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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뽀뽀는 딱 한번만!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92
토미 웅거러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평점 :
주인공은 고양이이다. 그래서인지, 생쥐죽을 만드는 장면이 그림에 나오는데, 보이는 쥐 꼬리에 약간의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딸 아이들을 둘 키우고 있는 나에게, 큰 아이는 언제나 "엄마는 나한테는 뽀뽀도 안해주고, 동생한테만 해줘"라는 불만 가득한 소리를 자주 한다. 엄마인 나도 이상하게, 아직 9살밖에 되지 않은 딸인건만, 큰 아이는 너무 큰 아이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가 언제부터인가 큰 아이에게는 뽀뽀를 하지 않게 되었고, 좀 미안한 말이자만 징그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발톱이는 엄마의 뽀뽀를 너무도 싫어한다. 갓난아이처럼 대하는 것 같아서 싫다고 이야기 한다. 엄마의 뽀뽀를 너무 많이 받아서 머리가 아프다고 이야기도 하고. 짜증내는 발톱이 때문에 엄마 고양이 비단결 여사는 마음의 상처를 받기는 하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비단결 여사가 사랑하는 아들 발톱이와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아들이 좋아하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학교앞에서 기다리는데, 비단결 여사 앞에 보여진 발톱이는 머리에 붕대를 칭칭감은 모습이였다. 그런 발톱이를 보고 놀라서 병원으로 가자고 길거리에서 큰소리를 이야기하자, 발톱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창피한 엄마의 모습에 발톱이는 길거리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사람들 앞에서 뽀뽀하지 마. 허구한 날 뽀뽀, 뽀뽀. 정말 싫어! 싫단 말이야."라고
비단결 여사도, 발톱이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서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발톱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에게 줄 꽃다발을 사가지고 가면서 엄마와 아들은 화해를 하게 된다.
꽃을 받고 좋아하는 엄마에게 발톱이가 하는 말, "고맙다고 뽀뽀만 안 하면요"라고.
엄마의 눈에는 아직도 아기로만 보여서 그렇게 행동을 했을 것이고, 발톱이는 어린아이처럼 취급하는 엄마의 모습이 싫어서 생겼던 갈등이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이제 커가는 아들을 조금씩 놓아주려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고, 발톱이도 엄마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식은 참 묘하다. 언제인가는 내 품에서 떠날 자식인 것을 알면서도 엄마의 그 끈을 놓기가 쉽지 않다. 적당한 때에 끈을 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시기를 놓치는 것이 엄마이기도 한 것 같다. 몰라서가 아니라 놓기 싫어서 일 수도 있을텐데...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적당한 시기에 적당하게 손을 놓아줄 수 있는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다. 지금 내 품안 있을 때 받을 수 있는 사랑 듬뿍 받고, 세상에 혼자 섰을때 외롭지 않을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바람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