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워크북 -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의 열쇠
애니 천 지음, 최다인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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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어도 가장 어려운 건 '사람과의 관계'다. 사람마다 방식도 생각도 차이도 다 제각각이라 내가 적당하다고 생각한 선이 누군가에게는 한참 부족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부담스러운 넘침이 되기도 한다. 기대했던 관계에 실망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관계에 감사하기도 한다.





이 워크북의 목표는 (중략)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도록 안정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P. 8 l 머리말






 이 책의 저자인 애나 천은 미국 공인 심리치료사이다. 애나는 상담심리학과 과정 지향적 공동체심리학 석사를 받고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 상담 도구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착 워크북』을 기획했다.







  



 애나 천의 『애착 워크북』은 단순히 유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생각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나의 애착 유형을 진단하고, 유형별 특징과 조합별 방식을 살펴본다. 나의 유형을 다시 살펴볼 부록과 더 읽을거리도 워크북 마지막에 실려 있다.








 『애착 워크북』을 찾은 이유는 사랑하는 이들과 건강하고 돈독한 관계를 안정적이게 누리고 싶어서였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가족과는 불화를 경험했고 사회적 관계는 소원해졌다. 마치 숨 쉬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 꽤 힘든 것임을,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됐다.





 사람을 대하는 일엔 가끔 노력이 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과 연습이 쌓이면 이것도 점점 수월해집니다. 가치 있는 일에는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인간관계도 예외는 아니죠. P.130






 워크북에서는 관계 맺는 양상을 세 가지 유형으로 진단한다. 안정형, 불안정-불안형, 불안정-회피형이다. 이들의 관계는 총 9가지 조합이 나올 수 있다. 얼핏 보아도 '안정형'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서, 안정형이라도 본인의 성숙도가 어떠냐에 따라 관계는 수많은 갈래로 뻗어 나간다. 기본적인 관계 조합을 이해하고 다양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정확히 알고,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워크북을 하면서 나에 대해서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친밀한 관계를 힘들어하는 불안도가 꽤 높았다.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던 것이긴 했지만 수치로 확인하니 놀랍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다.

















 불안정-불안형과 불안정-회피형의 수치는 엇비슷하게 나오긴 했지만 회피형이 조금 더 높았다. 태생이 예민하기도 하고 에너지가 부족해서 회피형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했다. 『애착 워크북』에 나온 유형별 설명을 읽으니 나의 행동방식이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타인의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힘들었었는데, 『애착 워크북』의 설명을 찬찬히 살펴보니 타인을 헤아려 볼 수 있었다.


















 『애착 워크북』을 하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 질문에 답변을 직접 써보고, 평소에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을 시간 들여 고민하며 적어내려갔다.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거나 애써 잊었던 힘든 기억을 뒤적여 떠오릴 때는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심리 상담을 하면서 치료의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질문에 답을 찾는 고민을 해봤다. 이 과정이 비록 쉽지 않았지만, 나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변화의 과정이었다. 긍정적인 관계 맺기 방식을 고민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 하나의 필요조건은 내 행동을 정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나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음을 기꺼이 믿는 마음가짐뿐이니까요. P. 15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열쇠인 『애착 워크북』을 많은 사람들이 직접 해보면 좋겠다. 비싼 상담실에 가지 않아도 책 한 권으로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이 책이 참 고맙다.










#문장수집


관계 안에서 지속되는 안정성은 내가 나 자신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더 깊이 알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서 나옵니다. P.259



수용은 우리가 뭔가를 억누르거나 피하는 데 쓰던 에너지를 풀어내 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함으로써 여유를 갖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P.70



타인의 애착 유형을 수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 그 사람이 학습한 반응 패턴이라는 현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그저 관심을 쏟고, 거기에서 알게 된 사실을 판다하지 않으면 됩니다. P. 78



그러니 관계에서 저울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지금 더 효과적으로 회피한다면, 나중에 더 많이 후회하게 된다는 뜻이죠. P.113







글항아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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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하는 일엔 가끔 노력이 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과 연습이 쌓이면 이것도 점점 수월해집니다. 가치 있는 일에는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인간관계도 예외는 아니죠. P.130 - P130

단 하나의 필요조건은 내 행동을 정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나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음을 기꺼이 믿는 마음가짐뿐이니까요. P. 15 - P15

관계 안에서 지속되는 안정성은 내가 나 자신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더 깊이 알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서 나옵니다. P.259 - P259

수용은 우리가 뭔가를 억누르거나 피하는 데 쓰던 에너지를 풀어내 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함으로써 여유를 갖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P.70 - P70

타인의 애착 유형을 수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 그 사람이 학습한 반응 패턴이라는 현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그저 관심을 쏟고, 거기에서 알게 된 사실을 판다하지 않으면 됩니다. P. 78 - P78

그러니 관계에서 저울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지금 더 효과적으로 회피한다면, 나중에 더 많이 후회하게 된다는 뜻이죠. P.113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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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망치는 말 아이를 구하는 말 - 1만 명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범죄심리학자가 전하는
데구치 야스유키 지음, 김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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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봤다. 아이에게 무관심한 엄마. 엄마에게 마음을 닫은 아들. 아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에게 욕을 내뱉었다. 모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짧은 장면이었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수많은 일이 가슴에 쌓였을 것이다. 덩치만 큰 아이뒤로 서운한 세월이 보인다. 나에게도 그런 서운함이 쌓여 있겠지.






 망칠 말을 해줄 아이도 구원의 말을 해줄 아이도 없지만 이 책을 꺼내 들었다. 아이였던 나를 이해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서운한 마음을 간직한 과거의 내가 위로받으면 지금의 나는 더욱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나였지만 『아이를 망치는 말 아이를 구하는 말』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타인을, 작은 타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를 망치는 말 아이를 구하는 말』의 저자는 범죄심리학자이자 아동심리학 교수다. 38년간 비행청소년과 범죄자를 만나 심리분석을 하면서 보호자의 말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됐다. 비행청소년의 여러 사례를 종합하여 문제를 분석하고 아이를 이끌 수 있는 대화 방법을 제시하여 바로 적용해 볼 수 있게 했다.







 어른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작은 사람은 혐오의 중심에 놓여 있기도 하다. 사회적 약자임에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노키즈존(아이 입장불가 구역)을 옹호하고 있다. 아이들은 물과 같다. 어떠한 그릇에 담기는지에 따라 모양과 색깔이 바뀐다. 파란 부모를 만나 파랗게 자라기도 하고 노란 양육법으로 노랗게 자라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요즘엔 과잉보호 양육이 더 많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넉넉한 환경과 양육 정보에 접근성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리고 방임 교육으로 자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더 많이 신경 쓰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나도 바쁜 부모님의 관심을 갈망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부모가 되면 비 오는 날 학교 정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하교하는 아이를 맞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도 했다.











 그러나 이런 '헬리콥터 부모'(자녀의 학교 주변을 맴돌면서 자녀와 교사에게 간섭하는 부모를 이르는 말)의 과잉보호는 아이의 자율성, 다양한 경험, 미래예측 능력을 저해한다. 부모로서 먼저 경험했기에 자녀에게 더 빠른 길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결국 아이 자신이 기쁨과 슬픔, 좌절 이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어릴 적엔 이런 일이 있었다. 40-50가지 색이 넘는 크레파스가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미술시간이 되면 누가 더 많은 색의 크레파스를 갖고 있나 무언의 경쟁 같은 걸 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새로 산 크레파스가 없어졌다며 울상이 된 아이가 있었다. 다들 불편한 마음으로 오후 시간을 보냈다. 하교 시간 같은 반 남자아이가 자신의 크레파스를 들고 가는 것을 본 크레파스의 주인인 아이가 그 자리에서 선생님에게 말해 되찾았다. 어이없는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뻔한 도둑질을 왜 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최근에 본 영화에서 14살 난 아이는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가득 차 악기점에서 신시사이저를 들고 도망간다. 결국 얼마 못가 가게 주인에게 붙잡히고 만다.







 『아이를 망치는 말 아이를 구하는 말』을 읽고 나서야 크레파스를 훔친 아이와 신시사이저를 훔친 아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제대로 된 이해와 보살핌을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비행청소년과 면담해 보면 그런 짓을 했다가는 금방 잡힐 거라는 것 정도는 알 텐데, 싶은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미래 예측 능력이 결핍되어 있다'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그때만 즐거우면 된다','그 순간만 고통에서 벗어나면 된다' 같은 지극히 단순한 사고에 지배당한 것입니다. P. 80









 나의 어릴 적엔 '학습된 무기력'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바쁘신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학교생활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다. 항상 바쁘시기에 임원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고(아무래도 어렸을 때 나서기 좋아하던 내가 뭔가 하나 할거 같다고 생각했나 보다.) 한 번은 친구들의 추천으로 어쩔 수 없이 임원으로 선출됐다. 그래도 나름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했다가 오히려 어머니에게 호되게 혼났던 적이 있다. 하프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가 하모니카로 합의를 보고, 미싱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가 헌 양말과 머플러를 잘라 손바느질하는 걸로 허락을 받았다. 학기 초에 하는 설문조사 시간엔 반에서 유일하게 학원을 안 다니는 소수의 아이로 주목받았다.







 어느 새부터 무언가 하고 싶다는 흥미가 생겨도 지레 포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이 자리 잡았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되고 하는 식의 생각으로 모든 가능성의 싹을 자르다 보니 결국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스스로를 달래며 이런저런 것을 시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운동선수로서 일반인보다 더 많이 실패하고 위기를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운동선수라도 위기는 있기 나름이고, 이를 이겨낸 경험이 많이 있기에 '다음에 또 새로운 위기가 찾아와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라고 자신합니다. 실패를 여러 번 딛고 이겨내봐서 문제와 위험이 닥쳤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판단하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P. 130







 시도하고 실패하기를 여러 번 거쳤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었을 텐데. 그러나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많이 시도하고 자주 실패하는 어른이고 싶다. 훌쩍 커버린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기에 조금 더 섬세하게 가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금 더 나를 사랑하자.







 자녀가 있는 분들에겐 자녀를 이해하고 돌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자녀가 없더라도 '내 안에 있는 아이'를 보듬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문장수집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기 주변에 형성된 환경에 따라 관성대로 또는 휩쓸리듯 살아갈 수도 있지만, 스스로 환경을 바꾸거나 삶을 변화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평생에 걸쳐 이뤄지죠. P. 23




균형 잡힌 사로를 하려면 자신과 다른 생각을 알고 수용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P. 26




아이와 부모가 함께 모여 가족회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 아이도 부모로부터 자신이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경험합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대화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문제를 돌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P. 29




부모의 생각이나 교육관이 일치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게 정상입니다.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아도 좋으니 대화를 나누는 실천과 과정이 중요합니다. P. 31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자 사회인데,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가 될까요. P. 34



싫어하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P. 31




특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단점을 뒤집어서 말하는 건 처음에는 머리를 써야 생각해낼 수 있지만, 습관이 되면 더 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P. 65




누구나 좋은 말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좋은 말 연습은 아이는 물론 본인의 인생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큰 기회입니다. P. 65



아이의 감각 추구 욕구를 부모가 인정하고 응원해 준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일이 없습니다. 평범한 놀이부터 배움, 단체 활동, 공부에 빠짐으로써 감각 추구 욕구를 채울 수 있으니까요. P. 70




아이는 어떤 꿈이든 가질 수 있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기가 앞으로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지까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P. 87




다수의 범죄자와 비행청소년의 심리를 분석하며 깨달은 또 다른 점은 경험의 폭이 좁다는 것입니다. 한계가 있는 좁은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과 관계 맺거나 문화를 접하고 체험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생각의 토대가 좁으면 다양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P. 96




요즘 시대의 교육은 책보다는 인터넷이나 학습 동영상이 주류를 이룹니다만, 아이에게 좋은 체험이 된다는 의미에서 책을 능가할 콘텐츠는 없습니다. 물론 동영상 가운데도 좋은 것이 있지만 옥석이 뒤섞여 아이 스스로 골라내기가 어렵습니다. P. 97




어느 때라도 손만 뻗으면 책을 쉽게 쥐기 위해서입니다. 단순히 천재 MC라고 부르기엔 적절하지 않을 만큼 노력하며 앞을 예측하는 능력을 꾸준히 단련한 것이죠. 이 덕분인지 그는 어떤 화제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점과 점에 불과한 단편적인 이야기를 연결해서 재미와 감동의 완성형 이야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P.99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180도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P. 109




아이가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해야 합니다. 결과는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에 칭찬과 축하를 받는 게 당연합니다. P. 113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결과보다 과정을 높이 평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P. 115




무작정 열심히 하라고 요구하면 아이는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하라는 말로 끝내지 말고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지도같이 제시해 줘야 합니다. P. 117




회복탄력성의 힘은 견고함보다는 '부드러움'에 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휘어지는 대나무처럼,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유연한 성질이 회복탄력성입니다. P. 128




비행청소년 가운데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많습니다. (중략) 이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긍정감이 낮습니다. 자신이 존중받아야 할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 타인도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P. 144




또한 아이에게 화가 많이 날 때는 자신이 아이의 어떤 점에 분노를 느끼는지 글로 적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의 공부, 성적, 예절, 성격 등 유난히 화가 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그게 자신이 자녀 교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입니다. P. 155




극단적인 생각이 들 만큼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는 오히려 자기 기분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까요. 자신의 마음이나 기분을 부정하며 알려고 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P. 169




공감능력은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랍니다. 대수롭지 않은 한마디에 상처받거나 싸우거나 화해하는 등 대인관계를 통해 겪게 되는 여러 감정과 실패가 공감능력을 키워줍니다. P. 191




특히 아이의 대인관계는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아야 할 영역입니다. 대인관계의 실패는 공감능력을 길러줍니다. P. 197




부모의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생각하도록 "ㅇㅇ이는 지금 기분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슬쩍 생각의 방향을 바꿔주는 겁니다. P. 198




아이가 고민이 있다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하고 조언하기보다는 아이의 말을 '정리하는 역할'만 했습니다. 탁자 위에 흰 종이를 펼치고 핵심 키워드를 적어나갑니다. 그걸 보면서 "이거랑 이 문제가 연결되어 있네", "이 부분을 신경 쓰는 게 중요하겠구나" 하며 정리했습니다. P. 224




안타깝게도 성장환경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시 아기 때로 돌아가 제대로 보살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죠. 그러나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는 바꿀 수 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수박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가장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P. 231




마음속에 쌓여 있는 불만, 분노, 외로움의 감정을 일단 토해내는 게 중요합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하고, 아무도 없다면 종이에 써보세요. 실컷 감정을 토해내면 전보다 생각이 정리될 거예요. 그렇게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P. 231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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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청소년과 면담해 보면 그런 짓을 했다가는 금방 잡힐 거라는 것 정도는 알 텐데, 싶은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미래 예측 능력이 결핍되어 있다‘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그때만 즐거우면 된다‘,‘그 순간만 고통에서 벗어나면 된다‘ 같은 지극히 단순한 사고에 지배당한 것입니다. P. 80 - P80

운동선수로서 일반인보다 더 많이 실패하고 위기를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운동선수라도 위기는 있기 나름이고, 이를 이겨낸 경험이 많이 있기에 ‘다음에 또 새로운 위기가 찾아와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라고 자신합니다. 실패를 여러 번 딛고 이겨내봐서 문제와 위험이 닥쳤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판단하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P. 130 - P130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기 주변에 형성된 환경에 따라 관성대로 또는 휩쓸리듯 살아갈 수도 있지만, 스스로 환경을 바꾸거나 삶을 변화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평생에 걸쳐 이뤄지죠. P. 23 - P23

싫어하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P. 31 - P31

특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단점을 뒤집어서 말하는 건 처음에는 머리를 써야 생각해낼 수 있지만, 습관이 되면 더 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P. 65 - P65

누구나 좋은 말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좋은 말 연습은 아이는 물론 본인의 인생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큰 기회입니다. P. 65 - P65

다수의 범죄자와 비행청소년의 심리를 분석하며 깨달은 또 다른 점은 경험의 폭이 좁다는 것입니다. 한계가 있는 좁은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과 관계 맺거나 문화를 접하고 체험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생각의 토대가 좁으면 다양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P. 96 - P96

아이가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해야 합니다. 결과는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에 칭찬과 축하를 받는 게 당연합니다. P. 113 - P113

무작정 열심히 하라고 요구하면 아이는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하라는 말로 끝내지 말고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지도같이 제시해 줘야 합니다. P. 117 - P117

비행청소년 가운데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많습니다. (중략) 이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긍정감이 낮습니다. 자신이 존중받아야 할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 타인도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P. 144 - P114

공감능력은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랍니다. 대수롭지 않은 한마디에 상처받거나 싸우거나 화해하는 등 대인관계를 통해 겪게 되는 여러 감정과 실패가 공감능력을 키워줍니다. P. 191 - P191

부모의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생각하도록 "ㅇㅇ이는 지금 기분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슬쩍 생각의 방향을 바꿔주는 겁니다. P. 198 - P198

안타깝게도 성장환경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시 아기 때로 돌아가 제대로 보살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죠. 그러나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는 바꿀 수 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수박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가장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P. 231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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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
나카무라 쓰네코.오쿠다 히로미 지음, 박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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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노년은 어떨까? 어떻게 준비해야 우아하고 차분하게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노년 준비에 무척 관심이 많다. 100세 시대라고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있고, 이전 어르신들의 노년과 우리가 맞이할 노년은 굉장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은 일본의 두 명의 정신과 의사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나카무라 쓰네코 박사님은 대화 당시 92 세셨고 90세까지 병원에서 현역으로 근무하셨다고 한다. 54세의 오쿠다 히로미 박사님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어린(?) 의사로 느껴지기까지 하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었으나 대화문 형식이라 그런지 전체 내용이 매끄럽게 잘 연결되어 있다. 매우 편하고 쉽게 읽히고 앞에 언급한 내용도 여러 번 다시 언급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비교적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나카무라 쓰네코 박사님의 조언은 단순해서 쉽게 따라 해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세대와는 다르게 전쟁을 겪어 보셨기에 좀 더 생사와 연결된 직접적인 이야기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 현재에 집중하고 즐겨야 한다는 것. 의외로 우리 인간은 단순한 유기체임을,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끼고 단계별로 확장해 나간다.






 4, 5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실질적인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는 죽음과 너무 떨어져 살고 있기에 두려워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예전에는 전쟁과 기근, 병으로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았지만 현대의 도시인의 삶은 죽음과 너무 동떨어져 오히려 두려워하고 있다. 내 의지로 결정할 수 있을 때 가족들에게 확실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걸 알게 됐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으며 멋지게 떠났답니다. 남편과 살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말처럼 남편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어요.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P. 64






 웃으면 안 되지만 어르신들만 할 수 있는 유쾌한 개그에 웃고 말았다. 당사자기에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말이다. 결국 지나서 보면 고민, 고통, 괴로움은 다 사라지고 내가 정의한 나의 감정만이 남는다. 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할지는 나에게 달린 것이다. 오직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는 건 나이기에 내 삶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우리 삶을 지금, 여기에 붙잡는 것과 동시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봐야겠다. 일인 가구가 늘어가면서 다른 세대 간 교류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러한 책은 참 소중하다. 가볍게 읽어보고 나를 준비하고 돌보고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문장수집



아무리 늙는 게 싫다고 해도 나이를 먹으니 매사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지요, 특히 젊음이나 아름다움에 얽매이지 않아서 편하지요. 옷이나 머리 모양 같은 매무새를 가다듬을 때 더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잖아요. P. 19




우리 세대는 '언제나 젊고 아름답게 사는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일 년 내내 듣고 사는 것 같습니다. P. 26




하지만 현역에서 은퇴하고 늙어가면서 드디어 자신을 옭아매던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P. 43




힘들 땐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그저 내려놓았다고 할 수 있지요. P. 52




우선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네요. 그러고 나서 어떻게 할지를 백 퍼센트 자기 의사로 결정하면 되는 거군요. P. 54




얼굴을 보고 하기 어려운 말도 글로 옮기면 온화하고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P. 60





지금 말한 '무언가 해야 해!'라는 생각이 혼자 있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P. 74




사람들이 고독을 두려워하게 된 이유도 혼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 현대인의 마음속 불안정에서 온 듯합니다. 시간에 쫓기기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정보나 자극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함을 즐기기 바랍니다. P. 76




노화에 맞춰서 체력과 기력이 떨어지는 만큼 인간관계에도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P. 84




나이가 들면 자기 마음에 충실하게 사는 게 쉬워져요. P. 89




막연하게 불안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것. 그리고 삶의 불안전한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불안의 뿌리를 찾아' 해소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P. 101




당장 해야 할 일, 눈앞에 집안일, 가족하고 시간을 보내는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죠. P. 106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르기에 자기혐오에 빠질 때는 너무 그것에 몰두하지 않도록 밤에는 '일단 잠을 자기', 낮에는 '다른 곳에 의식을 돌려 집중하기'를 통해 기분을 빠르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P. 119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것만큼은 피하는 것이 좋답니다.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마음껏 해보면 좋겠어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요. P. 145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했음'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지요. (중략) 모든 일은 결국 자기가 주체적으로 결정했다는 걸 깨달으면 인생을 컨트롤하기 수월해집니다. P. 149




선생님의 건강법에 특별한 비밀이 있을 거로 생각했던 나로서는 조금 맥이 빠지는 답변이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에 좋은 기본적인 방법들이 매일 자연스럽게 실천되고 있었습니다. P. 162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나이듦을받아들일때얻는것들 #북폴리오 #나카무라쓰네코 #오쿠다히로미 #에세이 #100세시대 #중장년 #정신과전문의 #노년준비

아무리 늙는 게 싫다고 해도 나이를 먹으니 매사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지요, 특히 젊음이나 아름다움에 얽매이지 않아서 편하지요. 옷이나 머리 모양 같은 매무새를 가다듬을 때 더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잖아요. P. 19

- P19

우리 세대는 ‘언제나 젊고 아름답게 사는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일 년 내내 듣고 사는 것 같습니다. P. 26 - P26

하지만 현역에서 은퇴하고 늙어가면서 드디어 자신을 옭아매던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P. 43 - P43

힘들 땐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그저 내려놓았다고 할 수 있지요. P. 52

- P52

우선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네요. 그러고 나서 어떻게 할지를 백 퍼센트 자기 의사로 결정하면 되는 거군요. P. 54

- P54

얼굴을 보고 하기 어려운 말도 글로 옮기면 온화하고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P. 60 - P60

지금 말한 ‘무언가 해야 해!‘라는 생각이 혼자 있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P. 74

- P74

사람들이 고독을 두려워하게 된 이유도 혼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 현대인의 마음속 불안정에서 온 듯합니다. 시간에 쫓기기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정보나 자극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함을 즐기기 바랍니다. P. 76 - P76

막연하게 불안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것. 그리고 삶의 불안전한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불안의 뿌리를 찾아‘ 해소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P. 101

- P101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르기에 자기혐오에 빠질 때는 너무 그것에 몰두하지 않도록 밤에는 ‘일단 잠을 자기‘, 낮에는 ‘다른 곳에 의식을 돌려 집중하기‘를 통해 기분을 빠르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P. 119 - P119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했음‘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지요. (중략) 모든 일은 결국 자기가 주체적으로 결정했다는 걸 깨달으면 인생을 컨트롤하기 수월해집니다. P. 149 - P149

선생님의 건강법에 특별한 비밀이 있을 거로 생각했던 나로서는 조금 맥이 빠지는 답변이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에 좋은 기본적인 방법들이 매일 자연스럽게 실천되고 있었습니다. P. 162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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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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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항적이지만 예의 있게 유쾌한 번역가의 푸념 고발 에세이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반항심이 느껴지지 않는가?

 저자 안톤 허는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 몇 없는 한영 한국문학번역가이다. 2022년 <저주토끼>와 <대도시의 사랑법>이 동시에 부커상 후보에 올랐고, <저주토끼>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인 번역가 최초로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두 작품이 동시에 후보로 오른 더블 롱 리스트 번역가이기도 하다.






 저자를 글보다 영상으로 먼저 접했다. 말투와 몸짓에서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졌고 묘하게 타일러 라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궁금증이 많아 아는 게 많고 그래서 생각이 많아 말을 많이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많아탈트 붕괴 현상이 올 거 같은 ㅎㅎ) 외국 국적을 가진 교포인 줄 알았는데, 해외 경험이 많은 한국 국적의 한국 아재라고 책에서 강조하셨다.











 얼마나 많이 자신에 대한 오해와 표면적인 질문에 답하셨는지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변 목록 같은 느낌도 받았다. "나한테 물어보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으시오." 그래서 윔피 키드의 그레그 헤플리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레그는 중1이 되면서 일기를 쓰는데 나중에 자신이 유명 인사가 되면 받을 수많은 질문에 대비해 성장기를 자세히 적어두려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 결과를 놓고 역으로 사람을 추측한다. 유명해져야 관심을 가지니까. 그래서 저자의 삶을 쉽게 판단할 수도 있다. 주재원으로 일한 부모님 덕분에 쉽게 영어를 배우고 두세 개의 언어를 하는 특별한 능력을 활용해 작품을 번역했는데 짜잔! 유명한 상도 받았네라고 말이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의 묘미는 이것이다. 내가 이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성공'했어가 아니라, 한국문학 번역가 개 힘든데 내가 하고 싶어서 했거든 근데 운 좋게 상도 받고 유명해졌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 좀 할게 들어바이다.




 웃자고 운 좋게라고 표현했지 저자는 한 작품을 번역하기 위해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시간, 노력, 비용을 쏟아부었다. 평생 수많은 책을 읽었고, 여러 나라에서 사는 경험을 축적하고, 영어와 한국어를 체득하면서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고, 번역가를 반대하는 부모님과 싸우고, 번역가를 하대하는 사회 구조와 사람들에게 투쟁했으며, 좋은 작품을 찾아내기 위해 매일같이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고, 굳게 닫힌 영미 출판사의 문을 맨땅에 헤딩하듯 두드렸다. 힘들지만 차곡차곡 쌓아 준비해온 결실을 드디어 맺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맺을 것이다.





 한국문학번역의 현실과 번역가의 사회적 인식에 대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혹은 비꼬는 부분이 참 통쾌하게 느껴졌다. 당사자에게는 미안하지만 꽤 재밌게 느껴졌는데 설명을 덧붙이자면 당연히 상황이 재밌는 게 아니고! 비꼼의 매력이랄까. 내가 생각하기에 언어의 고차원적 매력은 돌려까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화자와 청자가 모두 같은 배경지식이 있어 비슷한 수준의 이해력이 뒷받침돼야 이런 한 두 바퀴 돌려 말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론 특히 영어란 언어에서는 이러한 비꼼(sarcasticness)을 좋아하고 즐긴다고 한다. 한국말의 우회적 표현과 영어의 우회적 표현은 방식이 좀 다르다. 안톤 허는 두 가지 언어를 모두 자유자재로 쓰기 때문에 영어식 비꼼을 한국말로 표현하여 자신이 그동안 부조리하고 답답하다고 느낀 부분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워낙 이쪽 분야에 정보가 없는 독자로써는 이런 정보와 표현이 신선하고 재밌고 심지어 통쾌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방식이 겸손하지만 줏대 있게 느껴졌다. 무언가를 비판할 때 자칫 잘못하면 거만하고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항상 겸손한 태도로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난이 없다. 힘든 것을 말하다 보면 감정적이 되기 쉬운데 이런 것을 배제하고 잘 말해주고 있다. 학창 시절에 만났으면 굉장히 좋아할 친구서타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본인은 진지하게 말하는데 주변에서 웃겨서 숨넘어가는 상황에서 저는 숨넘어가면서 눈에 하트 생기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문학 번역가에게 이렇게 지원이 적고 그나마 있던 지원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것저것 규탄해야 하지만 이건 정말 우선순위로 규탄해야 한다!) 최근에 국제적 망신살을 아주 단단히 뻗친 짐보리 주최국 일도 대리 수치를 무척이나 많이 느꼈다. 물론 준비 시간과 투입된 비용에 비해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도 문제였지만, 한국 대중문화가 국가의 이미지를 부상시키고 있는 중대한 시기라는 게 가장 주목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 관심을 갖는 여러 나라에 국제 통용어인 영어로 우리 문학을 소개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




 서구권 국가에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은 매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열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열강의 언어를 배우고 이들이 세운 학문을 배우는 데에 수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는 것이 아닌가. 중국이나 일본처럼 인구나 자본이 받쳐주지 않는 우리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영미권의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게 우리가 취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통역은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직업이라 그만두고 학습법 강의를 시작했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유명한 동시통역사 임종령님도 방송에서 통역가는 그림자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번역가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것은 180도로 바뀔 수 있기에 번역이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도 모르게 갖고 있는 '을'의 자세를 좀 내려놔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안톤 허는 '갑'의 태도를 꼬집는다. 내가 너무나도 '을'에 익숙해져서 '갑질'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의심하고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처럼 반기를 들고 말하는 사람은 될 수 없을지언정 작은 물길 하나라도 터놓을 수 있는 조력자는 될 수 있겠지.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안톤 허 같은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영혼을 갈아 넣고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독자들도 정부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낌없이 쏟아부어주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번역가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나부터라도 시작해야지. 아무도 하지 말라곤 안 했으니까 ;)






#문장수집



내가 주어진 이 일이 얼마나 답답하고, 막막하고, 힘든지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다. 비록 그것이 우아한 기록은 아닐지라도. P. 9 l 프롤로그 - 조용히 앉아서 번역이나 하지




나는 이른바 '무서운 분'이다. 그래서 말한다. 번역은 쉬울지 몰라도, 번역가는 힘들다고. 나는 한국문학 번역가다. P. 25




결국 훌륭한 번역가란 명문 대학을 졸업한 번역가나 '원어민' 번역가가 아니라 번역과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번역가이므로. P. 30




다만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해서 독서의 힘으로 무식할 정도로 '맨땅 헤딩'을 하다 보니 어느덧 문학번역으로 먹고사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P. 33




나는 이 시기에 온몸으로 언어를 익히고 언어 속에서 자리를 잡는다고 생각한다. 번역가들은 육체가 어디에 거주하든 항상 자신의 언어 속에서 살아간다. 번역가에게 언어란 항상 돌아갈 수 있는, 마음속에 존재하는 어느 고장과도 같다. P. 49




마지막으로 그 길이 당신을 어디로 인도하든,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무엇을 얻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P. 51




물론 나는 지금도 영어로든, 제삼자에게든 작가님을 'Kyung-Sook'이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이건 마치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제우스신을 만났을 때 '제우스 형'이라고 부르는 일과 다름없지 않은가. P. 73




서울 혜화동에는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서점이 있는데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시집 전문 서점이 아닐까 싶다. P. 80




"'영국인다움'을 굳이 정의한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실패를 얼마나 반복하든 꿋꿋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뭐라 한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확고하면 그만이다. P. 115




남들이 뭐라고 하든 원하는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값진 기쁨을 얻었고 그 기쁨이 있는 한 나머지는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P. 120




실패란 없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만 있을 뿐. 다시 말해 우리가 실패라고 생각하는 많은 경우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실패는 뭔가를 잃는 과정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연구 과정이다. P. 137




딴 나라들은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일례로 쇼트 리스트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작가와 프랜시스 리들(미국의 라틴아메리카 문학 번역가) 일행은 런던의 아르헨티나 대사 관저에서 묵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소프트파워 지원 전략의 민낯이다. P. 151




모든 전문 문학번역가는 풀어헤친 번역을 다시 함축적 언어로 촘촘하게 짜 맞출 줄 알아야 합니다. 원서의 내용만이 아닌, 페이스까지 번역해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P. 169




신경숙 작가의 글은 매우 열심히 망쳐야 겨우 망칠까 말 까인데 전 너무 게을러서 무언가를 그렇게 열심히 망칠 자신이 없어요. 제 번역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번역이 완전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는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작가님들만 완벽하시면 됐어요. P. 171




번역가야말로 궁극의 학습자, 궁극의 독자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번역가는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의 언어로 구사하니까요. 번역가의 모든 지식과 무지는 번역에서 드러납니다. P. 175




문학은 신비롭습니다. 번역을 할 때 제 영혼의 작은 파편이 번역에 실리게 되고, 독자는 그 파편에 반응하는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좋아하고, 제가 의도했던 리딩을(정확히 말하면 제가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하는 리딩을) 그대로 쫓아가는 독자들을 보면 번역가로서 말로 형언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낍니다. P. 177




자, 요약하면 지식은 번역가에게 해로우며, 지식의 해를 최소화하려면 더 많은 지식을 체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식을 체득하다 보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는 경지에 이르기 때문이죠. P. 178




번역가 이름을 표지에 기재해 달라는 요구 사항은 허영심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물론 저야 허영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지만). 이 문제는 번역가들이 창작을 하는 창조적 직종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번역을 단순히 거창한 서류 작업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를 반영합니다. P. 181




얼마나 지치게 만드는 여정이었으면 정보라 작가님과 제가 수상이 불발되었을 때 런던 길거리에서 "우린 해방이다!"라고 외치며 손을 잡고 춤을 추었겠습니까. P. 186




"안톤을 울리지 않도록 조심해!" 몇 년 동안 의견을 내면 무시만 당하다가 이렇게 존경받고 대우받다니. 혼포드 스타여, 영원하라. P. 205




저는 번역가란 출신국의 문화 대사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수교는 국가 간 자주권이 인정될 때만 가능할 텐데 식민지가 자주권을 가지고 있을 리 없습니다. P. 215




번역가의 일은 결국 사전이 제공하지 못하는 의미를, 사전보다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언어는 불변의 존재가 아니니까요. P. 219




제가 왜 제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을 사람들 비위를 맞춰야 할까요? 그런 교수님들은 그냥 계속 프루스트나 읽으라 하죠. P. 221







어크로스 A.B.C 시즌 5기로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말라고는안했잖아요 #안톤허 #어크로스 #한국문학번역가 #내갈길가는에세이 #에세이 #부커상후보 #한영번역가 #번역가에세이 #번역가 #허정범 #cursedbunny #loveinthebigcity #violets




내가 주어진 이 일이 얼마나 답답하고, 막막하고, 힘든지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다. 비록 그것이 우아한 기록은 아닐지라도. P. 9 l 프롤로그 - 조용히 앉아서 번역이나 하지 - P9

나는 이른바 ‘무서운 분‘이다. 그래서 말한다. 번역은 쉬울지 몰라도, 번역가는 힘들다고. 나는 한국문학 번역가다. P. 25 - P25

결국 훌륭한 번역가란 명문 대학을 졸업한 번역가나 ‘원어민‘ 번역가가 아니라 번역과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번역가이므로. P. 30 - P30

다만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해서 독서의 힘으로 무식할 정도로 ‘맨땅 헤딩‘을 하다 보니 어느덧 문학번역으로 먹고사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P. 33

- P33

나는 이 시기에 온몸으로 언어를 익히고 언어 속에서 자리를 잡는다고 생각한다. 번역가들은 육체가 어디에 거주하든 항상 자신의 언어 속에서 살아간다. 번역가에게 언어란 항상 돌아갈 수 있는, 마음속에 존재하는 어느 고장과도 같다. P. 49 - P49

마지막으로 그 길이 당신을 어디로 인도하든,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무엇을 얻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P. 51 - P51

물론 나는 지금도 영어로든, 제삼자에게든 작가님을 ‘Kyung-Sook‘이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이건 마치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제우스신을 만났을 때 ‘제우스 형‘이라고 부르는 일과 다름없지 않은가. P. 73 - P73

서울 혜화동에는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서점이 있는데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시집 전문 서점이 아닐까 싶다. P. 80

- P80

"‘영국인다움‘을 굳이 정의한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실패를 얼마나 반복하든 꿋꿋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뭐라 한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확고하면 그만이다. P. 115 - P115

남들이 뭐라고 하든 원하는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값진 기쁨을 얻었고 그 기쁨이 있는 한 나머지는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P. 120 - P120

실패란 없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만 있을 뿐. 다시 말해 우리가 실패라고 생각하는 많은 경우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실패는 뭔가를 잃는 과정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연구 과정이다. P. 137 - P137

딴 나라들은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일례로 쇼트 리스트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작가와 프랜시스 리들(미국의 라틴아메리카 문학 번역가) 일행은 런던의 아르헨티나 대사 관저에서 묵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소프트파워 지원 전략의 민낯이다. P. 151 - P151

모든 전문 문학번역가는 풀어헤친 번역을 다시 함축적 언어로 촘촘하게 짜 맞출 줄 알아야 합니다. 원서의 내용만이 아닌, 페이스까지 번역해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P. 169 - P169

신경숙 작가의 글은 매우 열심히 망쳐야 겨우 망칠까 말 까인데 전 너무 게을러서 무언가를 그렇게 열심히 망칠 자신이 없어요. 제 번역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번역이 완전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는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작가님들만 완벽하시면 됐어요. P. 171 - P171

번역가야말로 궁극의 학습자, 궁극의 독자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번역가는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의 언어로 구사하니까요. 번역가의 모든 지식과 무지는 번역에서 드러납니다. P. 175 - P175

문학은 신비롭습니다. 번역을 할 때 제 영혼의 작은 파편이 번역에 실리게 되고, 독자는 그 파편에 반응하는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좋아하고, 제가 의도했던 리딩을(정확히 말하면 제가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하는 리딩을) 그대로 쫓아가는 독자들을 보면 번역가로서 말로 형언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낍니다. P. 177 - P177

저는 번역가란 출신국의 문화 대사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수교는 국가 간 자주권이 인정될 때만 가능할 텐데 식민지가 자주권을 가지고 있을 리 없습니다. P. 215 - P215

제가 왜 제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을 사람들 비위를 맞춰야 할까요? 그런 교수님들은 그냥 계속 프루스트나 읽으라 하죠. P.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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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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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추억의 게임은 무엇인가요?

오락실에서 동전을 쌓아 놓고 한 게임이든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이든 기억 남는 게임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한때 RPG (Role Playing Game 게임 속에서 한 가지 역을 맡아 모험을 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임)에 빠져서 모든 여가 시간을 쏟아부은 적이 있다. 현실과는 달리 게임에서는 시간과 성장이 정비례하는 것 같았다. 게임 속 모든 게 신기하지만 했고 난 시간만 있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을 마성의 매력으로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게임 디자이너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바로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다. <섬에 있는 서점>, <비바 제인>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에 소개된 개브리얼 제빈의 작품이다. 영미권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영화화가 확정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한국계 미국인인 주인공 샘이다. 미국인 작가의 소설 주인공이 한국계라니, 대한민국의 영향력이 실감됐다. 게임 디자이너가 주인공인 소설인 만큼 게임 제작에 관련된 전문적인 정보가 소설 전반에 아주 많이 들어 있다. 게다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유명한 게임은 몽땅 나오는 거 같다. 게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도 흥미롭고, 미묘하고 복잡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술로 스무 고개하듯이 등장인물의 배경을 알아가게 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야기는 각자의 시점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을 더욱더 사실감 있고 진실성을 준다. 일본과 관련된 내용도 많이 나오는데 대표적인 게 책의 표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파도>란 작품이다. 국내 번역판에는 그 특징을 좀 옅게 만들긴 했지만 소설 내용상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또 80-90년대 일본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고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고,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도 없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가 있기 마련인데, 계속해서 예상을 뒤엎는다. 기대 없는 곳에서 일이 벌어지고, 희망이 보이는 곳에서 좌절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등장인물들이 각자 꿈꾸는 미래는 코앞에 있는듯하다가도 더 멀어진다. 독자로서 어느 시점에는 좌절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소설에서조차 현실 같은 복잡함이라니. 그러다 발견한 것은 어느 순간 이러한 복잡함을 인정하는 나 자신이었다.






불완전한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란.

주인공은 각자의 단점이 있다. 처음에는 세계 제일의 대학교에 다니는 유능한 천재로 보이지만, 각자만이 가진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인정하지 않고 싶어 하는 그 부분들이 결국엔 사건을 만든다. 샘이 자신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인정하고 세이디에게 말했을 때, 세이디가 자기 학대를 멈추고 스스로를 위하고 온전히 내면을 들여다볼 때 비로소 한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 과거를 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헛된 생각도 하면서 살아내는 그 모습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보았다.






삶은 선형이 아니니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어딘가 모를 불편함과 좌절감을 주지만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의 매력이다. 우리의 삶은 선형이 아니고, 어딘가 불편하고. 어딘가 이상한 오묘하고 뒤죽박죽인 상태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인공들도 게임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단순한 그 게임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니. 그리고 내가 만든 세계에서 다른 사람도 쉼을 얻길 바라는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작가도 자신이 만든 소설의 세계에서 독자가 복잡한 삶을 뒤로하고 의외로 단순한 삶을 경험해 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영화로 상영될 날이 기대된다. 누가 주인공을 맡을지, 어떤 장면으로 어떻게 연출할지 무척 궁금하다.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을 지닌 '내일x3'을 만나길 바라며!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에서 흥미로운 설정


1.개브리얼 제빈의 어머니가 한국계 미국이다.

2.개브리얼의 어머니가 미국으로 이민 온 나이는 소설에서 샘이 애나와 뉴욕으로 이사 갔을 때의 나이와 같다. 9살

3.개브리얼의 아버지는 유대인인다.

4.개브리얼은 하버드 대학 출신이다.

5.하버드에 다닐 때 현재 남편을 만났다.

6.개브리얼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문장수집



마음에도 없는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면서, 인간의 두뇌가 실로 훌륭하게 코딩됐다는 증거는 '아 어쩌라고'의 뜻으로 '죄송합니다'를 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샘은 생각했다. P. 15




샘은 세이디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시간 여행이 이런 거로군. 누군가를 쳐다보는데 현재의 그 사람과 과거의 그 사람이 동시에 보인다. P. 21




샘은 원래 그런 식이었다. 미래를 미리 걸어서 시시때때로 고통스러운 현재를 인내하는 법을 익혔다. P. 110




"아냐, 내 동기는 아주 단순해. 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P. 119




생채기 하나 없는 내일이 끝없이 이어지는 생애, 각종 실수와 살아온 날의 흉터로부터 자유로운 이치고의 삶을 원했다. P. 194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좋았다. 일하는 게 좋았다. 자신이 일을 잘한다는 게 좋았고, 그걸로 돈도 잘 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질서정연한 것들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중략) 홀로 있기와 자신의 관심사에 몰두하기와 창의적으로 머리 쓰기를 좋아했다. 편안한 게 좋았다. P. 225




그런 불확실성을 차단하려 애쓰긴 하겠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우린 모두 기껏 생의 반쪽만 살고 있는 것이야, 세이디는 생각했다. P. 231




동정심만으로 뭔가에 수백 시간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샘. P. 264




세이디는 또다시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일은 자기가 훨씬 많이 하는데 공은 똑같이 나눠 가지다니. 그러나 그것이 게임을 위해서도 샘을 위해서도 합리적이었으므로, 세이디는 그 제안에 동의했다. P. 296




실패를 온몸에 뒤집어쓴 느낌이었고, 그게 딴사람들 눈에 보이고 냄새가 날 거라고 확신했다. 실패의 재를 뒤집어쓴 것과 같았다. 다만 실패는 피부만 덮지 않는다. 그것은 콧속에, 입안에, 폐 속에, 세포 속에 들어가 세이디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 영원히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 P. 329




다시 시도해. 그리고 더 멋지게 실패해. P. 354




왜냐하면 샘은 세이디를 사랑하니까. 그것은 샘이 자신의 변함없는 상수라고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였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울 때는 세이디 옆에 있을 때였고, 나란히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만들 때였다. P. 388




전 애인을 친구로 만드는 방법은 그들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며, 관계의 한 시기가 마무리되고 다른 형태로 넘어갈 수 있는 때를 아는 것이다. 사랑은 상수인 동시에 변수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P. 483




"우리 시안을 쭉 읽어봤다고, 아주 흥미로웠다고 했어요. 아,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이건 확실히 기억나네. '자, 너희 생각은 어떤지 얘기해 줘." P. 527




"하지만 넌 회사로 복귀했잖아." 샘이 말했다. 앤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일하는 것보다 좋은 게 뭐 있나요?" 앤트는 한 박자 쉬었다가 덧붙였다. "나쁜 건 또 뭐 있나요?" P. 531




"아뇨, 이 작품이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아직 모르겠어서요.' 샘이 말했다. '두 분이 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P. 535




"게임이 뭐겠어?" 마크스가 말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잖아.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개념. 그 어떤 죽음도 영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니까." P. 540




"'프로그래머가'가 뭐예요?" 에밀리가 물었다. "맺을 수 있는 결말을 점치는 점쟁이이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자예요." P. 563




"그럼, 뭐랄까, 내 회사를 차리면 해결된다,인가요?" "맞아. 그리고 남자들을 고용해서 네가 원하는 걸 시키면 되지." 세이디가 말했다. P. 603




그러나 이젠 그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로 보였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 P. 615




어쩌면 모든 인가의 내면에 자리한 영구히 간난 상태 그대로의 다정한 부분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사람을 절망에서 구원하는 것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P. 620




정말이지 걔넨 우리랑 달라도 너무 달라. 걔네들 기준은 더 높아. 성차별과 인종차별은 요만큼도 용납하지 않아. 내가 그럭저럭 봐주고 살았던 것들까지. 하도 그러니까 애들이, 뭐랄까, 좀 딱딱하고 유머가 안 통해. 세대 차이 강조하는 사람들을 엄청 싫어한 주제에 지금 내가 여기서 그러고 있네. P. 630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일 못지않게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P. 642 l 참고자료 및 감사의 말








문학동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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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뭐겠어?" 마크스가 말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잖아.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개념. 그 어떤 죽음도 영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니까." P.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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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모든 인가의 내면에 자리한 영구히 간난 상태 그대로의 다정한 부분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사람을 절망에서 구원하는 것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P. 620 - P620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일 못지않게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P. 642 l 참고자료 및 감사의 말 - P642

"그럼, 뭐랄까, 내 회사를 차리면 해결된다,인가요?" "맞아. 그리고 남자들을 고용해서 네가 원하는 걸 시키면 되지." 세이디가 말했다. P. 603 - P603

세이디는 또다시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일은 자기가 훨씬 많이 하는데 공은 똑같이 나눠 가지다니. 그러나 그것이 게임을 위해서도 샘을 위해서도 합리적이었으므로, 세이디는 그 제안에 동의했다. P. 296 - P296

"아냐, 내 동기는 아주 단순해. 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P. 119 - P119

마음에도 없는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면서, 인간의 두뇌가 실로 훌륭하게 코딩됐다는 증거는 ‘아 어쩌라고‘의 뜻으로 ‘죄송합니다‘를 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샘은 생각했다. P. 15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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