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 - 내 아이의 영재 모먼트를 키워주는 7가지 심리 육아법
에일린 케네디 무어.마크 S. 뢰벤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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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은 아이’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부모라면 책장을 멈추고 한번 쯤 짚어 들게 되어 있다.


이어지는 제목은

『…는 이렇게 키웁니다』.

참 대한민국스러운 문구다.


부모의 불안심리를 묘하게 자극하는 제목,

동시에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은근히 심어주는 제목.

마치 이 책 안에 그런 노하우가 빼곡히 담겨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을 주는 제목이다.


그러니 원제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Smart Parenting for Smart Kids』.

똑똑한 아이를 위한 현명한 부모.

원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국식 번역 제목이 조금 더 불안을 자극하면서도 욕망을 건드리는 힘을 지니고 있을 뿐.


이 책은 2011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육아 심리·교육서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5년, 여전히 #교육열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따라붙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 이 책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늦게 왔다고 해서 다 시대에 뒤떨어진 책은 아니다. 2011년 당시 미국 사회가 이미 고민했던 주제—아이의 불안과 실패 경험, 자율성과 정서적 성장—은 지금 이곳 한국 부모들에게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 만나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라는 얘기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 책은 단순한 육아 매뉴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한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부모와 아이가 평온하게 같이 또 따로 살아갈수 있을지, 그 성찰과 성장의 방법과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책이다.


각 장마다 정리된 차트와 요약은 부모로 하여금 복잡한 이론을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재교육 열풍이 여전한 사회에서,

“머리가 좋은 아이일수록 더 많은 돌봄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성적과 입시에 치여 비틀거리는 부모에게 “괜찮다”라고 속삭이는 듯 다가온다.


더 깊이 와닿는 건, 이 책이 성과가 아닌 성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실패 없는 완벽한 성공이 아니라, 실패할 권리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다. 이는 최근 심리학에서 강조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저자들이 이미 10여 년 전 이런 통찰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것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시대적 공명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형태의 적시성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육아책이라고 해서 유행만 좇는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 책은 세대를 넘어 울림이 있는 책이다.


아이의 내적 성장에 관심 있는 부모라면,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 번쯤 되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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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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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터빈(Francis turbine)

『가라앉는 프란시스』는 제목부터 오해를 남긴다.

사람 이름 같지만,
사실은 19세기 미국의 엔지니어 제임스 B. 프란시스가 고안한 수력 발전기 터빈의 이름이다. 그러나 작품은 기계 이야기를 하기보다, 전혀 다른 이미지로 문을 연다.

첫 문장은 강렬하다.

“물살을 타고 납작한 무언가가 떠내려오고 있다.”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는 한 몸, 시체의 묘사다.

‘퉁퉁 부어 살결을 보드랍지만, 관절은 굳었다.’

알고 싶지 않은 디테일까지...😱
신체의 작은 부분들이 차례로 드러나며 강물 속으로 잠겨드는 모습은 영화의 슬로모션처럼 선명하고 압도적이다. 이 짧은 도입부만으로 서사의 긴장감에 사로잡히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가라앉음’이라는 모티프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이러한 시작은 무섭지만, 동시에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힘을 가진다.

하지만 이어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마치 듣고 싶지 않은 친구의 사생활을 억지로 듣는 것처럼 불편하다.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데, 알게 되면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불쾌함을 느끼게 하고, 그것을 막고 싶으면서도 끝내 듣고 마는 심정이 사람의 마음을 오묘하게 자극한다.

그럼에도 문체가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묘사는 마치 그림처럼 풍경과 감정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인간의 나약함과 이중성이, 잔혹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교차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일본이라는 배경인지, 아니면 갈라진 대지 속 어디쯤인지조차 혼동하게 만드는 서술은 읽는 이릏 낯선 감각으로 몰아넣는다.

가을부터 여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무엇인가가 남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쉽게 규정하기 어렵다. (진짜 모르겠음)
아련하다고 하기에는 무겁고, 가볍다고 하기에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러한 답답함은 게이코의 시점에서만 서술되는 제한된 시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치 영화를 보는데 화면의 반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결국 소설은 끝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은 채 마무리된다.

첫 문장에서의 물음표,
진행 중의 물음표,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물음표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유려하게 잘 읽히는게 가장 문제인 소설이다.

소설은 마치 시퍼런 필터를 낀 서정성을 가지고, 독자의 머릿속에 물음표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작전인게 틀림없다. 작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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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나에게 꿈이 답하다 - 꿈과 민담 속 상징으로 마음을 읽다.
문심춘 지음 / 그루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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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민담을 통한 자기 이해의 가이드북

책장을 덮고도 한참 동안 마음이 잔잔하게 울렸다.

책은 단순 심리학책이기 보다, 민담 속 이야기를 나의 삶과 겹쳐 읽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슴도치 한스, 아리아드네, 바리데기 같은 인물들은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내 안의 이야기를 대신 말해주는 대변자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읽는 내내 민담이 곧 내 삶의 자서전 같다는 기묘한 감정에 잠겼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융 심리학과 민담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융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난해하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융의 사상을 민담과 함께 풀어내면서, 무의식과 상징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 융을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또 가독성 좋게 융을 설명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민담이라고 하면 흔히 아이들만의 세계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 속 민담들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들려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순수하면서도 깊다. 동시에 어른인 나에게는, 그 순수한 이야기 속에서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상처와 갈망이 불쑥 드러났다. 아이의 마음으로 듣고, 어른의 마음으로 곱씹으며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민담은 결국 세대를 넘어선 치유의 언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마음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읽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꿈과 상징을 통해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고, 잊고 있던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준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순간에도 꿈은 늘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에게 위로받은 느낌이다.

돌아보면 나는 감사하게도 꿈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어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별히, 잊고 지냈던 융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꿈의 일기에 나는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꿈을 자주 꾸지 않는 것 같아, 꿈 일기를 써볼 기회조차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가 더 이상 꿈을 기록하지 못한다 해도 민담이라는 또 다른 길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제 융을 한 번 시작해 볼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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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 - 심리학자의 아포리즘 큐레이션
황준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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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이 책은 아포리즘이다.

아포리즘은 고대 그리스어 aphorismos(구분, 정의)에서 유래한 보편적 진리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짧은 문장이다. 파스칼의 팡세,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카프카의 단편 기록들이 대표적 사례다.

 

나 역시 예전에 헤르만 헤세의 아포리즘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 책. 제목부터가 나를 부른다.

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나를 위한 문장들.’

 

읽다 보니 술술 넘어간다.

글이 짧아 짜투리 시간에 읽기 좋고, 여러 유명한 말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나도 거기에 댓글을 달 듯 메모를 해 두었다.

물론 마구잡이로 쓴 것도 있지만, 그건 그냥 몰래 간직하기로 했다.

 

책을 받자마자 든 첫 생각은 이랬다.

(놀라지 마, 놀리지 마, 노여워도 마.)

 

착한? 그 기준이 뭔데? 누구에게 착해야 하지?”

섬세? 그걸 누가 판단하지?”

독특? 완벽? 이 모든 게 주관적이잖아.”

 

결국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군.

 

결론은 정확했다.

누가 읽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나만 빼고.)

요즘 괜히 딴지 귀신이 붙어서인지 세상을 삐딱하게 보게 된다.

 

그래도 나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리뷰도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인 채로 쓴다. 그래야 균형이 맞지.

 

P.S

일기 쓸 주제 없는 아이에게 이 책을 하루에 하나씩 던져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엄마, 나 오늘 일기 뭐 쓰지?”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에 불안한 게 아니라, 미래를 내 맘대로 조정하고 싶기 때문에 불안하다이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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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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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에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네....

마지막 책장은 넘기니 이 말이 나왔다.

원제는 곧 죽을거니까 이다.

책의 광고를 뭐 어떻게 하는 건지... 대단하다.

할머니의 발찍한 노년기라고 생각했다.
<사랑인줄 알았는데 부정맥>의 소설버전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부부클리닉이다.

우와~ 42년....

초반은 나의 예상대로 흘러가니, 갑자기 남편이 죽는다.

그리고 드러난 그의 외도.

소설인대도 위산이 급격히 올라왔다. 전혀 노년이 즐겁지 않았다.

긴 세월만큼 남편과 쌓아온 것들이 많을텐데... 배신감.
배신감보다 더 심한 말 없나???

42년이란다. 37살때부터 ....
양쪽살림을....
호주머니냐? 양쪽에 있게!!
🔥🔥🔥🔥

현관문 열고 나가면 내꺼 아니라더니..

그 이야기를 쫓아가는 책이다.
중간 중간 노년의 삶을 사는 부분도 나오는데, 이게 충격이 가장 크다.

인간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말이 떠오른다.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부분도 실감나고,
열이 받은 그 와중에도 웃음이 새어나오다가 다시 분노가.....

분명 감동적인 부분이어야하는데,
난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다.

따뜻해야 감동이 오지, 들끓고 있는데 얼어죽을 감동은....

짧은 문장이 호흡을 빠르게 해, 훨씬 몰입도가 높다. 단박에 읽히는 소설이다.


혈압있는 분 조심.
마음 공부하시는 분 조심.
지금 많이 더운 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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