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4
이해받지 못한 말들의 조그만 어휘집(연속)

프란츠는 아버지의 외도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무덤까지 모셨다. 그러면서 정조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그래서 연인시절 자기랑 헤어지면 자기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하던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 그치만 애인이 생겼으면서 정조의 가치를 말한다니 우습다.)

사바나는 반대만 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배신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녀에게 배신이란, 줄 밖으로 나가는 것,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를 배신하기 위해 기인(이라기보단 주정뱅이에 가까운) 이라 불리는 이와 결혼했고, 다시 그 기인을 배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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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받지 못한 말들이라, 꽤나 매력적이다.
사비나와 프란츠가 사랑을 나누면서도 서로가 과거의 일들로 인해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격의 형성 대부분을 어린시절,
부모의 영향에 중점을 두고 묘사한다.

유전적인 영향으로 생겨진 성격적인 결함이란,
늘 생각이 많아지게한다.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 것에서 생겨나는
결핍, 불안, 초조함, 배신과 정조와 같은 가치관.
아무리 벗어나려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불가항력적으로 다시 돌아가는 스스로를 보면서 절망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어른이 될 수록, 못난 내 모습이 미워져 부모를 원망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은 사람이 되려고,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그를 뛰어넘는 사랑을,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B를 위해 A를 배신했는데,
다시 B를 배신한다해서 이 배신이 A와의 화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첫 번째 배신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첫 번째 배신은 그 연쇄작용으로 인해 또 다른 배신들을 야기하며, 그 하나하나의 배신은 최초의 배신으로부터 우리를 점점 먼 곳으로 이끌게 마련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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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못한 말들
3부 1-3
사비나의 남자친구(부인이 있는) 프란츠가 등장하면서,
토마시와 사비나의 관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토마시와 사비나 사이는 중산모자라는 매개체가 있었고
그 매개체는 둘 사이의 관계가 꽤나 복잡하고, 끈끈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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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8-29(끝)

테레사는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이유로
사바나의 화실에 찾아가고, 서로 나체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테레사는
돌연 사진을 찍지 않기로했는데,
사진을 찍는데 열정=어쩌면 증오의 열정
이 더이상 들지 않았기 때문.
그녀는 토마시가 없는 삶에서 계속해서 나약함을 느낀다.
그리고, 떠나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럼에도 토마시가 돌아오자,
바로 행복감을 느낀다.

한 사람밖에 없다는 사실이, 나를 공포로 몰아넣고,
또 그 사실이 또 한 번 만족감과 평안함을 준다는 것.
사랑은 어렵다.

그녀는 모든 면에서 그에게 의지하며 산다. 만약 그로부터버림받는다면 그녀는 여기서 무엇이 될까? 그녀는 일생동안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만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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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9-17
테레사의 입장에서 이 사랑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그녀는 벗어나고 싶었다, 어머니의 품에서 벗어나서
일종의 신분 상승 같은 것.

그렇기에 신분 상승의 열망을 나타냈던 책, 베토벤, 술집 등 우연의 일치들은 테레사가 토마시를 천생연분으로 생각하도록,
토마시를 향해 손을 놓지 못하도록, 꽉 쥐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해서 악몽을 꾸고 토마시를 떠나려고 한다. 신분상승의 열망과 반대되는 추락에 대한 욕망인 현기증.
그 둘이 계속해서 부딪히게된다.

그런데 테레사는 이러한 신분 상승에 갇혀서
악몽을 꾸는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할 수 없고, 떠나는 것이
바람을 피는 너 때문이 아니라,
악몽을 꾸는 나, 이런 것들을 회피하는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바보같았다.
그러나 사랑의 빠진, 그것도 결핍이 있는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그런 것들을 인지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리 없다.

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 - P87

그녀는 모든 육체가 평등했던 어머니의 세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와 함께 살러 온 것이다. 자신의 육체를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와 함께 산 것이다.
그런데 이제 토마시 역시 그녀와 다른 여자들 사이에 평등의 선을 그었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모든 여자에게 키스했고 같은 식으로 애무했으며 테레자의 육체와 어떤 구별도, 정말 추호의 구별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그녀가 벗어났다고 믿었던 세계로 그녀를 되돌려 보낸 셈이다. 그는 다른 벌거벗은 여자들과 함께 행진하라고 그녀를 내몰았던 것이다.

해가 쨍쨍 내리비췄고 이성과 의지가 배의 키를 되찾은 날이었다. 적포도주 한 방울이 유리 술잔 겉에서 천천히 흘러내렸고, 테레자는 "토마시, 나도 어쩔 수 없어.
나도 다 이해해. 당신이 날 사랑하는 것도 알고
당신의바람기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
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랑 어린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곧
다가올 밤이 무섭고 그러한 꿈들이 두려웠다.
그녀의 삶은 둘로 갈려 있었다.
밤과 낮이 서로 그녀를 차지하려고 다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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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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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반전이 숨겨져있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 ??? 이렇게 책장을 넘겼다.

딸 은희가 보이지 않고, 떠돌이 개가 누군가의 손을 물어온다.
노인은 행방을 찾을 수 없어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 손은 은희의 손이 아닌 다른 아이의 손.
그리고 은희는 노인의 딸이 아니라 노인의 요양보호사라고 모두가 말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기론 노인이 살인자로 생각했던
박주태는 경찰이며,
경찰학생들과 함께 방문했던 안형사는
안형사가 아니라 박주태이다.


노인은 은희, 소설의 묘사로는 요양보호사(..) 의
살해범으로 몰리게 되고 계속해서 기억했다가
기억하지 못했다가를 반복하면서 혼란속에
소설이 마무리된다.

계속해서 노인이 치매에 걸려
중간중산 살인범은 말년에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느냐에 대한 노인의 생각이 나온다.
그런 죄책감을 우습게 생각했던 노인과 달리
결국 그는 혼란만 가득한 체
삶을 공으로 표현하면서 소설이 마무리된다.

그리고 중간에, 노인이 정신이 오락가락할때 꾼 꿈에서는
평범한 가장으로 자신이 나오게 되는데,
그도 이런 삶을 꿈꿨을까 싶기도 하다.

삶이 한 번 틀어지면 그 한번에도 불구하고
원래 방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사실은 너무나 공연하고, 한 켠으로는 씁쓸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틀어지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틀어졌다 한다면 바로잡으려고
더욱이 애쓰고
자신의 틀어짐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벌을 받은 것 같기도하고 ..

굉장히 혼란스럽고 재밌다.
다시 한 번 으스스한 날에 읽어봐야지ㅎㅋ

생생한 꿈 하나가 실제 경험한 것처럼 내 뇌리에 지금도 남아 있다. 몽중의 나는 회사원으로 세 아이의 아빠었다. 위로 딸이 들, 막내는 아들이었다.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을 들고 나는 관공서처립 보이는 어떤 곳으로 출근을 했다. 모든 것이 정해진 안정된 삶의 그 달콤한 무료함. 내가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당구를 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여직원이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고 전해준다. 전화해보니 아내의 목소리는 다급하다. 여보, 여보, 여보를 외치는 소리, 살려달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긴다.
집으로 달려가면서 나는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아내와 세 아이가 나란히 누워 있다. 그와 동시에 경찰이 들이닥쳐 내 손에 수갑을 채운다. 이건 뭘까. 내가 나를 잡으러 집으로 달려온 것일까?

섬망이 지나간 후, 그 꿈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어떤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과연 무엇으로부터의 상실이었을까. 잠깐이나마 경험했던 평범한 삶으로부터 추방된 것?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것?
실제로 갖지도 않았던 것에 대해서 느끼는 이 상실감은 기묘하다. - P113

무심코 외우던 반야심경의 구절이 이제 와 닿는다.
침대 위에서 내내 읊조린다.

"그러므로 공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의지 작용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형체와 소리, 냄새와 맛과 감촉과 의식의 대상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느니라."

*미지근한 물속을 둥둥 부유하고 있다. 고요하고 안온하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공포 속으로 미풍이 불어온다.

나는 거기에서 한없이 헤엄을 친다.
아무리 헤엄을 쳐도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다.
소리도 진동도 없는 이 세계가 점점 작아진다. 한없이 작아진다. 그리하여 하나의 점이 된다. 우주의 먼지가 된다.
아니, 그것조차 사라진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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