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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고 싶은 비밀 ㅣ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평점 :
어느 아이든지 부모에게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은 똑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릴적의 나를 보아도 엄마가 언니만 예뻐하는 것 같아서 동생과 같이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엄마는 왜, 언니만 예뻐해?"라고. 지금 자식을 키우는 내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틀리지 않을텐데 생각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은결이의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이 그때의 내 마음과 혹시 닮아 있지는 않을까. 엄마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는 은결이. 친구들에게 얻어 먹는 것이 미안해서 한번만 했던 것이 계속 지갑에서 돈을 꺼내게 되었다. 엄마가 알게 될까봐 불안한 마음에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은결이의 행동에는 변함이 없다.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엄마는 결국 친구 엄마를 통해서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의 마음이 참으로 속상했으리라 생각된다. '내 아이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라는 마음으로 모든 부모는 자식을 키울텐데, 아마도 자식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을 것이다. 잘못 된 일이라는 것을 알아서 그래서 은결이는 엄마에게 들키고 싶은 비밀이 생겼던 것이다. 내가 직장을 나가지 않았더라면 이런일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은 아마도 한없이 쓰리고 아팠을 것이다.
이 책은 은결이의 이야기만 쓰여 있지 않다. 가족들의 마음이 모두 담겨져 있는 책이다. 큰 아이 한결이가 어린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 아이들과 친구같은 아빠의 마음,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엄마의 마음.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서로 마주 앉아 얘기할 시간 없고, 돈으로만 아이를 충족시켜 주려는 요즘의 부모들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메세지를 전달해 준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써, 내 아이들이 나에게 들키고 싶은 비밀을 만들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넘치는 사랑이 아닌 적당하게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