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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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박사님, 그리스 조각상들은 왜 이렇게 나체가 많나요?"


질문을 듣는 순간 이 학생을 포함한 대중에게 정말 필요한 건, 그리스 로마에 관해 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번뜩였다.


- 들어가는 글




서문에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역사를 대하는 우리의 잘못된 선입견을 짚어준다. 책의 국내 제목처럼 '거꾸로' 그리스 로마 시대를 보면 딱딱하기만 한 역사가 꽤 흥미로워진다.







이 책이 다른 역사서와 다른 점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보통 사람'들이 살아간 평범한 옛 시절로 봤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질문을 토대로) 질문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답변 속에 시대와 지리, 기후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르신들이 "나 때는 말이야..."로 운을 떼며 해 주시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리스 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당시에도 피임을 했을까? 식탁 위에는 어떤 음식들이 차려졌을까? 돈은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 질문만 봐도 마구마구 궁금함이 생긴다.






고대 사람들의 삶은 놀랍도록 지혜롭기도 했으며, 놀랍도록 어리석기도 하다.



속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파악하여 식탁에 올렸다고 하는데 그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달팽이, 꿀에 절인 겨울잠쥐 등 생소한 식재료를 보면 과연 먹을 수 있었을까 싶지만 과시의 일종으로 비싸게 가져온 것이니 궁금해서 한 번쯤은 먹어 봤을 거 같기도 하다.



태양의 주기를 이용한 양력은 이집트에서 발명됐지만 이들은 로마 제국의 통치하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역사는 성공한 이들의 것이라고 한 것처럼 로마는 이를 더 발전시켜 왕의 이름을 넣었다. 그러나 재밌게도 중동에서 시작된 기독교를 받아들여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를 나누었다. 역사는 융합과 변화의 연속이다.



로마제국의 발전은 엄청난 부를 쌓게 하였고 여유와 재력은 즐거움을 찾을 기회를 줬다. 나폴리에 휴양을 즐기러 가고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엄청난 기술의 발달로 콜로세움을 건설하는 데 고작 수년이 걸렸다. 다른 나라를 착취해서 만든 재력으로 엄청난 것을 만들고 즐겼다. 미국이 전쟁으로 얻은 이익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이 떠오르면서 한 국가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국가의 착취와 고난도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괴롭다고 느껴졌다.





로마인들의 평균 수명은 여성 22세, 남성 25세였다. 안타깝게도 여성의 기대수명이 더 적었던 건 출산의 위험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출산은 여성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 평균 5-6명의 자녀가 있던 그 시대에 생존율이 50%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10번이 넘는 위험한 출산 속에 살아남은 어머니는 전쟁보다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싸웠던 것이다.



지금이야 사람이 사람을 소유한다는 것이 인권 유린인 것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노예가 합법적이었으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수많은 속국을 거느라고 인력에 의존해서 모든 것을 해결했던 시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대에도 노예를 풀어주고 자유시민으로 살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이 있다는 기록이 있으니 다수 인간의 이기심으로 약자를 억압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잘못된 생각을 다수가 갖고 있다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처럼 말이다. 올바른 사상과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떠올랐다.



기독교가 국가종교로 선포되기 전 그리스 로마시대엔 다양한 신을 섬겼다.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다스리는 이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출발해 삶에 밀접한 부분의 위험을 신이라는 존재에게 맡기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대가를 치른다. 신이라는 존재도 인간의 등가 법칙으로 움직인다는 아주 인간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신을 내세워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악행도 저지른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재까지 아름다운 신전과 교회와 조각상과 그림 등이 만들어지고 남아 있기에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역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300과 반지의 제왕에서 본 코끼리 전투도 진짜였다. 지금은 동물 학대가 자명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절대적인 크기와 힘에 매료돼 무기화된 코끼리를 사용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놀라운 일이다.







현대 서양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그리스 로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세계의 대세는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서양이 이끌고 있다. 현대 링구아 프랑카 (모국어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공용어)인 영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에서 많이 유래한 것이 많다. 이들의 급속한 발전과 성공을 이해하려면 뿌리인 그리스 로마를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선뜻 다가가기 힘든 고대 서양사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서 이야기해 준다. 진지하게 역사를 배워보겠다는 것보다 어린아이들의 개구진 질문처럼 하나하나씩 궁금증을 해결하다 보면 그리스 로마사의 전반적인 것을 그려볼 수 있다. 부록에 실린 인터뷰 형식의 로마제국 역사 개관도 쉽고 간결하다.



역사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방법의 전환법을 알려준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다산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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