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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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반전이 숨겨져있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 ??? 이렇게 책장을 넘겼다.

딸 은희가 보이지 않고, 떠돌이 개가 누군가의 손을 물어온다.
노인은 행방을 찾을 수 없어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 손은 은희의 손이 아닌 다른 아이의 손.
그리고 은희는 노인의 딸이 아니라 노인의 요양보호사라고 모두가 말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기론 노인이 살인자로 생각했던
박주태는 경찰이며,
경찰학생들과 함께 방문했던 안형사는
안형사가 아니라 박주태이다.


노인은 은희, 소설의 묘사로는 요양보호사(..) 의
살해범으로 몰리게 되고 계속해서 기억했다가
기억하지 못했다가를 반복하면서 혼란속에
소설이 마무리된다.

계속해서 노인이 치매에 걸려
중간중산 살인범은 말년에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느냐에 대한 노인의 생각이 나온다.
그런 죄책감을 우습게 생각했던 노인과 달리
결국 그는 혼란만 가득한 체
삶을 공으로 표현하면서 소설이 마무리된다.

그리고 중간에, 노인이 정신이 오락가락할때 꾼 꿈에서는
평범한 가장으로 자신이 나오게 되는데,
그도 이런 삶을 꿈꿨을까 싶기도 하다.

삶이 한 번 틀어지면 그 한번에도 불구하고
원래 방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사실은 너무나 공연하고, 한 켠으로는 씁쓸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틀어지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틀어졌다 한다면 바로잡으려고
더욱이 애쓰고
자신의 틀어짐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벌을 받은 것 같기도하고 ..

굉장히 혼란스럽고 재밌다.
다시 한 번 으스스한 날에 읽어봐야지ㅎㅋ

생생한 꿈 하나가 실제 경험한 것처럼 내 뇌리에 지금도 남아 있다. 몽중의 나는 회사원으로 세 아이의 아빠었다. 위로 딸이 들, 막내는 아들이었다.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을 들고 나는 관공서처립 보이는 어떤 곳으로 출근을 했다. 모든 것이 정해진 안정된 삶의 그 달콤한 무료함. 내가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당구를 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여직원이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고 전해준다. 전화해보니 아내의 목소리는 다급하다. 여보, 여보, 여보를 외치는 소리, 살려달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긴다.
집으로 달려가면서 나는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아내와 세 아이가 나란히 누워 있다. 그와 동시에 경찰이 들이닥쳐 내 손에 수갑을 채운다. 이건 뭘까. 내가 나를 잡으러 집으로 달려온 것일까?

섬망이 지나간 후, 그 꿈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어떤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과연 무엇으로부터의 상실이었을까. 잠깐이나마 경험했던 평범한 삶으로부터 추방된 것?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것?
실제로 갖지도 않았던 것에 대해서 느끼는 이 상실감은 기묘하다. - P113

무심코 외우던 반야심경의 구절이 이제 와 닿는다.
침대 위에서 내내 읊조린다.

"그러므로 공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의지 작용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형체와 소리, 냄새와 맛과 감촉과 의식의 대상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느니라."

*미지근한 물속을 둥둥 부유하고 있다. 고요하고 안온하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공포 속으로 미풍이 불어온다.

나는 거기에서 한없이 헤엄을 친다.
아무리 헤엄을 쳐도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다.
소리도 진동도 없는 이 세계가 점점 작아진다. 한없이 작아진다. 그리하여 하나의 점이 된다. 우주의 먼지가 된다.
아니, 그것조차 사라진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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