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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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책을 섰다고 하면, 왠지 모를 편견이 생긴다. 자신들의 자랑을 얼마나 해 놓았을까 싶어 사지도 않고, 찾아 읽지도 않는 편이다. 김혜자씨가 책을 냈다고 했을때도 같은 이유였다.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를 섰다고 하지만, 자신이 한 일들을 자랑 삼아 이야기를 섰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빈곤에 관련한 수업 준비를 하다가, 이 책이 생각이 나서 도서관에서 찾아 보았다. 책의 겉표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책속의 사진이 수업하기에 적당한 것 같아서 책을 빌려 조금씩 조금씩 읽어 나갔다. 읽으면서 손을 뗄수가 없어서 넋나간 사람처럼 읽어 내려 갔다.

아프리가라는 곳이 정말 이런 곳인가? 그냥 가난하여 배고픔에 굶주리고, 전세계 잘사는 나라들이 도와주는 그런 나라가 아니었던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감히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수 없는 일들이 이곳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었다. 잔인하다는 표현밖에 다른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전쟁을 왜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죽여야 하니까 죽이는 것이고, 그것을 해야 밥을 주기에 시키면 해야 하는 어린 아이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의 아빠, 엄마를 죽이고, 형제, 자매를 죽이는 잔인한 사람들. 읽어 내려가는 동안 소름 끼치는 이야기도 많았다.

가난이라는 것이 이토록 무서운 일인가? 딸을 낳으면 입을 하나 덜기 위해서 하루를 꼬박 굶겼다가 그 다음날 약초를 먹여 딸을 죽여야만 하는 모진 엄마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딸이라도 자식인것을 내가 낳은 자식을 내 손으로 죽여야 하는 어미의 심정을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식을 묻고는 엄마는 열흘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눈물로만 지새운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집 아이가 죽으면 그 집으로 가서 함께 울어준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한 곳에서는 가난 때문에 그리고 전쟁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돈 백원이면, 이곳의 아이들은 한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하고, 우리 돈 만원이면 이곳 아이들은 한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일년에 600여명의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먹을 것이 없어서 진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다는 사람들, 임신부가 철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돌을 먹는 다는 이야기.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인지...

누가 감히 이 아이들을 꽃으로라도 때릴 수 있을까. 이 아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아프리카에 태어났다는 죄밖에 무슨 죄가 있을까? 아이들이 선택할 수 없었던 나라 아프리카. 책을 읽어 내려 가면서 빈곤하지 않은 나라에, 그리고 그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은 민족이기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의 아이들은 어리다. 이 곳의 아이들 이야기는 가끔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통해서 보는 것이전부이다. 그리고 실감도 하지 못한다. 실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어른인 나도 마찬가지 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아프리카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되었고, 김혜자씨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고학년쯤 되었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이렇게 살고 있는 아이들도 있단다'하면서 책을 건네 주고 싶다. 내가 아이들에게 책을 건네 줄때쯤이 되면, 굶어 죽어가는 아이도 일부러 아이를 죽어야 하는 엄마도 없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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