대장암, 장염, 복막염, 맹장염...

병원에 가기 전 에코백에 지갑과 폰을 넣었는데 폰에 배터리가 14%밖에 충전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읽을 것이 필요한데.. 해서 손에 잡히는 대로 들고 온 것이 김원일의 <어둠의 혼>이었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CT촬영 후의 결론은 콩팥에 돌. 외과적 처치로 파쇄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서 진통제와 수액을 맞고, 처방약과 ‘물 많이 드세요x10000000’란 충고를 받고 방금 집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어둠의 혼> <도요새에 관한 명상> <연> 세 편을 읽었다. 방랑하는 혹은 사회개혁에 몸을 던진 아버지와 그의 부재, 그런 삶에 대한 이해의 시선, 그 이해를 얻기까지 겪어야 했던 어린 나의 고통, 김원일 작가 특유의 비유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문체 등이 피, 주사바늘, 희미한 약 냄새, 침대 옆의 커튼, 링거대 등과 함께 기억 속에 남게 되었다.

결론 : 여러분 물을 많이 마십시다 ㅠ


* 덧붙임 :
1. 택시 기사분이 옆자리에 생수를 바리바리 사놓으셨다. 대구 식수 오염의 사태가 피부로 확.
2. 병원 분들이 좀 과하게 친절하셨다. CT 촬영 도중 조영제때문에 구토했는데(다행히 신의 한 수로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아 나오는 건 없었지만) 촬영 마치고 다시 진료실로 가는 도중에 마주친 간호사 선생님들 하나같이 “어머!! 구토하셨다면서요! 연락 받았어요 ㅠㅠ 힘드셨죠 ㅠㅠ” 하고 인사를. 아니 저 괜찮은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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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6-23 08: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ㅠㅠ 메오님 늘 건강하시길 바라요 ;ㅁ;

겨울호랑이 2018-06-22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몸에 결석이 생겨 응급실로 실려 갔던 기억이 나네요... 조그만 메모수첩님 쾌유를 기원합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6-23 08:20   좋아요 2 | URL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배가 쥐어짜듯 아프던데요. 건강이 제일인 것이었습니다 역시..

cyrus 2018-06-23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 한 번 크게 아픈 이후로 물 마시는 일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저는 통풍에 걸린 이후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가졌어요. 빠른 쾌차 기원합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7-13 08:30   좋아요 0 | URL
이후 건강 많이 좋아지셨을거라 믿습니다. 물. 물이 최고였던 것이네요. 감사합니다 ㅠㅠ
 
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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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수필로 자신의 과거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글의 요약은 역자 후기에 잘 표현되어 있으므로 그 부분을 인용해 본다.

“<문맹>은 독서와 서사를 사랑했던 한 여자아이가 작가가 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사회적, 역사적 비극으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한 한 인간이 언어를 배우며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이야기인 셈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4살 때부터의 기억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게 무엇이든 읽는 버릇, 온갖 실용적인 일 대신 읽는 것으로 시간을 채워나가는 버릇. ‘독서라는 치유될 수 없는 질병’은 꽤 어릴 때부터 작가와 함께 한 셈이다. 그리고 역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어려서부터 이야기 짓기를 좋아하고, 베드타임 스토리를 들려주러 온 할머니에게 오히려 자신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기숙사에서 희곡을 쓰고 공연해서 그것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벌고, 정치적 문제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생사의 기로에서도 사전은 챙겨온 그런 모습. 역시 타고난 천성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목이 문맹? 처음엔 의아했지만 작가가 가족과 함께 헝가리 국경을 넘어 결국 스위스에 정착하면서 모국어를 버리고 불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고통을 표현한 말이었다. 책의 후반부엔 난민으로서 겪는 고통, 그럼에도 어렵지 않게 스위스 국민이 될 수 있었던 제도의 배려 같은 것이 묘사되어 있는데 최근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 생각할 거리가 되어 주었다.

“뭔가 읽을 것이 있을 때면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 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그러면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그렇게 태어난 문장들이 자라고 성숙하여 자리잡게 된 곳-바로 <문맹>이란 책이다.






* 역자 후기에 또 빼꼼하게 적혀 있는 역자 tmi.. 하나도 안 궁금하다니깐요. -_-;; 그래도 저자나 책에 관련된 배경지식 이야기가 있었기에 다 읽었다. 아니다 다 읽진 않았다. 멋부린 문장으로 자기 이야기하는 부분은 슝슝 스킵. 남의 서사에 자기 이야기 얹지 맙시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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