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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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수필로 자신의 과거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글의 요약은 역자 후기에 잘 표현되어 있으므로 그 부분을 인용해 본다.

“<문맹>은 독서와 서사를 사랑했던 한 여자아이가 작가가 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사회적, 역사적 비극으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한 한 인간이 언어를 배우며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이야기인 셈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4살 때부터의 기억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게 무엇이든 읽는 버릇, 온갖 실용적인 일 대신 읽는 것으로 시간을 채워나가는 버릇. ‘독서라는 치유될 수 없는 질병’은 꽤 어릴 때부터 작가와 함께 한 셈이다. 그리고 역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어려서부터 이야기 짓기를 좋아하고, 베드타임 스토리를 들려주러 온 할머니에게 오히려 자신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기숙사에서 희곡을 쓰고 공연해서 그것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벌고, 정치적 문제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생사의 기로에서도 사전은 챙겨온 그런 모습. 역시 타고난 천성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목이 문맹? 처음엔 의아했지만 작가가 가족과 함께 헝가리 국경을 넘어 결국 스위스에 정착하면서 모국어를 버리고 불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고통을 표현한 말이었다. 책의 후반부엔 난민으로서 겪는 고통, 그럼에도 어렵지 않게 스위스 국민이 될 수 있었던 제도의 배려 같은 것이 묘사되어 있는데 최근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 생각할 거리가 되어 주었다.

“뭔가 읽을 것이 있을 때면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 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그러면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그렇게 태어난 문장들이 자라고 성숙하여 자리잡게 된 곳-바로 <문맹>이란 책이다.






* 역자 후기에 또 빼꼼하게 적혀 있는 역자 tmi.. 하나도 안 궁금하다니깐요. -_-;; 그래도 저자나 책에 관련된 배경지식 이야기가 있었기에 다 읽었다. 아니다 다 읽진 않았다. 멋부린 문장으로 자기 이야기하는 부분은 슝슝 스킵. 남의 서사에 자기 이야기 얹지 맙시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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