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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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자연과 사랑을 노래하는 나태주 시인이 걸스데이 출신 유라와 함께 사계절을 노래한 시집을 냈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나태주 시인의 시와 유라의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오스트리아 시인 릴케의 시를 봤다.

고르고 고른 단어와 문장의 나뉨 그리고 쉼표 하나까지 시인의 의도가 담긴 것을 생각하며 여러 번 읽어보니 시가 가진 매력이 이런 거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학창 시절 배운 시는 고민하고 음미할 시간 없이 시험을 보기 위한 예문이었다면, 지금의 시는 아무런 조건 없이 가득 찬 나의 감정선을 하나하나씩 건들며 나에게 온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선 자연과 사랑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시집이다. 화자의 하루를 채우고 있고 시선이 가는 곳마다 그리워하는 대상을 떠올린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몽글해지다가 울컥 눈물이 맺힐 때가 있었다. 나는 누구를 그렇게 그리워하는 것일까.




모국어로 써진 문학을 읽은 것은 참으로 매력적다. 


단어 하나하나, 문체에서, 띄어쓰기에서조차 무엇을 의도하려는지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인의 1945년생으로 올해 연세가 75세이다. 현재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어투를 시에서 보여주고 있어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한 이 시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서점에서



서점에 들어가면


나무숲에 들어간 것같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딘가 새소리가 들리고


개울 물소리가 다가오고


흰 구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서점의 책들은 모두가


숲에서 온 친구들이다



서가 사이를 서성이는 것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서성이는 것


책을 넘기는 것은


나무의 속살을 잠시 들여다보는 것



오늘도 나는


숲속 길을 멀리 걸었고


나무들과 어울려 잘 놀았다.






나 같은 일반인과 시인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시라 꽤 인상 깊었다. 서점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너무 나무숲과 같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메마른 감수성과 큰 차이가 있었다. 책을 넘기는 것이 나무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인데 서점에서 잠시 보는 책이라 '잠시' 들여다본다고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서점을 구경하는 것을 나무들과 잘 '놀았다'라고 표현한 것도 삶의 태도가 굉장히 가볍고 즐겁게 느껴진다.






걸스데이 유라는 입시미술을 했다고 알고 있었다. 지금은 연기자로 전향했지만 갖고 있는 재능을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예술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하늘을 표현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그리는 멋진 예술가.

아름다운 시구에 어울리는 유라의 그림이 함께해서 더더욱 마음에 남는 시가 될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영상과 짧은 글들이 내 삶을 이렇게 메마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오늘은 시를 읽고 내일은 소설을 읽으며 내 삶에 짧은 단비가 내일 수 있게 하고 싶은 소망을 품어 본다.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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