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 아주 작은 수고로 생애 최정점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이승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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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함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다시금 깨달았다. 비말과 공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기저질환자의 병이 급격히 발현되기도 하고, 건강한 사람은 무증상으로 소리 소문 없이 투병생활을 마치기도 한다.



건강염려증은 깊어가고 검색창에 증세를 검색하면 답이 없는 애매한 글과 광고만 무수히 뜨는 요즘에 의사이자 의학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장 기본적인 의학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나를 지키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출처 : https://youtu.be/a_Tdqvt3skk


먼저 저자 이승훈 교수가 나온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찾아봤다.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란 주제로 뇌졸중 전문이가 말하는 뇌졸중 이야기는 막연하게 무서운 병이라는 인식을 바꿔 주었다. 그리고 의사도 앓고 있는 병이 여러 가지고 약을 먹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이야긴 신선한 충격이자 기존의 내가 갖고 있는 잘못된 지식을 바꿔주는 계기가 됐다. 책에서도 저자가 언급한 '환자들의 잘못된 행동'중에 나의 행동이 콕 집어 나온 것이다.





예전에 내과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선생님께 크랜베리 주스가 좋다던데 먹어도 되나요? 하고 질문했다가 멋쩍을 정도로 호되게 혼난 적이 있다. 그런 건 건강할 때 보조하는 제품이지 아프면 약 잘 먹고 의사 처방을 잘 따르라고 하셨다. 이미 배송 중인 주스를 받아서 마셔봤으나 역시나 속이 아파서 한 모금밖에 먹지 못하고 다 버렸다. 그 뒤론 처방받은 약을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의사선생님 처방을 잘 지키려고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새로운 질병 분류체계와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다. 저자인 이승훈 교수는 논문을 주로 쓰는 교수님답게 책의 구성을 굉장히 잘 잡고 시작한다. 그리고 책의 머리말에서도 집필 이유와 구성 방식을 설명해 주고 맺음말에도 간결하게 내용을 정리한다.



예전에 굉장히 생소한 증세로 피부과와 내과를 오가며 진료받았지만 낭비한 시간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병명도 알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꽤 지간이 지나고 여러모로 찾아봐서 병명과 진료 과목을 찾았던 적이 있다. 1차 병원에는 진료과목조차 없고 3차 병원으로 가야 했고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따랐다.


이승훈 교수가 정리한 새로운 질병 분류체계는 바로 나 같은 환자를 위한 것이었다. 의학적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병명을 유추해서 진료과를 선택하라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저자 같은 의료진이 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화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기 때문에 비유를 들어 설명하여 이해하기 쉽다. 특히 뇌졸중은 무시무시한 병이라 생각하지만 정확히 알고 나면 미리 그리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뇌졸중 전문의가 쉽게 설명하는 뇌졸중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특히 우리가 너무나 쉽게 걸리는 감기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돼서 참 좋았다. 감기와 독감의 차이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기의 일종이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감기는 치료제가 없고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 하기에 숙주를 죽이지 않고 공생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켜 살아남는다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론 중증 증상이 없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다 보면 이승훈 교수님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나와 성향이 닮아서 그런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잔개그가 무척 재밌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3시간 동안 환자를 만나는 것이 곤욕이라는 교수님, 그래도 최선을 다해 의학지식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의학지식을 일반 사람들에게도 전달하여 더 좋은 삶을 누리게 하고픈 마음이 정말 좋다.





일부 성별 차가 있는 결과 부분은 단편적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 부분도 있어서 비판적으로 보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저자가 처음에 기술한 것처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다고 모두 비판 없이 받아들여선 안된다. 어떤 것이든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삶으로 겪은 잔병과 나름 굵직한 병을 안다고 생각한 나 자신이 좀 오만했던 것 아닐까 한다. 나 스스로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정확한 지식과 방법을 찾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번 팬데믹을 경험 삼아 남은 삶에 어떤 병과 재난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차근히 준비하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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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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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박사님, 그리스 조각상들은 왜 이렇게 나체가 많나요?"


질문을 듣는 순간 이 학생을 포함한 대중에게 정말 필요한 건, 그리스 로마에 관해 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번뜩였다.


- 들어가는 글




서문에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역사를 대하는 우리의 잘못된 선입견을 짚어준다. 책의 국내 제목처럼 '거꾸로' 그리스 로마 시대를 보면 딱딱하기만 한 역사가 꽤 흥미로워진다.







이 책이 다른 역사서와 다른 점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보통 사람'들이 살아간 평범한 옛 시절로 봤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질문을 토대로) 질문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답변 속에 시대와 지리, 기후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르신들이 "나 때는 말이야..."로 운을 떼며 해 주시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리스 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당시에도 피임을 했을까? 식탁 위에는 어떤 음식들이 차려졌을까? 돈은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 질문만 봐도 마구마구 궁금함이 생긴다.






고대 사람들의 삶은 놀랍도록 지혜롭기도 했으며, 놀랍도록 어리석기도 하다.



속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파악하여 식탁에 올렸다고 하는데 그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달팽이, 꿀에 절인 겨울잠쥐 등 생소한 식재료를 보면 과연 먹을 수 있었을까 싶지만 과시의 일종으로 비싸게 가져온 것이니 궁금해서 한 번쯤은 먹어 봤을 거 같기도 하다.



태양의 주기를 이용한 양력은 이집트에서 발명됐지만 이들은 로마 제국의 통치하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역사는 성공한 이들의 것이라고 한 것처럼 로마는 이를 더 발전시켜 왕의 이름을 넣었다. 그러나 재밌게도 중동에서 시작된 기독교를 받아들여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를 나누었다. 역사는 융합과 변화의 연속이다.



로마제국의 발전은 엄청난 부를 쌓게 하였고 여유와 재력은 즐거움을 찾을 기회를 줬다. 나폴리에 휴양을 즐기러 가고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엄청난 기술의 발달로 콜로세움을 건설하는 데 고작 수년이 걸렸다. 다른 나라를 착취해서 만든 재력으로 엄청난 것을 만들고 즐겼다. 미국이 전쟁으로 얻은 이익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이 떠오르면서 한 국가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국가의 착취와 고난도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괴롭다고 느껴졌다.





로마인들의 평균 수명은 여성 22세, 남성 25세였다. 안타깝게도 여성의 기대수명이 더 적었던 건 출산의 위험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출산은 여성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 평균 5-6명의 자녀가 있던 그 시대에 생존율이 50%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10번이 넘는 위험한 출산 속에 살아남은 어머니는 전쟁보다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싸웠던 것이다.



지금이야 사람이 사람을 소유한다는 것이 인권 유린인 것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노예가 합법적이었으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수많은 속국을 거느라고 인력에 의존해서 모든 것을 해결했던 시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대에도 노예를 풀어주고 자유시민으로 살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이 있다는 기록이 있으니 다수 인간의 이기심으로 약자를 억압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잘못된 생각을 다수가 갖고 있다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처럼 말이다. 올바른 사상과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떠올랐다.



기독교가 국가종교로 선포되기 전 그리스 로마시대엔 다양한 신을 섬겼다.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다스리는 이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출발해 삶에 밀접한 부분의 위험을 신이라는 존재에게 맡기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대가를 치른다. 신이라는 존재도 인간의 등가 법칙으로 움직인다는 아주 인간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신을 내세워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악행도 저지른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재까지 아름다운 신전과 교회와 조각상과 그림 등이 만들어지고 남아 있기에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역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300과 반지의 제왕에서 본 코끼리 전투도 진짜였다. 지금은 동물 학대가 자명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절대적인 크기와 힘에 매료돼 무기화된 코끼리를 사용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놀라운 일이다.







현대 서양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그리스 로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세계의 대세는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서양이 이끌고 있다. 현대 링구아 프랑카 (모국어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공용어)인 영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에서 많이 유래한 것이 많다. 이들의 급속한 발전과 성공을 이해하려면 뿌리인 그리스 로마를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선뜻 다가가기 힘든 고대 서양사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서 이야기해 준다. 진지하게 역사를 배워보겠다는 것보다 어린아이들의 개구진 질문처럼 하나하나씩 궁금증을 해결하다 보면 그리스 로마사의 전반적인 것을 그려볼 수 있다. 부록에 실린 인터뷰 형식의 로마제국 역사 개관도 쉽고 간결하다.



역사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방법의 전환법을 알려준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다산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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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1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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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에서 솜이 견주로 알려진 웹툰 작가 마일로가 식물 키우기의 달인이 되었다.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는 홈가드닝에 빠져들면서 식덕(식물덕후)으로써 식물 키우기 노하우와 겪은 재미난 일들을 만화로 그려냈다.




여럿 식물을 죽인(?) 사람으로서 봐도 <크레이지 가드너>는 집에서 식물 키우는 이야기를 재밌게 펼쳐 보여 큭큭 웃으면서 후루룩 책을 넘기게 한다.




의인화된 식물들과 해충들이 약간은 징그러우면서 마일로 작가가 어떤 걸 표현하고 싶었는지 단번에 느낌이 온다. 어느 취미든 깊이 빠져들면 희귀성 있으면서 고가의 것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화분도 명품 화분이 있다니 신기했다. 그리고 무늬가 있는 몬스테라가 잎 하나당 100만 원가량 하다니! 식테크란 말이 생길만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사모예드 솜이와 마일로 작가의 가족들도 깨알 웃음을 줘서 컷마다 진지하게 보게 된다.





식물 문외한인 내가 <크레이지 가드너>를 보면서 그동안 죽인 식물들에게 속죄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 내 탓이야 미안해...



제주도에서 잡아먹겠다고 키우던 민트와 로즈메리는 햇볕이 없어 웃자랐는데 진드기까지 생겨 더 이상 소생할 방법이 없어 보내줬다.






사무실에서 키우려고 데려온 다육이 데니얼은 물을 너무 자주 줘서 가버린 것 같다. 애도의 의미로 3주 정도 휴지로 잘 덮어줬다가 보내줬다.






지금은 몬스테라 두 잎 중에서 한 잎을 죽이고 한 잎만 살렸는데, 다행히 새 잎이 올라왔다. 조금 웃자라듯싶지만 열심히 돌봐줄게!!




반려견과 함께 있다 보니 식물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조금은 더 진지해진듯하다. 어릴 때 어른들이 마당과 옥상에서 정성껏 화초를 키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려워보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매일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내 돌봄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식물을 보면 피곤한 눈꺼풀도 번쩍 뜨일 수 있을 것이다. 자다가 놀라 시계를 보고 반려견 밥 챙겨주는 엄마의 마음과 같다고나 할까.




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에게 빛과 물이 되어 주고, 그 보답으로 튼튼한 줄기와 고운 꽃송이를 본다면 그보다 값진 선물이 있을까 싶다.




추위가 풀리고 햇살 가득한 봄이 오면 우리 미구엘(몬스테라 별명)에게 토분으로 이사 보낼 영광을 안겨줘야겠다.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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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 여행 - 와인쟁이 부부와 함께 떠나는 맛있는 이탈리아 여행 크레이지 홀리데이 8
엄정선.배두환 지음 / 꿈의지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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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오디오클립으로 만난 와인쟁이부부의 신간 ‘이탈리아 와인 여행‘드디어 출간됐네요!! 축하드려요!!
지난번 책 출간 북토크에서 뵀을 때 진짜 좋았어요. 이탈리아 가서 처음으로 와인을 마셨어요. 코로나로 이탈리아행 비행기표는 취소됐지만 이 책으로 이탈리아 와인 여행 가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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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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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자연과 사랑을 노래하는 나태주 시인이 걸스데이 출신 유라와 함께 사계절을 노래한 시집을 냈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나태주 시인의 시와 유라의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오스트리아 시인 릴케의 시를 봤다.

고르고 고른 단어와 문장의 나뉨 그리고 쉼표 하나까지 시인의 의도가 담긴 것을 생각하며 여러 번 읽어보니 시가 가진 매력이 이런 거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학창 시절 배운 시는 고민하고 음미할 시간 없이 시험을 보기 위한 예문이었다면, 지금의 시는 아무런 조건 없이 가득 찬 나의 감정선을 하나하나씩 건들며 나에게 온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선 자연과 사랑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시집이다. 화자의 하루를 채우고 있고 시선이 가는 곳마다 그리워하는 대상을 떠올린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몽글해지다가 울컥 눈물이 맺힐 때가 있었다. 나는 누구를 그렇게 그리워하는 것일까.




모국어로 써진 문학을 읽은 것은 참으로 매력적다. 


단어 하나하나, 문체에서, 띄어쓰기에서조차 무엇을 의도하려는지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인의 1945년생으로 올해 연세가 75세이다. 현재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어투를 시에서 보여주고 있어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한 이 시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서점에서



서점에 들어가면


나무숲에 들어간 것같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딘가 새소리가 들리고


개울 물소리가 다가오고


흰 구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서점의 책들은 모두가


숲에서 온 친구들이다



서가 사이를 서성이는 것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서성이는 것


책을 넘기는 것은


나무의 속살을 잠시 들여다보는 것



오늘도 나는


숲속 길을 멀리 걸었고


나무들과 어울려 잘 놀았다.






나 같은 일반인과 시인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시라 꽤 인상 깊었다. 서점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너무 나무숲과 같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메마른 감수성과 큰 차이가 있었다. 책을 넘기는 것이 나무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인데 서점에서 잠시 보는 책이라 '잠시' 들여다본다고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서점을 구경하는 것을 나무들과 잘 '놀았다'라고 표현한 것도 삶의 태도가 굉장히 가볍고 즐겁게 느껴진다.






걸스데이 유라는 입시미술을 했다고 알고 있었다. 지금은 연기자로 전향했지만 갖고 있는 재능을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예술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하늘을 표현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그리는 멋진 예술가.

아름다운 시구에 어울리는 유라의 그림이 함께해서 더더욱 마음에 남는 시가 될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영상과 짧은 글들이 내 삶을 이렇게 메마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오늘은 시를 읽고 내일은 소설을 읽으며 내 삶에 짧은 단비가 내일 수 있게 하고 싶은 소망을 품어 본다.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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