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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ㅣ 살아있는 교육 18
이오덕 지음 / 보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을 이번기회에 읽게 되었다.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이 감정이 메말라가는 살아있는 글쓰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반성도 하게 되었던 책이다. 내가 자랐을 때에도 별다른 살아있는 글쓰기 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 같고, 지금의 아이들은 더더욱 그런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아직은 감정이 풍부한 어린아이라고 하는 내 아이만 보더라도, 살아있는 글쓰기가 아닌 죽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억지로 써야 하는 독서록, 오직 검사를 받기 위해 써야 하는 일기, 많은 칸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아이의 글은 살아있을 수가 없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인 내가 아이의 글을 더 죽이고 있다는 생각에 반성을 하게 만들었다. 분명 이것은 아닌데, 나도 어쩔 수 없이 내 아이가 선생님께 혼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독서록을 쓰라고 했고, 일기 쓰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내 아이는 학교에서 뿐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엄마에게 죽은 글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잘못된 엄마임을 반성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교육이 아닌,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해야 하는 아이가 인정받고, 영어 잘하는 아이가 인정받는 교육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글쓰기는 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요즘 어느 학교가 글쓰기 대회에서 1등한 아이를 인정하려 하는가. 오직 영어경시대회, 수학경시대회 등 그런 곳에서 1등을 한 아이들을 인정하는 것이 요즘의 학교라면, 살아있는 글쓰기를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의 몫이기에 지금부터 내 아이를 위해 나부터라도 글쓰기를 다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상막한 아이가 아닌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아이로 키우기 위해 아이가 쓴 글에 칭찬의 인색함을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고, 한 줄을 쓰든, 두 줄을 쓰든, 내 아이의 글이기에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고, 그저 내 아이가 행복한 아이로, 글 쓰는 것이 즐거운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엄마인 내가 반성하고 노력할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나의 머릿속에는 아이가 억지로 써내려가던 독서록, 일기장의 글이 자꾸 떠올라 가슴 한쪽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