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아

문제아 ㅣ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10편의 단편동화가 들어 있는 책이다. 읽으면서 가슴찡한 이야기들로 잠시 생각을 하게 했고, 맨 마지막 동화는 읽으면서 웃음지었다. "어진이"라는 동화는 득칠이의 동생인 줄 알았다. 득칠이가 동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고, 자식이 없어졌는데, 아빠가 참으로 무던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어진이는 애완견이었다. 애완견에 대한 사랑도 지극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이 책은 마무리가 되었다.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문제아'라는 단편 동화를 읽으면서 난, 창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 왜 창수가 의자로 친구를 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 아마도 내가 그 상황이더라고 창수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친구가 때리는 것을 맞고만 있다는 것이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주위 사람들은 창수의 가난도 문제아로 만들었고, 창수가 친구에게 맞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으면서, 때린것에만 중점을 두어 창수를 문제아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에 더 화가 나는 동화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 창수. 할머니의 약값을 빼기지 않으려고 때리는 형들에게 맞섰고, 집안을 도우려고 신문배달을 했고, 싸움을 싫어하는 창수인데 그런 창수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선생님은 전후사정을 알아보지도 않으시고, 무조건 문제아로 취급을 해 버렸다.

지금도 학교에는 문제아로 취급당하는 아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아라는 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문제아로 불리어지는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아들은 아닐 것이다. 분명 창수처럼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 어른들때문에 문제아가 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