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누나 일순이> 서평단 알림
큰누나 일순이 파랑새 사과문고 48
이은강 지음, 이혜원 그림 / 파랑새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서평단 도서입니다)

제목만으로 어떤 내용일지 짐작은 했던 책이다. 겉표지에 그려진 그림도 어린아이 8명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 앉아있는 모습이기에 내용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떤 내용인지 짐작을 했음에 도 읽은 중간부분에서부터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끝부분에 가서는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맏이이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도 해야 하고, 자신의 꿈도 포기해야 했고, 어린 동생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공부까지 시켜야 하는 맏이들의 애한을 담고 있는 책이다. 부모님이 폐병으로 모두 돌아가시고, 동생들 뒷바라지에 어린 일순이는 허리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아파도 아프다는 말한번 못하고, 중학교를 가고 싶어도 가야겠다고 동생들한테 당당히 말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산 큰 누나, 큰 언니 일순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아팠던 장면이 있다. 첫번째는, 중학교에는 갈수가 없으니까 선생님께서 시험을 잘 보면 영한사전을 선물로 주겠다는 얘기에 공부를 열심히해서 영한사전을 손에 넣은 일순이. 공부를 할 수 없으니 영한사전만 있으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누구에게고 당당했던 일순이의 모습이었다. 두번째는, 학교에 가려고 어린 동생을 모질게 떼어내고 갔는데, 그 날밤 열이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죽어버렸던 그 장면은 읽으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죽였다는 죄책감에 일순이의 일생중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였을까 싶다. 세번째는, 마지막 부분이다. 너무도 허망하게 죽어버린 일순이의 소식이 읽고 있는 나에게도 허망함을 주었다.

어려서 너무 많은 고생을 했으니까 성인이 되었을때는 좀더 괜찮은 모습으로 있었어야 했을 일순이는 동생들 뒷바라지에 끝까지 허리한번 펴지 못하고 과로로 세상과도 이별을 해야 했던 큰 누나 일순이다. 요즘 어느 맏이가 이러고 살 수 있을까? 드라마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일순이와 동생들의 사랑도 담겨져 있고, 일순이의 어릴적 소중한 추억도 담겨져 있으며, 일순이와 친구와의 우정도 담겨져 있다. 요즘 자기 밖에 모르고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일순이의 이야기가 얼마만큼 감동을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형제간의 우애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어딘가에 일순이처럼 사는 큰 누나, 큰 언니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세상에 일순이처럼 살고 있는 살아야만 하는 분들이 있다면 건강하게, 그리고 꼭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싶다. 그분들을 위하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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